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까지 어기며 '형사보상' 지체하는 제주법원

법까지 어기며 '형사보상' 지체하는 제주법원
4·3 특별재심 도입 이후 형사보상 청구
작년 32건→올해 101건으로 늘었지만
올해 9월까지 인용 건수는 1건에 불과
법에서 정한 기한 도과한 사건도 수두룩
  • 입력 : 2022. 09.30(금) 16:14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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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지방법원이 4·3 재심의 종착점이라고 할 수 있는 '형사보상' 절차를 법까지 어기며 지체시키고 있다.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김한규 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 을)이 대법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주에서 형사보상 청구 건수는 2017년 42건, 2018년 29건, 2019년 50건, 2020년 28건, 지난해 52건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의 경우는 6월 기준으로 101건이 청구돼 이미 작년 한 해 청구 건수를 넘어섰다.

형사보상 청구는 형사보상법에 따라 형사피의자 또는 형사피고인으로 구금됐던 자가 불기소 처분이나 무죄 판결을 받을 때 국가에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제도다. 보상 금액은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일수에 최저시급 등을 곱해 산정된다.

제주에서 형사보상 청구가 늘어난 이유는 제주4·3특별법 개정에 따라 '특별재심'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4·3 군법회의나 일반재판 피해자(혹은 유족) 개개인이 변호사를 선임해 재심을 청구했지만, 특별법 개정으로 직권재심이 도입되는 등 재심 청구의 문턱이 크게 낮아진 것이다.

형사보상 청구가 접수되면 검찰은 청구 취지와 금액 등에 대한 의견을 법원에 제출해야 하며, 법원은 해당 의견서를 토대로 보상 범위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보상 여부 결정은 청구를 받은 날로부터 '6개월' 이내로 법에 명시됐다. 

문제는 명예회복의 종착점이라고 할 수 있는 '형사보상' 절차에 대해 제주지방법원이 지체를 넘어 법까지 위반한다는 점이다.

실제 제주지법의 형사보상 인용 건수는 2017년 38건, 2018년 42건, 2019년 50건, 2020년 17건, 2021년 32건이었지만, 올해의 경우는 9월 기준 단 1건 만이 인용됐을 뿐이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청구된 형사보상 중 법으로 규정한 6개월을 넘긴 사건도 수두룩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내 법조계 관계자는 "형사보상을 담당하는 제주지법 제2형사부가 6개월 규정을 단순히 훈시 규정으로만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한을 넘겼다고 벌칙을 부과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며 "현재까지 유일한 방법은 청구인들이 형사보상 절차의 조속한 진행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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