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플러스] 다시 4월, 그날의 기억과 마주하다

[휴플러스] 다시 4월, 그날의 기억과 마주하다
4·3미술·문학·공연·예술운동 등
예술로 풀어내고 새기며 잇는 기억
올해 75주년 맞아 다양한 추모행사
예술인들이 건네는 위로의 시간

  • 입력 : 2023. 03.31(금) 00:00  수정 : 2023. 03. 31(금) 15:09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2023 제주민예총 4.3예술운동 30년 기록전

[한라일보] 시리고 아픈 기억을 간직한 제주의 봄을 보듬는 시간, 다시 4월이다.

제주4·3 75주년을 맞은 올해도 그날을 기억하고 되새길 다양한 추모행사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특히 문화예술행사가 다채롭다. 올해 30회째를 맞으며 4·3미술제와 4·3예술축전이 보다 풍성해졌고, 4·3문학특별전과 시화전 등을 비롯 창작뮤지컬과 오페라 공연도 잇따른다.

4·3의 진정한 해결을 위한 계속되는 여정 속에서 4·3의 이야기를 예술로 풀어내고 새기며 그날의 기억을 이어온 예술인들. 올해는 예술을 통해 4·3의 올바른 자리매김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시도를 해온 그들이 마련해 건네는 위로를 마주하며 추모의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 침묵을 깬 예술, 역사를 기록하다

현기영의 '순이삼촌'과 강요배의 '동백꽃 지다' 연작 등 오랜 4·3의 침묵을 깬 건 예술이었다. 1994년엔 제주의 진보적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창립한 제주민예총이 그해 4월 제1회 4·3예술제를 열며 제주4·3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예술운동이 시작됐다.

4·3예술운동 30년

그 30년의 발자취를 들여다보는 '2023 제주민예총 4·3예술운동 30년 기록전-심연의 숨, 바람의 지문'을 오는 5월 31일까지 제주4·3평화기념관 기획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다. 4·3예술축전의 일환으로 마련된 전시로, '1관-심연' '2관-바람' '3관-지문'엔 침묵의 금기에 저항하고, 기억을 되살리는 진혼의 예술, 그리고 예술로 새긴 역사의 기억이 가득하다.

제주문학관 기획전시실에선 재일조선인 작가 김석범과 김시종의 문학세계를 조명하는 4·3문학특별전 '김석범·김시종-불온한 혁명, 미완의 꿈'(6월 30일까지)도 열리고 있다.

탐라미술인협회가 주최하는 '4·3미술제'는 올해 30회를 맞아 규모를 키웠다. 국내·외 참여작가만 100여명이다. 제주현대미술관에서 '기억의 파수'전(5월 21일까지)으로 일찌감치 관람객을 맞고 있는 4·3미술제는 또 하나의 전시 '경계의 호위'전으로 4월의 문을 열며 이어간다. '경계의 호위'전은 4월 1일부터 30일까지 예술공간 이아, 산지천갤러리, 포지션민에서 진행된다. 4월 1~3일엔 30회를 맞아 기획된 학술프로그램 국제콘퍼런스(학술 콘퍼런스, 전시 투어, 4·3리서치 워크숍)도 예정돼 있다.

이와 함께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제주갤러리에선 양미경·정용성 작가가 4·3미술제에 출품했던 작품 등을 선보이는 탐라미술인협회 기획초대전 '비상'(4월 17일까지)도 열리고 있다.

제주작가회의는 4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4·3평화공원 문주(정문)에 4·3추념 시화전을 연다.



# 새로운 희망·평화의 메시지 담아

올해는 제주에서 현기영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창작오페라 '순이삼촌' 무대를 만날 수 있다. 공연은 오는 4월 7~8일 제주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올해 공연 4년째를 맞는 '순이삼촌'은 제주에서 처음 유료공연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오페라 '순이삼촌' 공연 장면. 강희갑 작가

이보다 앞서 4월 1일(오후 2시·6시) 서귀포예술의전당 무대에 4·3창작뮤지컬 '동백꽃 피는 날'이 오른다. 4·3의 의미를 되새기며 새로운 희망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뮤지컬로, 지난해 4월 서귀포예당 초연에 이어 6월 서울 대학로로 진출해 한 달간 공연을 펼치며 많은 관객과 만났다. 전석 무료다.

4월 2일 제주아트센터에서 열리는 4·3 75주년 전야제에선 4·3을 소재로 한 또 하나의 창작뮤지컬이 도민에게 선보여진다. 제주민예총이 지난해부터 기획한 '사월-The Great April'이다.

쇼케이스 형식으로 도민과 마주하게 될 뮤지컬 '사월'은 제주민예총 김동현 이사장이 대본을 썼다. 4·3 당시 산으로 오를 수밖에 없었던 청춘들의 삶을 통해 자주독립과 평화통일을 갈구했던 제주 사람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려준다.

이밖에 해녀박물관은 4·3을 함께 추모하고자 4·3 75주년을 기념하는 '동백꽃피었네' 체험 프로그램을 오는 4월 9일까지 방문객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오은지기자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6202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