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열린 최남단방어축제 이달 30일까지 손님맞이
찬바람이 불어오면 바다의 제왕인 방어가 제주 바다로 돌아온다. 방어는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 사이 살이 잔뜩 올라 제철을 맞는다. 때 마침 방어 축제가 2년 만에 열려 사람들을 유혹한다.
▶산란 준비하며 살 찌운 방어=방어는 온대성회유어종이다. 수온에 민감해 자신이 살기 좋은 15~18℃의 수온을 찾아 서식지를 옮겨 다닌다. 봄 여름엔 동해 북부 해역에 서식하다가 이 맘때 쯤 비교적 수온이 따뜻한 제주 바다로 내려오기 시작한다.
온대성회유어종인 방어가 겨울에 맛있는 까닭은 산란기와 연관이 있다. 방어는 3~6월에 산란기를 맞기 때문에 그 전까지 영양분을 가두려 왕성하게 먹이 활동을 하며 살을 찌운다. 또 추운 겨울을 견디기 위해 지방을 축적하기 때문에 11월부터 2월 사이 잡히는 방어는 기름지고 고소하다. 게다가 겨울 깊은 바다 속 거센 조류 가르며 다녀 육질이 탄탄하다.
이 시기 강원도 바다와 남해에서도 방어가 잡히지만 사람들은 제주 바다에서 잡는 방어를 좀 더 쳐준다. 다른 지역은 그물로 방어를 낚지만 제주 외줄낚시로 잡아 올리기 때문이다. 그물로 잡으면 방어 몸에 상처가 날 가능성이 크다.
방어는 구이와 탕, 회 등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지만 방어 요리의 으뜸으로는 회를 꼽는다. 독특한 향을 지닌 지방 성분과 탱탱한 식감은 회로 즐길 때 느낄 수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방어를 초고추장이나 고추냉이간장을 곁들여 먹지만 제주는 다진마늘과 매운 고추를 넣어 섞은 쌈장을 선호한다. 묵은지에 싸서 먹거나 참기름으로 양념한 밥과 함께 마른 김에 싸 먹어도 맛있다. 방어는 버릴 게 없어 방어 머리는 구이로 즐기면 좋다.
방어는 크면 클수록 맛있다. 8㎏ 이상을 특방어, 4~7.9㎏을 대방어, 4㎏ 미만을 중방어로 분류하는데 최근 특방어는 13만원, 대방어는 6만3000원, 중방어는 2만4000원에 위탁 판매되고 있다.
방어는 건강에도 좋다. 방어에는 불포화지방산(DHA)과 비타민 D가 풍부해 고혈압·동맥경화, 골다공증과 노화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 방어 기름기는 혈전 생성을 방지하며 콜레스테롤을 낮추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슬포항 들썩=방어 잡이가 한창인 모슬포항이 모처럼만의 사람들 발길로 들썩이고 있다. 제21회 최남단 방어 축제가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 일원에서 지난 15일 개막해 오는 30일까지 손님을 맞고 있다. 최남단방어축제위원회와 모슬포수협이 공동 주관하는 이번 축제는 수산물 소비심리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는 어업인을 돕고, 지역 경제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작년에는 코로나19로 축제를 열지 못했다.
올해도 코로나19가 계속되며 축제의 대표 행사였던 맨손 방어 잡기와 체험 낚시 등은 없지만, 싱싱한 방어를 직접 보고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축제장에서 방어를 시세보다 30~40% 저렴한 가격에 판다. 또 현장에서 주민들이 직접 손질해 판매하는 500~600g 방어 한 접시는 단돈 1만원으로, 차를 탄 상태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주최 측은 방문객 분산과 소비 확대를 위해 축제 기간을 예전보다 배 이상 늘렸다. 단 백신 접종 완료자만 축제장에 입장할 수 있다.
이상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