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이슈|라이프
[이슈&라이프]네티즌, 스팸메일 홍수속 '허우적'
입력 : 2002. 07.09. 11:41:52
‘향기로운 성인영화관 소개’ ‘오! 섹시넷’ ‘화끈화끈 화상채팅 상륙!’ ‘재미 여대생의 현란한 포르노 몸놀림!’ ‘성인자료실-동영상 무료다운’ 등등.

 직장인 김모씨(34)는 인터넷에 접속, 이런 스팸메일(광고·쓰레기 메일)을 지우는 일이 일상화되다시피 했다. 적게는 하루 5∼6통에서 많게는 10통 이상 들어오는 스팸메일은 불법복제 광고나 성인사이트 광고 메일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거기다 무료로 돈버는 방법, 최고 60억 행운, 최고의 수입 자랑하는 인터넷영화관 분양 등 사행심을 부추기는 광고까지 합세한다.

 미국의 통조림 회사 상표에서 유래된 것으로 통조림을 대량으로 뿌리는 것과 닮았다고 해서 이름붙여진 스팸메일(spam mail).



 네티즌들이 스팸메일 홍수에 시달리는 것은 스팸메일 발송업체들이 불특정 다수에게 무작위로 메일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스팸메일의 일부는 회원 가입을 한 사이트에서 회원 정보를 이용해 보내는 경우가 있지만, 최근에는 낯선 사이트에서도 e-메일을 보내고 있다. 발송 주소가 낯선 화려한 제목의 e-메일은 십중팔구 스팸메일일 가능성이 높다.

 여러 기업들이 e-메일을 기업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하면서 네티즌들의 회원 정보가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는 것도 스팸메일이 쏟아지는 한 원인이다.

 스팸메일의 홍수 속에서 e-메일을 타고 유포되는 바이러스도 급증하는 추세에 있어 출처가 불분명한 메일 삭제와 바이러스 자동 검사도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김씨는 “얼마 전 3일동안의 휴가를 다녀왔더니 그새 개인 메일함에 쌓인 40건이 넘는 메일 중 80%정도가 상업성 광고메일이었다”며 “광고메일을 일일이 구분해 지우는 짜증스런 경험이 한 두 번이 아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부모들은 어린 자녀들이 이런 불량·음란 우편을 접할까봐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다.

 대한주부클럽연합회가 지난 5월 인터넷을 이용하는 전국 15세 이상 남녀 1천4백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인터넷 이용자 3명 가운데 1명은 스팸 메일로 인해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에서는 32.7%가 ‘스팸메일로 인해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피해내용은 ‘시간낭비’가 45.9%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개인정보 유출’ 17.7%, ‘불건전한 내용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 12.4% 등의 순이었다.

 스팸메일의 폐해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정보통신부는 7월부터 e-메일 광고시 ‘광고’ 표시와 함께 수신자가 수신거부 의사 표시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본문에 연락처를 명시하도록 하고 있다. 또 음란 폭력 등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전자우편은 제목에 ‘(성인광고)’를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했다.

 이같은 광고 표기 의무조항을 위반할 경우 정통부는 1차로 시정명령을 내리고, 2차 위반시에는 5백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키로 했다. 그러나 강화되지 않은 처벌조항으로 인해 최근 ‘광고메일’과 ‘수신거부’ 표기를 한 형식상 적법한 광고 메일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통부는 이달 2일부터 스팸메일로 인한 피해를 신속하게 해결해주는 인터넷 신고상담 전용창구인 ‘불법 스팸메일 신고센터(www.spamcop.or.kr)’를 개설, 운영중이다.

 이 센터는 스팸메일 신고상담 외에도 e-메일 사용자가 원치 않는 스팸메일 수신을 차단할 수 있도록 아웃룩 익스프레스, 다음, 야후, 네이버, MSN, 라이코스, 심마니 등 각 메일 서비스에서 제공하고 있는 스팸메일 차단기능과 활용방법을 소개하고, 다양한 스팸메일 방지수칙도 알려준다.

또한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스팸메일 차단 소프트웨어(SW)도 소개하고 해외에서 국내로 발송되는 영문 스팸메일에 대응할 수 있는 영문 수신거부 의사표시 및 항의문안도 제공하고 있다.

/문미숙기자 msmoon@hallailbo.co.kr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