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 달 연속 4%대로 전국 최고 수준을 보이며 서민가계 부담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작년 11월 정부의 유류세 한시인하로 내림세를 보이던 주유소 기름값도 강세다. 주요 산유국들의 더딘 증산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분쟁 가능성 등 지정학적 위기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이달 3일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고 있어서다. 또 최근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가격을 올리는 등 외식물가와 가공식품가격도 줄줄이 오르는 추세여서 고물가는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4일 호남지방통계청 제주사무소가 발표한 '1월 제주도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1월중 도내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4.6% 올랐다. 작년 11월 4.3% 상승하며 2011년 8월(4.9%) 이후 10년 3개월만에 최고를 기록한 후 12월(4.4%)에 이어 올 1월까지 석달 연속 4%대에서 상승폭을 더욱 키우는 상황이다. 특히 1월 도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국(3.6%)보다 1.0%포인트(p) 높은 수준으로 17개 시·도 중 최고 상승률이다.
품목성질별로는 농축수산물이 8.7% 올랐다. 돼지고기(22.0%), 달걀(27.8%), 국산쇠고기(6.9%), 고등어(11.1%), 굴(20.1%), 갈치(5.7%), 딸기(80.7%), 토마토(49.8%), 상추(41.6%)가 오름세를 주도했다.
공업제품은 5.5% 올랐는데 휘발유(13.9%), 경유(18.2%), 취사용LPG(26.8%), 등유(40.4%) 등 기름값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정부가 작년 11월 12일부터 서민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올해 4월까지 6개월간 한시적으로 유류세를 인하해 초반엔 인하효과가 나는듯 했지만 올들어선 다시 오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도내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격은 작년 11월 둘째주 ℓ당 1895원에서 유류세 인하가 반영되면서 셋째주엔 1742원으로 내렸고 올 1월 첫째주엔 1633원까지 떨어졌지만 그 이후엔 오름세로 돌아서 4일 평균가는 ℓ당 1720원으로 나타났다. 유류세 인하 효과가 확 떨어진 것이다.
1월 서비스요금은 3.3% 올랐는데 개인서비스요금이 5.0%, 공공서비스요금이 0.6% 올랐다. 외래진료비(2.3%), 하수도료(8.7%), 치과진료비(2.3%), 생선회(외식:16.1%), 보험서비스료(13.4%)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구입빈도가 높고 지출비중이 높아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4.9% 올랐다. 또 신선 어개·채소·과실 품목으로 작성한 신선식품지수는 9.1%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