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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라이프]'열풍' 로또복권'

6개 숫자놀음'에 인생역전 꿈꾸고…
입력 : 2003. 02.04. 13:49:05
 3주 연속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전국이 ‘로또’ 폭풍속으로 빨려들고 있다. 직장마다 적게는 1만원에서 많게는 수십만원까지 복권 구입에 나서고 있어 5백억원대 ‘대박의 꿈’을 꾸기 위한 열기는 뜨겁기만 하다. 반면 당첨금이 천문학적인 액수에 이르면서 정부가 최소한의 근로의욕마저 꺾고 망국적인 사행심리만 부추긴다는 비난여론도 거세게 일고 있다.

 △달아오르는 ‘로또’시장=설 연휴인 지난 1일 9회차 추첨에서 2백58억원대의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직장마다 10회차 당첨금이 얼마나 될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복권 판매금의 23∼24%선을 1등 당첨금으로 지급하는데다 ‘로또’ 열풍이 불고 있어 이번 1등 당첨금은 5백억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초 발행 이후 로또복권 판매금액은 1∼5회차에는 40억∼60억원에 불과했으나 1등 당첨금의 연속 이월로 기대감이 높아지자 6회차 1백50억원, 7회차 1백30억원, 8회차 2백억원, 9회차 7백억원 등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정부가 복권 열기를 잠재우기 위해서 오는 8일 추첨에서도 1등이 안나오면 2위 이하 당첨자에게 당첨금을 고루 나눠주기로 했기 때문에 5백억원대 당첨금은 마지막이 될 수 있어 이번 주 내내 복권 구입 열기가 식지 않을 전망이다.

 △당첨확률은 얼마=숫자적인 의미의 당첨확률은 8백14만5천60분의 1이다. 1등 당첨확률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할 정도로 낮다. 이는 로또 복권 발매 이후 9회차 중 1등 당첨자가 3회만 나온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참고로 골프경기에서 홀인원(파 3홀에서 1타 만에 공을 홀 안에 집어 넣는 것)할 확률은 2만분의 1이며 알바트로스(파 5홀에서 2타 만에 공을 홀 안에 집어넣는 것) 확률은 2백만분의 1이다.

 이 외에 자동차 사고로 사망할 확률은 3만분의 1이다. 화재로 인해 사망할 확률, 벼락맞아 사망할 확률은 각각 40만분의 1, 50만분의 1이라고 알려져 있다. 복권 중에서는 주택복권이 5백40만분의 1, 또또복권은 5백만분의 1이다.

 하지만 9회차 추첨이 끝난 현재까지의 데이터를 분석하면 1등에 뽑힐 확률은 조금 높다. 지금까지 연인원 1천4백만명이 로또복권에 참여, 이 가운데 3명이 20억∼66억원의 1등 상금을 차지해 통계상 1등 확률은 4백70만분의 1로 나타났다.

 로또복권 판매 수익금은 1차로 50%가 당첨금으로 배분되고 30%는 정부 참여부처기금으로, 나머지 20%는 운영참여자들의 운영비용 및 수수료로 나눠진다.

 9회차 분까지의 판매금액은 총 1천4백12억원이며 당첨금은 3회 이월분을 포함, 7백6억원이었다.

 당첨금중 먼저 5등(3개 숫자 일치)에게는 1만원, 4등(4개 숫자 일치)과 3등(5개 숫자 일치), 2등(5개 숫자 일치 또는 2등 보너스 숫자 일치)에게는 각각 5등 당첨금을 제외한 총 당첨금의 20%, 10%, 10%를 나눠 준다.

 △‘도박증후군까지’ 후유증 심각=2회 연속 이월되면서 1등 당첨금이 2백억원을 넘어서자 복권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까지 너나 없이 로또 구입에 나서고 있다. 게다가 광고에다 일부 언론까지 당첨금 상황을 지속적으로 보도하면서 인생역전을 위한 ‘6개의 숫자놀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에 따라 1인당 구매한도를 1회 10만원으로 정한 규정도 대박 열풍 속에서 지켜지지 않아 수십만원을 복권 구입에 사용하고 있다.

 특히 한탕주의가 팽배해지면서 서민들의 근로의욕이 꺾이고 매주마다 복권을 구입하지 않으면 생활이 불안정해지는 ‘도박증후군’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와함께 24종류의 복권을 발행하던 정부가 로또복권을 발행하면서 ‘복권공화국’에서 ‘대박공화국’으로의 사행심리만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게 일고 있다.

 직장인 이모씨(28·제주시 삼도1동)는 “수백억원대의 당첨금을 기대하며 2만∼3만원씩 복권 구입에 투자하지만 추첨 후 근로의욕 상실 등의 상대적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위영석기자 yswi@hallailbo.co.kr

/사진=강희만기자 hmkang@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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