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도민체전 육상 5관왕 허문호 40년 후…

제17회 도민체전 육상 5관왕 허문호 40년 후…
100, 200, 400m, 릴레이 2종목 등 싹쓸이
"예전엔 대회 예선전 치를 정도로 치열했다"
"건강하게 운동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 입력 : 2023. 04.24(월) 13:58  수정 : 2023. 04. 25(화) 10:53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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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문호 서귀포시체육회 과장. 강희만 기자

[한라일보] 제57회 제주특별자치도민체육대회가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내년을 기약했다. 대회 개회식과 육상경기 등이 열리면서 주경기장 역할을 한 한림종합운동장은 도민체전과 인연이 깊은 레전드들에게는 더욱 의미있는 곳이기도 했다. 특히 육상트랙을 마주하는 왕년의 스프린터에게는 남다른 감회가 있었다. 그 주인공은 서귀포시체육회 허문호 진흥과장이다.

허문호 과장은 제주의 대표적인 육상 단거리 선수였다. 1980년 남중부(안덕중) 100m에서 수립한 11초9는 남중부 사상 최초의 11초대의 기록으로 남아 있다. 2년 뒤엔 남고부(제주제일고) 100m에서 11초 1의 기록으로 제주도신기록을 작성했다. 지금처럼 우레탄 트랙이 아닌 마사토 트랙에서 세운 기록이어서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리고 40년 전인 1983년 제17회 도민체전에서 그는 역사에 남을 기록을 만들어 낸다. 남고부 100, 200, 400m와 400 릴레이, 1600릴레이 등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내며 5관왕에 등극했다. 앞서 1년 전에 열린 제5회 교육감기 육상대회에서 한 차례 달성한 성적이기도 하다.

고 1때인 제15회 대회(전도체육대회)때 부터 도민체전과 인연을 시작한 허 과장은 "고등학교때 도민체전은 각 고교마다 참가하면서 예선전을 치러야 할 정도로 치열했다"며 당시 대회 분위기를 소개했다. 이후 대학(건국대)때는 남제주군 소속으로, 제주시체육회 재직 시엔 제주시 소속으로 참가했다.

1991년부터 제주시체육회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체육회 직원으로 현장을 지키고 있는 허 과장은 "2004년 처음으로 서귀포시에서 개최된 제38회 도민체전에서 대회 사상 첫 백록담 성화채화 때 성화부 임원으로 참가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자신의 기록은 후배들에 의해 모두 깨졌지만 지금도 육상 등 체육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은 허 과장은 "일취월장하는 후배들을 보면서 과거엔 (내가) 어떻게 뛰었는지 가물가물할 뿐"이라고 옛 기억을 떠올렸다.

허 과장은 "예전에 운동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여건이 마련되더라도 종목 특성상 제대로 성장하지 못해 중간에 그만두는 것을 볼 때마다 아쉬움이 든다"며 "인구감소로 선수자원을 확보하는 게 더욱 어려워질텐데, 선수가 아니더라도 건강하게 운동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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