제주 수월봉서 수출길 막힌 뿔소라 '눈물의 세일'

제주 수월봉서 수출길 막힌 뿔소라 '눈물의 세일'
19일 개막한 수월봉 트레일 행사 맞아
고산어촌계 뿔소라 '도매가'에 판매 중
"일본 판로 막혀 고심 끝에 판매 나서"
  • 입력 : 2021. 11.19(금) 16:21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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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개막한 '제10회 수월봉 트레일' 행사장에서 고산리 어촌계 해녀들이 뿔소라를 판매하고 있다. 이상국기자

지질학의 교과서라 불리는 제주 수월봉에서 뿔소라와 마늘, 고구마를 '도매가'로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수월봉 트레일 행사를 맞아 지역주민들이 손수 채취·경작한 특산물을 싸게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가 주최하고 제주도 세계지질공원트레일위원회가 주관하는 '제10회 수월봉 트레일' 행사가 개막한 19일 행사장에는 도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행사장 한 켠 고소한 냄새가 나는 곳을 가보니 고산리 어촌계 해녀부에서 채취한 뿔소라 판매장이었다. 해녀들이 참기름을 바른 소라 꼬치를 연신 구워내면서 나는 냄새였던 것이다. 판매가는 꼬치 1개당 5000원, 뿔소라 한 상자(4㎏) 3만5000원에 팔고 있었다.

 고산리 어촌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일본 수출길이 막히면서 뿔소라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마침 마을에서 의미있는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어촌계 차원에서 판매에 나서게 됐다. 뿔소라 판매 가격은 수협에 도매로 넘기는 가격과 같을 정도로 싸다"고 설명했다.

 청주에서 가족 3명과 수월봉 트레일을 찾은 허민국(39)씨는 "제주에서 파는 해산물은 비쌀 거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가격이 저렴한 5000원짜리 뿔소라 꼬치가 있어 가족들이 하나씩 꼬치를 샀다"며 "다른 곳에서는 뿔소라 꼬치 먹을 기회가 없기에 외국 음식을 먹는 느낌이다. 내친 김에 한 박스를 구입해 지인에게도 보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고산 1·2리, 용수리 부녀회에서도 직접 가꾼 마늘과 고구마를 내놨다. 가격은 마늘 1㎏당 1만원, 고구마 10㎏당 2만원으로, 농협 하나로마트에 납품하는 가격과 동일하다고 한다.

 부녀회 관계자는 "마을에서 열리는 행사가 잘 돼야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는 생각으로 판매에 나서고 있다"며 "마늘과 고구마의 품질은 부녀회에서 보장한다. 기회는 오는 21일까지이기 꼭 와서 구입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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