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제주와미래연구원·KCTV·제주의소리·TBN 공동기획 토론회] (7)청년취업, 활성화 방안은?

[한라일보·제주와미래연구원·KCTV·제주의소리·TBN 공동기획 토론회] (7)청년취업, 활성화 방안은?
“달라진 청년세대 만족시킬 양질의 일자리·인센티브 필요”
  • 입력 : 2023. 11.15(수) 00:00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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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청년취업, 활성화 방안은?'을 주제로 열린 한라일보·제주와미래연구원·KCTV·제주의소리·TBN 공동기획 토론회. 사진 왼쪽부터 박경호 제주도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위원, 신현정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 활동가, 송종훈 제주한라대 겸임교수, 한동수 제주도의회 의원.

청년 인구 2019년부터 감소… 도외전출 사유 1위 ‘직업’
단순한 지원 등 수혜사업 위주 청년정책 구성 지양해야
청년보장제 후속 대책 마련하고 다양한 의견 반영 필요


[한라일보] 좋은 일자리와 안정된 삶은 청년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미래다. 하지만 원하는 일자리를 찾으려면 고향인 제주를 떠나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한라일보와 KCTV제주방송, 제주의소리, TBN제주교통방송, 제주와미래연구원은 공동기획으로 지난 6일 제주와미래연구원에서 '청년취업, 활성화 방안은?'을 주제로 정책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토론에는 송종훈 제주한라대학교 겸임교수의 사회로 신현정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 활동가, 박경호 제주특별자치도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위원, 한동수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이 참석했다.



▶송종훈=청년들이 일자리를 위해 제주를 떠나는 이유는?

▶한동수=가장 최근 통계를 보면 제주의 청년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2020년 17만3000명에서 2022년 16만4000명으로 줄었다. 2016년에서 2018년까지는 순유입이 늘어났는데, 2019년부터 현재까지는 감소하고 있다. 제주도가 발표한 인구계획·정책 시행계획 자료를 보면 청년들의 도외 전출 사유 1위는 직업이었다. 제주에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 제주도가 청년 취업률이 타 지자체에 비해서 그렇게 낮지는 않지만 청년들이 원하는 급여와 복지 등이 만족스러운 양질의 일자리는 수도권에 비해서는 현저하게 낮다고 볼 수 있다.

▶박경호=제주 청년의 도외 전출 문제를 단순하게 '청년들이 제주를 떠나겠다고 하니까 이들을 잡아야 돼' 이런 식의 지역적 프레임에서는 벗어났으면 좋겠다. 이런 형태로 정책설계를 하면 청년들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 지역에서 원하는 청년을 만드는 구조가 될 수 있다. 청년들이 제주라는 지역에서 나다움을 찾을 수 있는 그런 사회 시스템을 만드는 것에 조금 집중했으면 한다. 또 취업이 아니더라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이 지역 내에서 마련된다면 청년들이 제주에서 '나는 이런 것도 해 볼 수 있네'라고 하면서 오히려 더 많은 기회를 제주에서 찾아보려고 노력하지 않을까 싶다. 그것이 창업이 될 수도 있다.

일의 양적인 측면에서 제주는 어느 정도 잘 구축돼 있는 것 같은데 다만 그게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인가? 그 일자리에서 청년들은 과연 청년들의 존엄을 잘 지키고 있는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 고민해봐야 한다.

▶송종훈=흔히 니트족이라고 하는 일하지 않는 청년에 대해서는?

▶신현정=일을 하지 않는 청년들이 늘어난다고 하지만 사실은 일이라는 기존의 통계에 잡히지 않는 청년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 현상이라고도 생각한다. 프리랜서 노동을 한다든지 취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직업을 만들어내는 창직을 하는 청년들도 굉장히 늘어나고 있는 세대인 것이다. 미취업자 중에 구직활동을 희망하지 않는 청년들 중에 여성 응답자들은 결혼이나 가사나 육아 돌봄으로 인해서 일을 희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가정에서 돌봄을 전담하고 있다는 것도 가정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인데 청년들이 지금은 일을 하지 않는다거나 고립됐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송종훈=기업 입장에서도 인력이 없다고 하는데?

