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미숙의 백록담] 제주도의 주거안정대책 있긴 했나?

[문미숙의 백록담] 제주도의 주거안정대책 있긴 했나?
  • 입력 : 2022. 03.28(월) 00:00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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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격(안) 평균상승률 14.57%. 국토교통부가 며칠 전 발표한 올해 1월 1일 기준 제주지역 아파트·연립주택·다세대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안) 변동률로, 2021년 변동률(1.73%)의 8배가 넘는다. 작년 도내 아파트 평균가격이 18.5% 올라 한국부동산원이 관련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높았으니 공시가격 인상은 예견됐던 일이긴 했다.

공시가격 인상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는 물론 건강보험료 산정 근거가 되고 기초연금 등 복지제도에도 영향을 미쳐 부유층만이 아닌 서민들에게도 영향을 주게 된다. 다만 정부는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조세저항을 감안해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올해 보유세 과세표준은 작년 공시가격을 적용한다는 땜질식 방안도 함께 내놨다.

작년 한 해 제주사회는 단기간에 주택, 특히 아파트가격 폭등을 경험했고 현재진행형이다. 부동산 비규제지역이란 이점을 노린 도외 투기성 수요가 막 제주로 몰려오기 시작하던 즈음인 3월 제주시 연동에서 분양한 연동한일베라체 더 퍼스트(112세대) 분양가가 전용면적 기준 83㎡에 5억8160만~6억7910만원, 4월 옛 대한항공 사택 부지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연동 센트럴파크(1·2단지 204세대)의 84㎡ 분양가가 8억7000만~9억4000만원대로 도내 최고분양가를 경신하며 시장이 급변했다. 1순위 청약 흥행에다 분양권 전매 제한이 없는 이들 아파트는 현재까지 각각 78세대, 36세대가 손바뀜(전매)하면서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억대의 웃돈(프리미엄)이 붙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아파트는 동질적인 주택유형으로 주변 아파트 가격이 우리집 가격에 반영되는 특징으로, 삽시간에 주변 시세를 자극했다. 그 결과 수요층의 선호도가 높은 대단지형 브랜드아파트 가격을 1년동안 3억원 안팎 끌어올렸다.

'억' 소리나게 뛴 값에 '역시 아파트 재테크가 최고'라며 웃는 이들의 한편에선 무주택자와 젊은이들의 상실감이 커졌다. 집값이 오른만큼 소득이 늘어난다면 모를까, 현실은 전국에서 가장 낮은 임금에 허덕이는 게 바로 도민들이다.

제주도는 이달 초 제주형 부동산 가격안정과 정책과제 발굴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지금껏 뭘 하다 이제서야?'라는 물음을 던지지 않을 수 없었다. 앞서 제주는 2015~2017년에도 한바탕 집값 폭등을 경험했다. 당시에도 집값이 일정 수준 이상 급등할 경우 민간아파트에도 전매제한을 두는 등 투기성 수요를 차단할 수 있는 권한을 중앙정부로부터 이양받아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다. 하지만 "제주특별법 6단계 제도개선 때 특례 필요성 요청에도 정부가 반대했다고, 그래서 8단계 제도개선 과제로 다시 추진할 계획"이라는 담당공무원의 답변을 들었던 기억이 있다. 달아올랐던 부동산시장이 2018~2020년 사이 잠시 진정되며 제주도가 손놓은 사이 다시 이상과열양상이 빚어졌고, 이로 인한 고통은 고스란히 도민 몫이 됐다.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이, 누구 하나 책임지는 이도 없이 말이다. <문미숙 경제산업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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