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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공영주차장 무단 방치 차량 '눈살'… 행정 '골머리'
오랜기간 주차돼 녹슬거나 타이어에 바람 빠져있어
쓰레기 쌓여 미관저해·주차공간 부족 등 문제 야기
주차장 방치 차량 처리 조항 없어 강제이동 등 불가
차주 연락해도 안 받거나 본인소유 아니라고 주장도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입력 : 2021. 09.26. 14:51:55

26일 제주시 삼도1동의 한 공영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트럭에 엄청나게 많은 쓰레기들이 방치돼 있다. 사진=강희만기자

제주지역 무료 공영주차장에 차량들이 장기 방치되고 있어 주민들이 주차 불편을 겪고 있다.

 26일 제주시 무료공영주차장 곳곳에는 번호판이 떼어진 채 무단 방치된 차량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삼도1동의 한 공영주차장에 번호판이 떼진 채 방치돼 있는 차량. 사진=강희만기자

 차량들을 살펴보니 오랜기간 방치됐는지 곳곳에 녹이 슬어 있거나, 타이어에 바람이 빠져 있었다.

 특히 일부 차량 내·외부에 쓰레기가 가득 쌓여 있어 쓰레기장을 방불케했다.

 이처럼 주변 미관 저해, 악취 발생 등 위생문제 염려와 함께 주차공간 부족 등 다양한 문제에 노출되고 있었다.

공영주차장에 방치돼 있는 트럭. 뒷편엔 폐타이어, 자전거 등 물건들이 적치돼 있다. 사진=강희만기자

 도민 김모(35)씨는 "방치차량으로 인해 주차할 공간이 없을 때 가장 화가 난다"며 "공영주차장이 폐차장이 된 것 같다. 문제가 많은데 행정에서 조치를 하지 않는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제주시에 따르면 무단 방치차량은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정당한 이유 없이 장기간 방치되면 단속 대상이 된다. 자동차관리법 26조에는 자동차를 장기간 무단방치하는 경우 강제견인 및 폐차처리를 할 수 있고, 무단방치자에게는 100~150만원의 범칙금을 부과하거나,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다.

공영주차장에 장기 방치돼 있는 스타렉스. 사진=강희만기자

 하지만 공영주차장은 상황은 다르다. 장기방치 차량에 대해 강제이동 등 처리할 수 있는 조항이 없어 행정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특히, 대법원 판례에도 공영주차장은 국민 모두가 주차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방치 차량들도 사정이 있어 주차를 한 것으로 판단한 점도 한몫하고 있다.

 따라서 세금 미납으로 번호판이 떼어져도, 차를 압류당해 장기 주차돼도 행정에선 손 쓸 수가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행정은 단속이 아닌 계도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제주시 이도2동의 한 공영주차장에 외제차가 번호판이 떼어진 채 장기방치돼 있다. 사진=강민성기자

 소유주가 연락을 안받는 경우도 다반사고, 연락이 닿아 이동해달라 요청해도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고 우기는 경우도 있어서다.

 민원이 잇따르자 제주도는 지난해 9월 국토교통부에 무료 공영주차장 내 장기방치 차량 강제처리를 골자로 한 주차장 법 개정 건의를 했지만 '불가' 회신을 받으며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본인이 내야 할 세금보다 차량 값이 낮다든지, 낡은 차와 더불어 쓰레기를 처리하기 곤란한 경우 주차장에 차량을 방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주차장 관리인원은 9명밖에 되지 않아 모든 일을 처리하기에 벅찬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 조례로라도 개정 가능한지 여부를 알아보는 한편, 다방면으로 처리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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