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바람에 제주 경지면적 '야금야금'… 역대 최대 감소폭

개발바람에 제주 경지면적 '야금야금'… 역대 최대 감소폭
작년 5만6355㏊로 전년 대비 3.9% 줄어
관련 통계 작성 후 감소율 최대폭 기록
  • 입력 : 2022. 02.27(일) 14:57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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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바람과 땅값 상승 여파 등으로 제주지역의 작년 경지면적 감소폭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20여년 전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작년 말 기준 제주지역 경지면적(논+밭)은 5만6355㏊로 전년 말(5만8654㏊) 대비 3.9% 감소했다. 관련 통계 공표가 시작된 1975년 이후 전년 대비 최대 감소폭이다.

논 면적이 14㏊로 전년 대비 17.6% 줄었고, 밭 면적은 5만6341㏊로 3.9%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제주시가 전년 대비 4.7% 감소한 2만7879㏊, 서귀포시는 3.1% 감소한 2만8476㏊로 집계됐다.

도내 경지면적은 1985년(5만1028㏊)부터 2011년(5만9030㏊)까지 줄곧 5만㏊대를 유지했다. 2000년 5만9207㏊까지 증가했다 2008년 5만6693㏊까지 감소한 적이 있긴 하지만 큰 틀에선 소폭의 증가 기조를 유지하며 2012년에는 6만1377㏊로 처음 6만㏊를 넘었다. 이후 2013년 6만2856㏊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후 2014년 6만2686㏊로 줄어든 후 작년까지 8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같은 경지면적 감소는 각종 개발사업과 함께 201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제주이주 열풍으로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주택경기 활황세를 타고 도심은 물론 자연녹지 등 외곽지역에서도 주택건설이 활발하게 진행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농촌 고령화와 인력난 심화 등으로 농업환경은 갈수록 악화되는 반면 농업소득 올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 땅값이 상승하면서 농지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진 것도 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

도내 한 농업인은 "예전에는 농촌에서 조상이 물려준 땅은 지켜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했지만 지금은 농촌인구의 고령화가 워낙 심각하다 보니 농삿일이 힘에 부치고, 일손 구하기도 어려운데다 인건비도 올라 농사지어 얻는 소득이 전같지 않다"며 "거기다 땅값이 워낙 가파르게 올랐고, 주변에서 속속 땅을 처분하는 상황을 바라보면서 끝까지 농지를 지키겠다는 이들이 줄어드는 게 지금의 현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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