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기후위기' 제주 꿀벌 안전지대 아니다

계속되는 '기후위기' 제주 꿀벌 안전지대 아니다
최근 3년간 도내 꿀벌 질병 매년 발생
작년 꿀벌 집단 폐사 사태 나타나기도
  • 입력 : 2023. 01.17(화) 17:37
  • 이태윤기자 lty9456@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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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기후위기로 최근 전국적으로 양봉농가의 꿀벌이 집단 폐사 사태 등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제주지역에서도 꿀벌 질병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병해충 발생 등으로 양봉농가의 생산성의 하락이 우려됨에 따라 꿀벌 질병 진단과 적절한 치료 기술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17일 제주도 등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도내 양봉농가는 2019년 515농가, 2020년 521농가, 2021년 514농가 등으로 매해 500농가 이상이 도내에서 벌꿀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생산 규모를 보면 2019년 봉군 8만389군에서 2020년 8만803군, 2021년 7만8767군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이상 기온 등의 여파로 도내 양봉농가에서는 꿀벌이 집단으로 사라지거나 폐사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등 양봉농가들이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꿀벌 집단 실종, 폐사 등의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이상 기후 현상과 꿀벌 진드기의 응애 문제 등이 지목되고 있지만, 명확하게 밝혀진 원인은 없는 실정이다.

응애는 꿀벌의 애벌레, 번데기, 성충에 모두 기생하는 기생충이다. 체액을 빨아먹으면서 직접적인 피해를 입힐 뿐만 아니라 날개불구나 급성마비증 등의 질병 원인체를 매개하기까지 한다.

더욱이 최근들어 도내에서는 꿀벌 전염병 발생 사례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도 동물위생시험소에 확인 결과 최근 3년간 도내에서는 총 23건의 꿀벌 관련 전염병이 확인됐다. 이중 토종벌 에이즈로 불리는 낭충봉아부패병 전염병은 2020년 1건에서 2021년 7건, 2022년에는 9건이 발생하는 등 매년 늘고 있다. 낭충봉아부패병은 벌 바이러스 감염병으로 제2종 법정 감염병으로 분류된다. 여왕벌이 알을 낳지 못하도록 하고 알의 부화를 막고, 성충을 매개로 하기 때문에 빠르게 번지는데다 치료제도 없어 발생 시 양봉농가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이 밖에 제3종 법정 감염병으로 분류되는 유럽부저병과 , 미국부저병 등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처럼 도내에서 벌꿀 질병 발생 빈도가 많아지고, 기후 위기 등에 따른 벌꿀 실종, 폐사 등의 현상이 발생하면서 양봉농가의 생산성 하락이 우려됨에 따라 선제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도는 지난해 양봉 등록농가를 대상으로 사료 등을 지원하고, 면역증강제 및 진드기 구제약품 지원을 실시했지만 이는 명확한 원인 규명 없이 땜질식 처방에 불과, 질병 진단과 치료 연구개발 등도 요구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최근들어 도내에서 꿀벌의 집단 폐사 사례 등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도는 앞으로도 양봉농가에 다양한 지원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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