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의 열기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그동안 냉랭하기만 했던 선거열기도 차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선거일을 불과 3일 남겨 놓으면서 각 후보진영은 최고 30%이상을 웃돌던 부동층이 최고 한자릿수로 낮아졌다고 판단, 단 1%라도 더 부동표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막판 표심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사흘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따른 표심을 권역별로 훑어본다. △도심권(제주시·서귀포시) “그 후보가 그 후보, 뭐 달라진게 있습니까. 단지 누가 거짓말 하고 있나 하는게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봅니다”. 직장인 이모씨(37·제주시 용담1동)의 도지사 후보선택관이다. 이씨처럼 후보의 면면을 알고 있는 30대 계층에서는 투표에 대한 회의감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태여서 선택의 폭은 자연스럽게 좁을 수 밖에 없다. 다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 도덕성과 자질론이 누가 더 나은가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상당수의 젊은 계층에서는 본격 선거운동이 전개되면서 드러나고 있는 일련의 검증과정을 지켜보면서 “거짓말 하는 후보를 어떻게 뽑냐”라는 인식은 확고히 자리잡고 있다는 증거인 셈이다. 반면 40대 이상 계층으로 올라가면 지지성향이 그나마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관선시절부터 도지사를 역임했던 두 후보에 대한 나름대로의 평가가 이미 끝나 있기 때문이다. 우근민·신구범, 신구범·우근민 후보 순으로 관선과 민선 도지사 시절을 익히 알고 있다는 자영업자 강모씨(45·서귀포시 동홍동)는 “새롭게 달라진게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누가 당선돼야 제주발전에 도움이 되는 지는 알고 있다”며 지지후보를 암시했다. 이번 월드컵에 가장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20대 계층은 도심권 표심을 좌우하고 있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지사 후보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도 있어 섣불리 예측하지 못하는 계층이다. 그렇지만 지난 10여일간의 선거전을 지켜보면서 “믿을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한다”는데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도지사선거는 진실과 거짓을 판별할 수 있는 유권자들의 성숙도에 따라 판가름 날 것이라는데 이의가 없는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조상윤기자 sycho@hallailbo.co.kr △농촌지역 민심현장 “이젠 정말 농민들이 농삿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그런 도지사를 뽑고 싶네요. 공약보다는 묵묵히 농어민들을 위해 일 할 일꾼을 뽑아야죠.” “아직 누구를 찍을 지 정하지 않았어요. 그 사람이 그 사람 아닌가요. 도지사로 출마한 두 후보 모두 10년 넘게 제주사회의 어른으로 존경받아 온 분들이지만 두 분다 이번이 마지막이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서 후보를 고를 겁니다.” 북제주군 한림읍에서 만난 김모씨(52)와 또다른 김모씨(51)는 6·13지방선거가 종반으로 치닫는 9일 도지사 후보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정읍 신도리에서 만난 부모씨(47)는 “누구는 정신없이 밭에 가서 일하는데 누구는 뽑아달라고 이렇게 애원하고 다니니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 없다”면서 “솔직히 공약을 뜯어보고 후보를 선택하는 것보다 주위 친척들의 권유에 의해 후보를 선택하는 편”이라고 털어놨다. 애월읍 구엄리에서 만난 고모씨(42·여)는 “친목모임 등에 가보면 선거얘기를 주로 하는 편이지만 도지사 후보에 대한 얘기는 서로 꺼려하는 편”이라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후보를 선택한 눈치지만 누구를 찍을 것인지는 묻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경면 고산리에서 농사를 짓는 고모씨(54)도 “지방선거가 도지사는 물론 북제주군수, 도의원, 군의원을 뽑는 등 한꺼번에 많은 인물들이 출마하는데다 이번에는 비례대표 도의원 투표까지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투표를 제대로 할 수 있을 지 걱정이 앞선다”고 고백했다. 대정읍 하모리에서 만난 이모씨(61)는 “농촌에서는 지금 도지사 선거는 관심이 없고 기초의원 선거가 과열된 느낌”이라면서 “주위에서 누구를 찍어달라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지만 도지사 후보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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