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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정보]어리목 등산로-덕을 베푼 나무 송덕수(頌德樹)
입력 : 2004. 05.28. 00:00:00

▲어리목 등산로 1.6km 해발고도 1,300m 지점에 아름드리 '송덕수'라는 나무가 있다./사진=강경민기자

시원한 아름드리 나무 '숲속의 안식처'



어리목 등산로 1.6km 해발고도 1,300m지점에 아름드리 ‘송덕수’라는 나무가 있다. 제주시 버스터미널에서 80분 간격으로 천백도로를 운행 중인 버스를 타고 어리목 입구에서 하차하여 800m 정도를 걸어가면 어리목매표소가 있다. 국립공원관리사무소 뒷편으로 어승생악 자연학습탐방로가 있고, 맞은 편에 윗세오름으로 올라가는 어리목 등산코스가 있어서 처음 가는 사람은 매표소에서 송덕수가 있는 등산로를 확인하여 출발하는 것이 좋다.

 윗세오름쪽 등산로 입구에는 통제소가 있으며 해발 970m 표지석이 있다. 여기서 등산로를 따라 300m 가다보면 큰 하천이 등산로를 가로 질러 있다.

 이 하천이 어리목계곡 또는 Y계곡, 무수천계곡이라 무르며 한라산 3대 계곡중의 하나이다. 이 계곡을 바로 건너 나무계단으로 된 오르막 등산로를 걷다 보면 해발 1,000m 표지석이 있고 구 대피소가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이 곳을 지나 약 20분정도 더 오르면 등산로 동쪽에 우람하고 믿음직하게 생긴 큰 고목이 바로 송덕수(頌德樹)이다. 제주방언으로는 ‘소리낭’이라고도 불리는데, 이 나무는 우리 선조들이 살아오는데 없어서는 안될 만큼 아주 소중하게 이용하였던 나무이다.

 한라산에서 자라는 참나무과에 속하는 졸참나무, 물참나무, 신갈나무 등을 ‘소리낭’이라 부르며 각종 건축자재 및 농기구 등으로 사용하였던 나무이다. 특히 지금은 공장에서 나이론 밧줄이 편리하게 만들어져 나와서 사용하고 있으나 40 내지 50년전 까지만 해도 이 나무를 잘게 찧어서 밧줄을 만들어 밭갈이 할 적에 소멍에 밧줄과 마차를 끌 때 이용하였다.

 그리고 한라산 해발 1000고지 내외에 많이 있는 이 물참나무를 이용 표고버섯을 재배하여 많은 외화를 벌여 들이기도 했다. 특히 표고버섯을 재배하는 나무들은 서나무와 참나무를 이용했는데 서나무는 표고자목으로 5년 정도 밖에 사용하지 못하지만 이 참나무는 9년까지도 버섯 재배를 할 수 있어서 표고업자들이 상당히 반기는 나무이기도 하다. 특히 해발고도가 높은 한라산에서 재배한 표고버섯은 향기가 좋아 가정주부들에게 인기가 높은 식품이다.

 전설에 의하면 ‘이 나무는 수령이 약 600년이 되는 물참나무로서 정조 18년(1794년) 갑인년에 흉년이 들어 집집마다 굶어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자 이를 보다 못한 착한 계집종이 초근목피(草根木皮)라도 캐어 주인집 식구를 구하고자 이곳까지 왔을 때에는 허기에 차 이 나무 밑에 쓰러졌다. 이윽고 우박소리에 잠을 깨고 본 즉 온몸이 도토리로 덮여있어 이를 주어모아 주인 식구를 구했고 이후 흉년 때 마다 찾아가 보면 도토리가 많이 쌓여 있어 연명(延命)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 후 이들은 매년 이 나무에 감사의 제사를 올려 이 나무의 덕을 칭송하였다 하여 ‘송덕수(頌德樹)’라고 전해지고 있다.

 송덕수에서 15분가량 더 올라 우거진 숲속을 벗어나면 사제비동산의 시원한 바람이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식혀준다.

 또 등산로를 따라 15분가량 오르면 만수동산과 윗세오름으로 이어지는 능선에는 산철쭉이 군락지를 이루어 5월말 6월초에 분홍빛 산상화원을 이룬다.

 지난 23일에는 대한산악연맹 주관으로 윗세오름에서 많은 등산객들과 산악인들이 모여 남북통일 기원 및 산악인들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제38회 철쭉제가 열렸다.

<양송남 한라산국립공원 성판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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