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해외 소재 대학교와의 업무 협약 체결을 위해 교육감을 앞세워 미국 출장에 나섰지만, 도교육청 측의 사전 준비 미흡으로 협약 체결에 실패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9일 고의숙 교육의원(제주시 중부)과 제주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김광수 교육감을 포함한 도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5월 미국 메사추세츠대학교와 캐나다 오타와-칼튼 교육청 등을 방문하기 위해 해외 출장에 나섰다.
도교육청은 2023년 5월 22일자로 '제주도교육청, 해외 교육 협력 기반 마련 나선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해당 자료 내용을 보면 '김광수 교육감은 오는 22일 메사추세츠대학교 보스턴 캠퍼스를 방문해 Joseph B. Berger, Ph.D. 부총장과 교육협약을 체결한다.', '23일에는 캐나다 오타와-칼튼교육청을 방문해 Michele Giroux 교육감과 교육 협약을 갱신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그런데 이틀 뒤인 5월 24일 발표된 '제주교육, 해외 연수 확대 등 해외 교류 강화 나서'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보면, 캐나다 오타와-칼튼교육청과의 교육 협약을 체결했다는 내용만 담겨 있다. 미국 메사추세츠 대학교와의 업무협약 관련 내용은 빠져 있는 것이다.
고의숙 교육의원은 지난 8일 열린 제432회 임시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폭로했다.
고 의원은 "미국 메사추세츠 대학교와 업무협약을 맺기로 했고, (교육감 출장) 일정을 확인해보니 구체적인 준비 계획과 업무 협약을 위한 시간까지 배정되어 있었지만, 하나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현지에서) 업무 협약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라며 이유를 캐물었다.
답변에 나선 오정자 도교육청 기획조정실장은 "관련 보고를 받았다"며 "업무 담당자가 출장 전 그 쪽 (메사추세츠) 대학 관계자와 이메일로 소통을 하며 협약서를 준비했다. 그런데 대학 방문 전날, (대학) 관계자로부터 'MOU 관련 (사전)절차가 종결되지 못해 방문일에 MOU 서명이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들었다. 당시 우리(교육청) 일행들은 이미 미국에 도착한 후였다. 업무 협의는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고의숙 의원은 "제주 교육의 대표인 교육감이 현지에 갔고, 기관 대 기관이 양국에서 국제적인 업무협약을 맺기 위해 출장을 갔지만 업무협약을 맺지 못 했다. 보도자료까지 다 냈는데, 이 일이 공신력 있는 행정기관에서 가능한 일인가"라며 "사전 준비를 어떻게 했길래 교육감이 출장을 갔는데 업무 협약 체결을 하지 못하고 돌아오는 상황이 벌어지느냐"라고 비판했다. 이어 "단순 업무 실수나 준비 미숙으로 보기에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희숙 도교육청 감사관에 대해 "관련한 일련의 일들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고, 임 감사관은 "오늘 이 자리에서 처음 알게 된 일"이라고 답했다.
이에 고 의원은 "전반적인 감사를 담당하는 감사관님으로서 이 사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임 감사관은 "법·체계 상으로 감사위원회의 감사 사항"이라고 답했다.
고 의원은 "교육감을 모시고 해외 협력을 체결하러 갔는데 그 자리에서 준비 부족으로 체결을 못 하고 돌아왔다. 제주교육의 위상을 이렇게 실추시켜도 되는 것인가"라며 "관련한 사항이 충분히 공유가 됐기 때문에, 사후 조치에 대해 협의해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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