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12)18임반∼색달천변∼숲길∼삼형제말젯오름∼천아숲길∼광령천변∼임도~제주한라대승마장

[2023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12)18임반∼색달천변∼숲길∼삼형제말젯오름∼천아숲길∼광령천변∼임도~제주한라대승마장
늦가을 울긋불긋 수놓은 오름 너머 한라산 풍광 만끽
  • 입력 : 2023. 12.01(금) 00:00
  • 송문혁 기자 smhg1218@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지난달 4일 '2023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12차 행사에서는 울긋불긋 물들인 단풍을 감상하며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었다. 삼형제말젯오름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 양영태 작가

[한라일보] 한여름 푸르름을 뽐내던 숲은 그가 가졌던 초록을 모두 내려놓았다. 간밤에 불어대던 바람은 얼마 남지 않은 단풍잎을 모두 떨구어 버렸고, 떨어진 단풍잎을 아직도 푸르른 조릿대 숲이 날름 삼켜버렸다. 조릿대는 늠름하고 씩씩하다. 바위 위에서 조마조마 떨고 있던 한 무리의 단풍 이파리들도 바람에 쓸려 조릿대 속으로 빨려간다. 날씨 화창한 늦은 가을, 파란 하늘 아래 아직 달고 있는 늦깎이 노란 단풍 숲과 오름 위에 펼쳐지는 한라산의 웅장한 풍광을 볼 수 있는 것은 기쁨이다.

마른 하천엔 갖가지 단풍잎 한가득
오묘한 빛깔 참빗살나무 열매 눈길
광령천변 걷는 조릿대 숲길도 일품

지난 11월 4일 진행된 한라일보의 '2023년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12차 행사는 한라산 1100도로 영실 입구 근처의 18임반에서 시작했다. 18임반 임도를 따라가다 방향을 틀어 색달천 변의 숲길을 따라가면 삼형제말젯오름 기슭에 닿는다. 삼형제말젯오름을 오르내리면 다시 숲길이 이어지고 숲길은 노로오름 옆을 지나는 한라산둘레길 천아숲길과 이어진다. 천아숲길을 따라가다 다시 방향을 틀면 광령천 변의 숲길을 만난다. 숲길을 계속 가면 다시 임도와 이어지고, 바리메오름 방향으로 향하는 임도를 가다 다시 방향을 돌리면 제주한라대승마장 입구까지 이어지는 숲길로 들어선다. 아직 남아 있는 자연림의 단풍과 그 아래 깔린 조릿대의 숲을 뚫고 늦가을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투어이다.

참빗살나무

화살나무

마른진흙버섯

18임반 입구에서 내린 참가자들은 준비운동으로 함께 몸을 풀고, 안전에 대한 주의 사항을 전해 들은 뒤 본격적인 투어를 시작한다. 보림농장으로 향하는 길은 떨어진 나뭇잎으로 가득하다. 숲의 단풍나무는 빨간 잎을 모두 떨구고 있다. 대신 노란 잎을 단 나무들이 마지막 힘을 쓰고 있다. 보림농장에 못 미쳐 방향을 틀어 삼형제오름을 향해 숲속으로 들어선다. 숲속 하천의 이끼 낀 바위를 덮고 있는 화려한 단풍잎 무더기는 참가자들의 발을 잡고 놓지 않는다. 고요한 물웅덩이에는 하늘도 내려와 있다. 조릿대 무성한 옛 임도를 따라 한참을 가면 잎을 떨군 나무들 사이로 삼형제말젯오름이 보인다. 가쁜 숨을 달래며 오른 오름 정상은 오묘한 빛깔을 지닌 참빗살나무 열매가 지천이고, 울긋불긋 오름 너머 구름이 넘나드는 한라산 정상이 눈앞으로 다가온다.

새비나무

덩굴용담

삼형제오름(세성제오름)은 제주시 애월읍 광령리와 봉성리, 서귀포시 색달동 경계에 걸쳐 있는 표고 1144m(큰오름), 1114.3m(셋오름), 1076.9m(말젯오름)의 세 봉우리를 아울러 이르는 오름이다. 보통 '큰오름, 셋오름, 말젯오름(족은오름)'으로 부른다. 제주어로 '셋'은 둘째, '말젯'은 셋째를 이른다. 오름 세 개가 형제와 같이 연이어서 있다는 데서 삼형제오름(세성제오름)이라 한다.

애기탑꽃

석송

구름송편버섯

오름 정상에서 풍광에 취해 있던 참가자들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참빗살나무와 인사하며 오름을 내려선다. 하산길은 다소 가파르지만 건너에 보이는 노로오름을 바라보며 조릿대 숲을 뚫고 걸음을 재촉한다. 빨간 열매를 단 화살나무가 반갑게 인사한다. 오름을 내려서면 삼나무숲을 만난다. 노로오름과 그 주변을 온통 덮고 있는 삼나무숲은 한라산둘레길 천아숲길이다. 숲길에는 소나무잎을 닮은 석송이 한창이다. 천아숲길을 따라가다 방향을 돌려 광령천 변의 숲으로 들어섰다.

좀딱취

자주쓴풀

양영태 제주여행작가

광령천은 외도천, 무수천 등으로도 불리는 하천으로, 한천과 더불어 한라산 북쪽 사면에 형성된 대표적 하천이다. 한라산 북쪽 사면의 장구목과 서북벽 아래에서 시작되어 Y계곡을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하천을 만든다. 제주시 외도동까지 약 25㎞의 연장을 가진 광령천은 물이 비교적 많이 나는 하천이다. 난대상록활엽수림에서 아한대 침엽수림까지 다양한 식물이 분포하고 있어 아주 높은 생물다양성을 품은 곳이다.

광령천을 옆에 두고 천연림 숲길을 따라 조릿대 사이를 한참을 내리면 다시 천아숲길과 만난다. 천아숲길은 바리메오름까지 이어지는 임도와 하나가 된다. 임도를 따라 바리메오름 쪽으로 조금 가다 다시 방향을 틀면 또 다른 임도로 내려선다. 임도는 한라대 승마장 입구에 이른다. 부지런히 걸음을 옮기는 시야에 앙증맞은 덩굴용담의 빨간 열매가 시선을 잡는다. <양영태 제주여행작가>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4197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