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향기는 봄바람을 타고 지리한 겨울이 다 갔다고 생각했는데 꽃샘추위가 기세를 올렸다. 왠지 춥고 황량하기만 한 겨울을 뒤로 하고 새생명의 기운이 솟구치는 봄소식을 기다리다 못해 찾아 나섰다. 봄이 왔음을 실감하는 것은 역시 봄의 전령사라고 일컫는 꽃소식 만한 것이 없다. 봄이 오기도 전 한림공원의 봄소식은 이미 시작됐다. 한림공원 입구 주차장에 도착하자 벌써부터 은은한 매화향기가 풍겨오는 듯 기분을 상쾌하게 했다. 매화는 꽃색깔에 따라 홍매화, 백매화, 흑매화 등으로, 가지형태에 따라 능수매화 겹매화 등으로 불린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일반에 선보이는 1천여평의 한림공원 내 매화정원에는 다양한 매화를 볼 수 있다. 이중 인기를 끄는 것은 능수매화. 관람객들은 능수버들처럼 가늘고 길게 늘어뜨린 능수매화 속으로 들어가 사진을 찍기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매화정원 이곳저곳에는 잘 단장된 수선화가 곱고 흰 꽃망울을 터뜨려 애간장을 녹인다. 수선화의 꽃말은 나르시스라는 미소년의 전설에서 ‘자기주의’(自己主義) 또는 ‘자기애’(自己愛)를 뜻한다고 한다. 수선화의 속명인 나르키수스(Narcissus)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나르시스(나르키소스)라는 청년이 연못 속에 비친 자기 얼굴의 아름다움에 반해서 물속에 빠져 죽었는데, 그곳에서 수선화가 피었다는데서 유래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원래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이지만 제주도에는 예전부터 자생하고 있는데 제주의 수선화는 부화관이 주름진 것이 특징으로 이를 ‘제주수선’이라 부른다. 꽃이 잎보다 먼저 피어 봄을 알린다는 뜻의 영춘화(迎春花)도 만개했다. 중국이 원산지이지만 귀화식물인 영춘화의 속명은 황매(黃梅), 소황화 등으로 부르는데 꽃은 노란색이지만 향기가 없는 게 특징이라고 한다. 영춘화 꽃은 개나리 꽃보다 조금 작고 꽃잎은 6매로 줄기의 마디마디마다 앙증맞게 꽃이 피어났다. 한림공원에는 매화, 수선화를 시작으로 개나리꽃 벚꽃 유채꽃 튤립 등 다양한 봄식물이 오는 4월말까지 꽃내음을 가득 피워 오가는 관람객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 줄 것이다. 한림공원을 찾은 김에 아열대식물원과 재릉민속마을, 협재굴 등을 관람하는 것도 좋다. 척박한 모래땅이 노다지로 바뀐 현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한림공원 9만여평을 찬찬히 둘러보는데 3시간이면 넉넉하다. ▷찾아가는 길=제주시에서는 일주도로인 국도 12호선의 서회선을 이용해 한림쪽으로 이동하면 협재해수욕장 서쪽 부근에 한림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서귀포쪽에서는 일주도로를 타고 대정읍을 지나 협재해수욕장을 가기 전에 한림공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사진설명]한림공원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일반에 선보이는 1천여평의 매화정원에는 봄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관람객들을 유혹하고 있다./사진=강경민기자 gmkang@hallailbo.co.kr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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