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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의견]유배지, 4.3의 비극 평화의 소중함 키워
입력 : 2004. 02.23. 00:00:00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에는 제주를 ‘세계평화의 섬’으로 조성한다는 규정이 있다. 왜 제주도민들은 ‘평화의 섬’ 조성의지를 결집하여 이를 법적으로 성문화했을까? 제주평화의 섬 조성을 추진케 한 원동력은 무엇인가?

 우선적으로 역사적 배경에서 찾을 수 있다. 제주도는 역사적으로 유배의 땅이었다. 유배지로서의 아픈 역사를 가진 제주도는 그만큼 자유와 평화에 대한 갈망이 컸다. 이 요인들이 제주도와 제주도민들이 평화를 지향하는 원동력의 밑거름이 된다. 4.3의 역사적 비극 또한 제주도민의 평화에 대한 갈망의 주 요인이었다. 4·3이라는 갈등과 대립의 아픔을 잘 알고 있기에 평화의 소중함이 더욱 절실한 것이다.

 국제정치·경제적 환경과 지정학적 가치 또한 제주를 평화의 섬으로 나아가게 하였다. 1991년 소련의 고르바초프 서기장과의 한·소정상회담 이래 제주도는 정상외교의 산실로서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세계 평화질서에 일조하고 있다. 최근의 국제자유도시 추진 또한 ‘평화의 섬’ 조성의 주요 인자 중의 하나이다. 아무리 천혜의 자원을 갖고 있더라도 안전하고 평화로운 지역이 아니면 국제자유도시는 허상에 불과하다.

 평화라는 개념은 다의적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인간의 기본적 욕구 충족, 경제적 복지와 평등, 정의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가치가 구현된 진정한 발전 상태를 말한다. 이 개념을 그대로 제주평화의 섬 구상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는 인류가 추구하는 영원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자치단체 수준에서 실천할 수 있는 사업위주의 정책적 개념이 요구된다.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에 평화의 섬 사업으로 국제평화 및 협력관련 기구의 유치, 국제협력에 관한 연구소의 설립, 국제평화 및 협력관련 국제회의의 유치, 남북교류 및 협력에 관한 사업, 그 밖의 국제협력을 위한 사업 등을 규정하고 있다.

 제주남북평화센터·밀레니엄관 건립, 4·3평화공원 조성, 제주평화포럼의 정례화, 민족평화축전 등 남북교류사업 등이 전부 이러한 맥락에서 현재 추진되고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1백만 제주도민들의 지혜와 역량을 결집하여 중앙정부로부터 평화의 섬 지정을 득하고 평화의 섬 사업들을 착실히 진행시켜 나가는 일이다.

<고충석 제주발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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