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보건소 선별진료소. 한라일보 DB
2020년 2월 20일 제주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그로부터 2년이 흐른 현재 도내 누적 확진자는 1만 명을 넘어섰고, 감염병과의 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수차례 강화·완화를 거듭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3차례에 걸친 백신 접종, 먹는 치료제 도입에도 진화를 거듭하는 변이 바이러스 출현에 앞길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도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2년 간의 경과와 제주사회에 미친 영향을 짚어본다.
▶1호 확진부터 오미크론 변이까지=도내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제주에선 주로 외부 요인에 의한 감염이 이어지면서 '코로나19 청정지역'이라는 수식이 붙었다.
이후 수도권 여행객 등을 중심으로 N차 감염이 이어지다 지역사회 감염 전파가 본격 시작됐다. 이후 일상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며 확산세가 일파만파 퍼졌다.
지난해 2월 백신 접종 시작으로 일상회복 기대감이 떠올랐다. 전도민 80% 접종이 완료되면 '집단면역'이 형성돼 코로나19와 공생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일반 국민 접종이 본격화되는 지난해 3분기 이후 11월이 되면 집단면역을 달성하고, 12월부터는 마스크 없는 생활도 가능할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그러나 봄철 변이 바이러스가 복병으로 떠오르며 코로나19 확산 양상은 이전과 완전히 다른 패턴을 보였다.
특히 델타 변이가 제주도를 강타하면서 확진자 수는 점차 더블링됐다. 변이 바이러스 출몰에 백신 접종 완료 이후 감염되는 '돌파감염'도 속출하는 등 접종 효과는 예상보다 오래 지속하지 않았다.
전 도민의 80% 백신 접종 완료 목표는 일찌감치 달성한 데 더해 3차 접종(부스터샷)까지 의무화했고, 지난달 먹는 치료제(팍스로비드)까지 도입됐지만 오미크론 변이 상륙으로 전례 없는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코로나19 유행 마지막 고비가 될 수 있을 거란 희망적인 전망과 함께, 또다른 변이 발생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다.
▶거리두기에 마스크·백신 의무화… 일상 곳곳 '생채기'=제주도 방역당국은 타지자체와 달리 더욱 강화된 방역정책 카드를 꺼냈다. 무사증 입국 일시 중지에 이어 공·항만 발열감시 카메라 및 워크스루 선별진료소 설치 등 초강수를 뒀다.
현재까지 시행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2020년 3월부터 최초 추진됐다. 이후 도는 확산세에 따라 제주형 생활 속 거리두기, 거리두기 1~4단계 등의 방역정책을 잇따라 내놨다.
명절 방역대책도 모습을 드러냈다. 2020년 연말부터는 사적모임 5인 금지, 영업시간 제한 등의 조치가 본격화했다.
지난해에도 유행 파고에 따라 거리두기 정책이 잇따라 강화·완화를 반복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이 시행됐지만 47일만에 종료됐다.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도 지난해 12월부터 시행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강도 높은 거리두기와 방역정책으로 확진자 통제 효과는 있었지만 사회·경제 전반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그간 정부가 내놓은 거리두기 지침만 40여차례에 달한다.
특히 제주 경제 3대 축인 관광산업이 초토화됐으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대출로 연명하고 있다. 정부와 제주도가 수 차례에 걸쳐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감염 위험보다, 강력한 방역에서 파생되는 사회적 피해들의 심각성도 높다. 일선 보건소 등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종사하는 인력·기관의 부담 가중, 학습 결손과 돌봄, '코로나 블루'로 일컬어지는 우울·무기력·스트레스 등도 사회문제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