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연극축제 '제41회 대한민국 연극제 제주'가 15일 막을 올려 오는 7월 3일까지 19일간의 연극의 향연 대장정에 돌입했다. 15일 제주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이뤄진 개막선언. 제주도청 제공
[한라일보] 전국의 연극인들이 제주로 모이기 시작했다.
국내 최대 연극축제 '제41회 대한민국 연극제 제주'가 15일 막을 올려 오는 7월 3일까지 19일간의 연극의 향연 대장정에 돌입했다. 이 기간 약 1000여명의 연극인과 관계자들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5일 제주문예회관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대회장인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조직위원장인 한국연극협회 손정우 이사장, 명예대회장인 배우 최종원 씨와, 집행위원장인 정민자 제주연극협회 지회장을 비롯 김희현 제주도 정무부지사와 문화체육관광부 전병극 제1차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이윤희 예술창작본부장, 제주도의회 김황국 부의장 등 도내·외 문화예술계 인사 등이 참석해 '대한민국 연극제 제주' 개막을 축하했다.
개막선언에 앞서 진행된 사회자와 주요 내빈들과의 짧은 대담 과정에서 정민자 지회장은 김희현 정무부지사에게 "외국에서도 오고, 전국에서도 오는, 제주에서만 가능한 제주국제연극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고, 이에 뒤늦게 참석한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정무부지사께 부탁하는 제안 잘 들었다. 제주국제연극제 여러분 함께 기대해보셔도 좋을 것 같다"고 화답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개막식 행사에선 내년 대한민국 연극제 개최지로 선정된 용인특례시의 이상일 시장과 '대한민국 연극제 제주' 홍보대사인 양미경 배우의 고향사랑기부금 전달식도 진행됐다.
■제주도민 강인함 그린 '치마돌격대'... 오롯이 제주의 연극인들이 채워
개막식 행사 후엔 개막축하공연으로 제주 승전의 역사인 '을묘왜변 제주대첩'을 다룬 '치마돌격대'(작·연출 이우천)가 초연돼 처음 관객과 만났다.
'치마돌격대'는 제주목사 김수문을 비롯한 군사 60여 명이 제주도 화북포 일대에 침입한 1000여명의 왜구에 대응하여 벌이는 전투를 통해 제주도민의 자주성과 강인함을 그린 작품이다.
소속과 상관없이 제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연극인(출연진 26명, 다온무용단)들로 오롯이 채워져 의미를 더한 '치마돌격대'는 명종 10년 1555년에 발생한 을묘왜변 제주성 전투를 연극으로 처음 다루며 공연 전부터 주목받았다. 특히 1000여명의 왜구와 60여명의 제주군이 싸우는 장면, 말을 타고 달리는 치마돌격을 어떻게 구현해낼지 연출에 관심이 모아졌다.
공개된 '치마돌격대'는 이우천 연출가의 상상력에 다양한 대도구의 활용, 영상의 맵핑과 파사드, 배우들의 역동적인 움직임, 조명과 음악 등이 더해져 빠르게 전개되며 관객들의 흥미를 이끌었다.
천과 파란 조명을 활용해 연출한 해녀들이 물질하는 바다 장면은 생동감 있게 다가왔고, 객석을 활용한 왜구의 등장도 인상적이었다.
전쟁 역사를 소재로 해 자칫 무거울 수 있는 분위기는 배우들의 대사와 몸짓 등 곳곳에 섞인 코믹한 요소가 채우며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럼에도 대규모의 전투 장면을 표현하는데 연극 무대의 물리적 한계는 존재했고, 음향과 배우들의 외침 소리가 맞물리며 대사 전달이 부정확했던 부분은 아쉬웠다.
'치마돌격대'는 오는 21일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다시 한번 제주 관객과 만난다.
15일 개막공연으로 초연된 '을묘왜변 제주대첩'을 다룬 연극 '치마돌격대'. 제주도청 제공
15일 개막공연으로 초연된 '을묘왜변 제주대첩'을 다룬 연극 '치마돌격대'. 제주도청 제공
15일 개막공연으로 초연된 '을묘왜변 제주대첩'을 다룬 연극 '치마돌격대'. 제주도청 제공
15일 개막공연으로 초연된 '을묘왜변 제주대첩'을 다룬 연극 '치마돌격대' 공연 후 출연진과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주도청 제공
■16일부터 7월 2일까지 매일(18·23일 제외) 전국 15개 시·도 대표팀 무대
16일부터 7월 2일까지 매일(18·23일 제외) 제주 문예회관과 제주아트센터,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 BeIN;(비인) 공연장에서 전국 15개 시·도 대표극단의 본선 경연 무대가 펼쳐진다.
각 팀당 1일 2회 공연(오후 3시 무료·오후 7시30분 유료)으로 진행되며, 각 본선 경연 전(오후 6시30분)엔 프린지 이벤트 공연도 예정돼 있다.
제주대표팀인 극단가람의 '울어라! 바다야'(극·연출 이상용)는 오는 17일 제주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다.
18일(오후 7시30분) 제주 문예회관 대극장에선 (사)한국연극협회와 루마니아 Tony Bulandra Theater(토니 블란드라 극장) 소속 배우들이 연합해 만든 첫 번째 합동공연 '아르고 원정대'를 초청공연으로 감상할 수 있다.
전국의 젊은 연극인들이 새로운 시각의 무대를 선보일 네트워킹 페스티벌도 주목할 만 하다.
제주의 예술공간 오이를 비롯 극단 어쩌다 프로젝트, 극단 홍시 프로젝트, 예슬의 전당, 극단 이화가 참여하는 네트워킹 페스티벌 공연은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매일 오후 5시 제주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무료 관람이다.
사전 예매는 대한민국 연극제 홈페이지 등에서 가능하며, 부대 공연, 연극 포럼, 100인 토론, 워크숍 등 프로그램의 자세한 내용도 확인할 수 있다.
'대한민국 연극제 제주'는 7월 3일 연극제 시상식 등이 이뤄지는 폐막식 행사로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