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도 119센터 실습을 마치며
2022-01-27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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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2학기가 끝나 한숨 돌릴 새도 없이 병원 실습 한 달을 마친 나에게, 고대하던 소방실습이 코 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혹여나 짐이 되진 않겠지? 시키는대로만 잘 하자고 혼자 되새기며 사무실에 발을 들였던 기억이 난다.
실습 2일차, 나의 첫 번째 출동이다. “삼도구급대, 삼도구급대, 구급출동!”
상황실에서 요란한 사이렌 소리를 내며 출동지령이 떨어졌다. 터질 것 같은 심장을 부여잡고 ‘폐만 끼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구급차에 동승했다.
목욕탕 탕 안에 기절해있던 남환이었는데, 남탕이라 못 들어갔다. 이 상황마저도 답답해했던 나는, 병원으로 이송하며 그저 눈으로 반장님께서 처치하시는 걸 보고만 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 환자분께서 몸이 안 좋으셨는지 구토를 뿜으셨다.
처음 보는 광경이라 할 수 있는 것이 비닐봉투로 토를 받아내는 것밖에 없었다.
부랴부랴 장갑을 착용한 후 고개를 옆으로 하여 마스크를 벗겨내 토를 받아냈다.
병원에 인계해준 후, 주들것과 구급차를 청소하며 나는 연신 생각했다.
‘괜찮으셔야 하는데...’ 그 당시 전자시계로 측정한 나의 심박수 146.
박학다식하다고 자부하던 나이지만, 현장에서는 우유부단했던 나에게 앞으로 잘하자고 스스로를 다독이던 하루였다.
며칠 뒤, 그 환자분께서 센터로 직접 오셔서 새 생명을 살게 되었다고, 나와 반장님의 이름을 부르며 큰 절을 하려고 하셨다. 우리는 손사리치며 건강하게 사는게 우리가 원하는 보답이라고 연달아 말씀드렸다.
양은서 대원님,,, 마음이 뭉클해진다. 사람을 살리는게 이토록 뿌듯한 일이구나 하며 말이다.
센터 밖을 걸어나서며 직접 운전하며 떠나시는 그 분의 이름을 앞으로도 잊지 못 할 것 같다.
실습을 하면서 배운 것도 느낀것도 글로 적기엔 턱없이 많지만, 센터장님께서 첫 날부터 꾸준히 해주신 말씀이 인상깊다. 교과서적인 이론을 많이 알아도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해봐야 기억에 남고 실력이 는다는 말씀이다. 이것이야말로 백문이 불여일견 아닌가.
비가오나 눈이오나 불철주야 묵묵히 국민들의 재산과 생명을 위해 고생하시는 구급,구조,소방대원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좀 더 가까이에서 그 노고를 들여다 볼 수 있었던 것 같아 뜻 깊고 영광인 소방실습이다.
머지 않은 날, 나도 소방옷을 입고 달리는 구급차에서 환자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반장님들같은 히어로가 되어있길, 반장님들께 인정받는 동료 구급대원으로 서 있길 간절히 꿈꿔본다.
마지막으로, 2주동안 많은 걸 보고 듣고 얻은 나에겐 지나가지 않았으면 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격려와 애정으로 보살펴주신 삼도 119센터의 센터장님, 3명의 팀장님, 19명의 주임님과 반장님들, 그리고 항상 맛있는 식사를 차려주시는 이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진심으로 감사하고 고마웠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출동하고 계실 전국의 모든 소방관분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있게 해주신 하늘에 계신 모든 소방관분들게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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