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상으로는 이제 가을이다. 사실상 무더위는 끝났다. 하지만 지긋지긋한 비날씨가 끝나면 낮시간대를 중심으로 반짝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 여름 제주지역 전력소비는 장마와 비날씨로 인해 예상치를 밑돌고 있다. 전력관계 기관에서는 이달 10일 전후로 역대 최고치의 전력사용량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아직까지는 지난 5일 저녁 8시대에 기록한 38만2천7백kW(순간최대전력 38만4천3백kW)가 올 여름 최대 전력 사용량으로 남고 있다. 지금같은 날씨가 이어진다면 당초 예상치인 40만kW가 돌파되지는 않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되고 있다. 제주지역은 지난 90년 이후 올해 까지 12년동안 1일 발전량과 최대 전력사용량 등은 4곱절 늘었다. 전력수요처가 많아진 때문이기도 하지만 개별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도 한몫하고 있다. 실제 도내 가구당 한달평균 전력사용량은 지난 90년 1백62kWh에 불과했지만 올들어서는 2백10kWh로 50kWh가량 늘었다. 또 지난 6월 한달 제주지역 전기사용량은 5월과 비교해 무려 14.5% 가량 늘었는데 전국 증가률은 9.5%에 그쳤다. 특히 지난 2000년 최대 전력이 30만kW를 돌파한 이후 1년만에 37만여kW를 기록, 40만kW 돌파가 멀지 않았다. 전력예비율도 지난 2000년 50.3%를 최고치로 2001년 33.9%로 급감한데 이어 2002년 8월 중순 20%대로 떨어질 것으로 한국전력공사는 예측하고 있다. 매해 여름이 오면 각 언론매체 마다 전력사용량을 줄이자는 캠페인을 벌이는 절대 이유가 되고 있다. 해마다 전력 관련 기관들과 자치단체 및 민간단체의 주요 활동 업무가 되곤 한다. 그중 에너지관리공단의 캠페인은 가히 전투적이다. 에너지관리공단의 기능중 하나가 에너지 절약을 위한 지도와 홍보 및 교육인 만큼 매해 여름이 가까와오면 전직원이 총동원돼 캠페인을 전개한다. 공단 제주도지부의 활동도 여름철에 집중된다. 이기간 7∼80회의 홍보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에너지절약을 어릴때부터 주입시키기 위해 각급 학교를 순회하며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벌이고 주부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공단이 가장 원하는 곳으로 주 타킷이 된다. 주부들의 손길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전력소비는 하늘과 땅 차이이기 때문이다. 최상도 지사장의 하루평균 강연회수는 2회 가량된다. 더불어 직원들도 직접 강연과 함께 캠페인 활동에 투입되면서 공단 제주도지사 사무실에서 직원을 구경하기가 어렵다. 현대사회는 부채하나로도 더위를 넉넉하게 이겨낼수 있었다던 어른들의 얘기가 어울리지 않는것은 사실이다. 갈수록 도시하늘을 가릴 듯 높아가는 아파트와 아스팔트, 자동차와 공장에서 내뿜는 매연이 지구온난화을 부추기고 이에 따른 이상기온을 부채 하나로 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있기는 하다. 결국 이제는 어쩔수 없이 시원한 에어컨과 선풍기 등 냉방기구의 힘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것들이 전기의 힘을 필요로 하는 기기다. 전기는 이제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됐고 사람은 전기 없으면 하루도 견디기 어려운 전기의 노예가 돼 버렸다. 그렇다고 전기가 무궁무진한 것이 아닌 것은 우리가 갖는 또다른 고민거리다. 전기를 아껴 써야 하는 이유다. 덥다고 무턱대고 에어컨과 냉장고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부채 하나에도 만족했던 옛 조상들의 참을성과 지혜를 생각해 보는 것은 전기 알뜰 사용의 밑거름이다. /김성훈기자 shkim@hallailbo.co.kr [사진설명]전력사용량이 급증하는 여름철이면 높아가는 수은주와 발맞춰 에너지 절약을 외치는 목소리가 커진다. 사진은 에너지관리공단 제주도지부의 에너지 절약 강연을 경청하고 있는 주부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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