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2024년 '이건희 컬렉션' 순회전" 정부 발표에 '당혹'

"제주서 2024년 '이건희 컬렉션' 순회전" 정부 발표에 '당혹'
문체부 26일 '이건희 컬렉션 지역순회전' 개최 발표
올해 광주 시작으로 2024년까지 13개 지역에서 예정
개최 장소 언급 '제주도립미술관' "보류… 신청 안 해"
  • 입력 : 2022. 09.26(월) 13:35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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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5일부터 국립광주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인 '이건희 컬렉션' 중 하나인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조선 18세기). 사진=문체부

[한라일보] 정부가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국가에 기증한, 이른 바 '이건희 컬렉션'의 지역순회전을 2024년 제주에서 연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개최 장소로 언급한 제주도립미술관과의 협의가 끝나지 않은 채 공식 발표가 이뤄지면서 당혹스런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오는 10월부터 '이건희 컬렉션 지역순회전'을 개최한다고 26일 발표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문체부 업무 보고에서 "고 이건희 회장 기증품을 비롯한 국가 보유 미술품의 지방 순회 전시를 활성화해 문화 향유의 지역 균형을 보장하는 데 노력해 달라"고 주문하면서 마련된 전시다.

국가에 기증된 이건희 컬렉션은 약 2만3000점. 지난해 4월 고 이건희 회장의 유족 측이 국가에 기증한 수집품에는 국보·보물 같은 문화재와 거장의 명작 등이 두루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기증 1주년을 기념해 최근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를 연 바 있다. 이 전시(4월 28일부터 8월 28일까지)에는 관람객 23만여 명이 찾았다.

이건희 컬렉션 지역순회전은 10월 5일 국립광주박물관과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시작된다. 지역 국립박물관에선 '어느 수집가의 초대'를 토대로 한 박물관별 특성화된 전시가, 지역 미술관에선 국립현대미술관과의 업무 협약에 따라 명작 50여 점을 포함한 각 기관별 맞춤 전시가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 전시는 광주에 이어 부산, 경남이 이어 받는다. 내년에는 대전광역시를 비롯한 7개 지역에서 열릴 예정이다. 제주는 전북, 충남과 함께 2024년 전시 개최 지역에 이름을 올렸다. 문체부가 발표한 지역순회전 연도별 계획에 보면 2024년 전시회 개최지 중 한 곳으로 '제주도립미술관'이 포함됐다.

이 같은 발표에 제주도립미술관은 당혹스런 분위기다. 전시 개최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이건희 컬렉션 지역순회전은 전국 10개 이상 지역을 돌고 제주에 오는 데다 전시 작품이 비슷하거나 적어질 경우 관람객 유입 효과가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도립미술관 측은 전시회 개최 여부를 확정짓지 못한 상태다.

제주도립미술관 관계자는 "일단은 보류하고 있다. (지역순회전 개최도) 신청하지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이건희 컬렉션 지역순회전을) 한다, 안 한다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 측은 2024년 개최 장소와의 협의는 내년에 구체화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문체부 문화예술정책실 문화기반과 성재현 연구관은 "지역순회전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을 중심으로 계획해 왔는데, 올해는 2023년도에 진행된 전시 일정까지만 확정됐다"며 "2024년에 전시가 예정된 곳은 내년 국립현대미술관 측과의 협약을 통해 전시 일정 등 세부적인 실무 협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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