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버스노선 개편 첫날 '대혼란'... "바뀐 줄 몰랐어요"

제주 버스노선 개편 첫날 '대혼란'... "바뀐 줄 몰랐어요"
개편 소식 모르는 등 시행 첫날부터 곳곳서 혼선
출근하는 도민은 '분통' 버스기사는 진땀 '뻘뻘'
도 "시급성 중요성 고려해 빠르게 개선하겠다"
  • 입력 : 2024. 08.01(목) 15:28  수정 : 2024. 08. 04(일) 19:31
  • 김채현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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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제주시버스터미널에 버스노선개편 안내문과 함께 수기로 작성된 변경 시간표가 붙어져 있다.

[한라일보] "버스 시간표가 오늘부터 바꼈다고요? 금시초문인데"

제주버스 노선이 1일 개편된 가운데 시행 첫날부터 현장에서는 혼선이 빚어졌다. 개편 사실을 몰라 헤매는 시민부터 늘어난 배차 간격에 불만을 토로하는 시민까지 불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1일 오전 제주시버스터미널.

시민들은 아무리 기다려도 평소 이용하던 버스가 오지 않자 버스 시간표를 연신 들여다봤다. 이들은 매표소 앞에 부착된 시간표를 한참 동안 읽더니 직원에게 문의했고, 일부 관광객들은 핸드폰 어플을 이용해 길 정보를 확인하며 당황스런 얼굴로 버스정보모니터 앞을 맴돌았다.

도민 A씨는 "어제만 해도 제 시간에 오던 221번 버스가 안 오길래 매표소 직원한테 물어보니 오늘부터 버스시간표가 바뀌었다고 하더라"라며 "버스 개편 소식은 금시초문이다. 근데 또 바뀐 시간이 평소보다 50분이나 늦어 길에서 1시간을 낭비하게 생겼다"고 말했다.

개편 정보가 네이버, 카카오모빌리티 등 길찾기 서비스 포털에 반영이 안되며 제주 소식을 잘 모르는 관광객들은 진땀을 흘려야 했다.

30대 B씨는 "분명 카카오맵에서 사려니숲길 가는 길을 찾으니 222번을 이용하라고 나왔다"면서 "옆에 계신 분이 버스 개편 이야기하는 것을 듣지 않았더라면 목적지도 아닌 곳에 버려질 뻔했다. 여름휴가를 맞아 주말에도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많을 텐데 적어도 지도 어플에 반영이 되고 개편을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준비가 안 된 채 시행된 정책으로 인한 혼선은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에 이어 기사들에게까지 이어졌다.

도민 C씨는 "평소와 다름없이 노형오거리 버스정류장에서 282번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버스가 정차하지 않고 지나갔다"면서 "무정차 사실을 몰랐다. 할 수 없이 한 정거장을 이동해 다음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벌써 30분이나 늦어져 지각하게 생겼다"고 했다.

D씨는 "버스 안에서 나오는 안내방송도 노선도가 맞지 않으니 기사님들도 계속 전화하시면서 단말기를 조작하더라"라면서 "그러다가 나중에는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하는데 가뜩이나 바쁜 출근시간인데 지각하게 될까봐 조마조마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도는 버스 노선 개편 8월 시행을 예고했다. 그러나 일주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감차 계획이 추가됐고, 홍보마저 미흡하면서 재정 절감 효과에 집중한 나머지 이용자 불편은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도의 민원대응상황실과 누리집에도 현장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는 등 1일 오전 9시까지 83건의 민원이 쏟아졌다.

이와 관련 도는 출·퇴근 및 등·하교 관련 불편사항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적극적인 후속조치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도는 12개 노선에 수요맞춤형 버스 14대를 투입한 것에 이어 5개 노선에 대해 추가 버스 투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시내권에서 시외권으로 이동하는 200번 노선의 경우 일부 정류장만 정차하는 문제 해소를 위해 비정차 정류장을 대폭 축소할 계획이다.

김태완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출·퇴근 및 등·하교 시 대중교통이 더욱 원활하게 운영되도록 신속하게 조치하고 있다"며 "시급성과 중요도를 고려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개선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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