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서귀포의료원 마약류 의약품 증발… 경찰 수사

[종합] 서귀포의료원 마약류 의약품 증발… 경찰 수사
지난달 25일 "미다졸람 2병 사라졌다" 경찰에 신고
의사 처방 없는 날, 가져가는 모습 CCTV 찍혔다 주장
  • 입력 : 2023. 10.16(월) 15:41  수정 : 2023. 10. 18(수) 08:21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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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서귀포의료원 직원이 마약류에 해당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16일 서귀포보건 등에 따르면 서귀포의료원은 지난달 25일 수면 내시경 검사와 수술 전 진정 목적으로 사용되는 향정신성의약품인 '미다졸람' 2개 바이알(주사약이 들어 있는 용기)이 사라졌다며 보건소와 경찰에 각각 신고했다.

서귀포의료원은 미다졸람 재고 현황을 조사하던 중 실제 사용 수량과 보관 수량이 다른 정황을 포착하고 의약품 보관 창고 CC(폐쇄회로)TV를 분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귀포의료원은 CCTV 분석 결과 약제과 직원인 50대 A씨가 근무날이던 지난달 24일 창고 내 마약류 의약품을 보관하는 금고에서 꺼내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고 밝혔다.

박현수 서귀포의료원장은 "의사들이 미다졸람을 처방한 적이 없는 날 A씨가 창고에서 해당 약제를 꺼내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고 보고를 받아 이런 사실을 서귀포보건소와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신고 당일인 지난달 25일 서귀포의료원을 찾아 현장 조사를 벌인데 이어 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그

러나 경찰은 서귀포의료원 측이 미다졸람이 사라진 날로 지목한 당일 A씨가 의약품 보관 창고에 있었던 모습은 확인되지만 CCTV 상 사각지대라 금고에서 약품을 꺼내는 모습은 확인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A씨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도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으며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소변 검사에 응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내부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도 "수사 초기단계라 확인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과 별개로 서귀포의료원에서 지난 7월에도 마약류로 취급되는 의약품이 사라졌지만 의료원이 이를 은폐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16일 서귀포의료원을 상대로 한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현지홍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서귀포의료원에서 지난 7월에도 (마약 성분 진통제인) 펜타닐 1개와 미다졸람 1개가 사려져 원장에게 보고됐지만 박 원장이 해당 건을 보건소에 보고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내부 관계자의 증언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의혹에 대해 박 원장은 "7월에도 마약 성분이 의약품이 사라졌다는 보고를 받은 기억이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서귀포의료원은 제주도 산하의 공공의료기관으로 2018년 6월부터 약 1년 간 향정신성 의약품 구입 내역과 처방 내역을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에 입력만 하고 전송하지 않는 등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대한 보고 절차를 누락해 최근 제주도감사위원회 감사에서 적발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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