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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혜의 편집국 25시] ‘소금 말’
강다혜 기자 dhkang@ihalla.com
입력 : 2021. 08.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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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 하냐는 질문에 "뭐 좀 준비하고 있어요"라며 세상에서 가장 멋쩍게 웃던 날. 책상과 매트리스 하나 겨우 들어갈 고시원에서 곰팡이와 동거하면서도, 그조차 빚이자 잠들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히 여겨졌다.

괄호 속 명함을 공란으로 남겨둔 채 취업 전선에서 가장 절박하던 때, 당시 원희룡 후보는 1호 공약으로 '공공일자리 1만개 창출'을 걸고 나왔다. 모든 촉각이 취업에 쏠려 있는 무직자의 눈에 도지사 후보의 구체적인 청사진은 캄캄한 기쁨이자 빛과 소금이었다.

시간이 흐르고, 공언했던 일자리 1만개 창출은 빛 좋은 개살구라는 비판을 받으며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여전히 청년 실업률은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고,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제주를 떠나고 있다.

비단 제주사회로 한정할 문제는 아니다. 청년실업 등 공공 주도 경제 운영의 성과도 큰 실망이었지만, LH 투기 사태가 코너에 몰린 정부의 신뢰도에 결정타를 날렸다.

그리고 공시지가 산정이 오류투성이라며 열을 올리던 원 지사는 대선 1호 공약으로 '주택 국가 찬스'를 제시했다. LH사태와 코로나19, 아무리 폭넓은 청년정책에도 아파트 가격은 하룻밤 사이 수천만원씩 올라가는 것을 지켜보는 청년들의 현실을, 그들에게 가장 절박한 현실을 집어낸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다시 달콤한 선심성 공약과 발언이 혼란을 키울 것이다. 코로나19로 피폐해진 심리와 삶을 위로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공약을 내놓지 않는다면, 이 공약 또한 지나가리라. 또 그 공약 또한 결국 남의 상처를 소금으로 벅벅 문지르는 '소금 말'이 아닐 수 없다. <강다혜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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