▶한동수=제주도는 제조업이 5% 미만의 비율이고 3차 산업이 80%가량인데 대부분 숙박업과 음식점업 등이다. 또 영세한 업체가 많다 보니 제주도 기업 입장에서는 양질의 복지나 급여를 제공하기 어려워 서울과 수도권에 있는 대기업과의 괴리가 많이 발생하면서 제주도 청년들이 육지로 빠져나가고 제주도에서 근무하는 사람들도 상실감을 많이 느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청년 취업 지원 관련 정책 중에 하나가 청년을 고용했을 경우 해당 기업에 금리 지원이나 급여에 대한 지원이 있다. 지자체나 정부는 그 부분을 강화할 필요가 있고 기업에서는 '신입을 키워놨는데 퇴사한다' 이렇게 말하지만 그렇다면 장기근무자에 대해서는 어떤 인센티브를 주고 있는지 한번 돌아봐야 한다.

▶송종훈=청년취업과 관련한 지원기관 실태는?

▶한동수=제주도의회의 행정 감사에서도 더큰내일센터 운영과 관련해 지적이 있었다. 직원들의 연이은 퇴사와 교육훈련 만족도 미흡 등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업 또한 더큰내일센터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줄고 있다. 인턴십 요청도 절반 이상 감소하는 등 문제점을 짚고 넘어가야 하고 주무부서 또한 경제일자리과가 아닌 청년의 니즈를 파악할 수 있도록 청년정책담당관실로 옮기는 것을 고민해 봐야 한다.

▶신현정=민간위탁, 퇴소율, 모집 경쟁률 등 몇 가지 지표만으로 더큰내일센터를 평가하기에는 좀 이르다는 생각이다. 직업교육이나 훈련 자체가 과도하게 기업 수요에 맞춰서 진행이 되는 순간 일에서 다시 이탈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혁신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것과 동시에 또 지역 노동시장의 개혁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박경호=만족도와 기관연계의 수는 상당히 중요하다. 그 기대치를 완전히 충족하지 못했다는 지점에서는 만족도의 변화가 기관운영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 2017년부터 청년센터가 운영돼 왔는데 청년 동아리 사업, 프로젝트 지원사업 등이 초기에 있었다. 취미로 모인 청년들이 조금 더 높은 단계의 프로젝트로 시행을 해볼 수 있는 단계적인 지원이었는데 프로젝트 사업이 사라졌다. '청년들을 뭔가 지원해 주자' 이런 단순한 수혜사업들을 중심으로 정책을 구성하는 게 맞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송종훈=제주도 청년보장제는 어떤가?

▶신현정=수요자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는 홍보가 추가적으로 있으면 좋겠다. 청년보장제가 가동되는 시점에서는 이 정책이 가장 필요한 곳에 있는 청년들이 적절하게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적극성이 좀 필요하다.

▶한동수=기존의 정책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제주도 청년에 맞는 그런 정책들이 청년보장제에 도입이 됐으면 한다. 청년을 더 세분화해 맞춤형 정책을 공급하고 청년들을 포함한 제주도민께 홍보를 통해서 설득력을 구하고 예산 투입까지 제대로 반영돼야 하는데 제가 청년보장제에 대해 지난해부터 문제제기를 했지만 후속 대책이 나온 것이 없다.

▶박경호=제주도 청년 조례상 5년마다 기본계획을 수립하게 돼 있어 청년보장제는 새로운 정책은 아니라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적용되는 2차 기본계획이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구조를 정말 잘 짰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과거 많은 참여 기구와 청년들이 이야기했던 부분들이 구조화 됐다는 지점에서 놀라기도 했다. 다만 세부 설계를 위한 과정에서 어떤 지점들을 보완해야 할지는 들여다봤으면 하고 제주에 있는 11만 명이 넘는 청년들의 의견을 다 담지는 못했다는 지점에서 아쉬운 점도 있을 것 같다.

김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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