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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그레이드 제주농업
[업그레이드 제주농업/일본 선지지역에서 배운다]5.일본 흑우축산의 경쟁력
40년간 쉼없이 흑우명품화 진행
입력 : 2005. 12.21. 00:00:00

▲1960년초반부터 시작된 미야기현 흑우축산. 소혀요리를 지역명품으로 육성해 각광을 받고 있다. /사진=김명선기자 mskim@hallailbo.co.kr

고급화 위한 품평회 국가·지역적으로 열려

토종 제주흑한우 명품 불구 당국 관심소홀


 ○…역사적으로 제주는 흑우의 본고장이었다. 1702년 이형상 목사에 의해 제작된 탐라순력도를 보면 제주흑우를 점검하는 그림이 자주 나타난다. 별방조점에 247두, 정의조점과 대정조점 각각 228두, 명월조점 185두, 조천조점 87두, 애월조점 81두, 서귀조점 39두, 우도점마에 23두가 표기돼 있어 그 당시 흑우사육이 도전역에서 널리 이뤄졌던 것으로 확인된다.

 고기맛이 좋아서 임금에게 진상했던 제주흑한우는 현재 도내에 3백10두가 있다. 대량번식과 사양기술이 접목된다면 제주흑돼지를 능가하는 제주의 브랜드명품이 될 것으로 확신되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사업추진과 제주도의 관심은 기대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본보 업그레이드 제주농업 특별취재팀은 일본 도호쿠(東北)지방의 중심인 센다이(仙台)에 도착한 다음날, 타마슈(玉造)군 소재, 미야기(宮城)현축산시험장을 찾았다. 일본 흑우(黑牛)축산의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미야기현의 인구는 195만명, 소사육은 7천7백여농가에 10만4천5백마리. 농가당 사육두수는 13.5마리로 농가별 소규모축산이 전형을 이루고 있다. 전업농은 거의 없고, 농가에서 복합영농방식으로 부가소득을 거두는 겸업형태가 대부분이다. 가격은 1마리당 3천4백90만원에 이른다. 취재팀이 새삼스럽게 확인한 것은 소고기중 육질이 가장 좋은 것은 흑우라는데 이의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원래 일본에도 여러 색깔의 소가 있었다. 이 중 흑우 원산지는 서북부 해안 미시마(見島)섬이라고 하는데 옛날에 밭갈기용으로 쓰이다가 급격히 두수가 감소한 품종이다. 하지만 각 지자체들은 일본인의 입맛에 맞는 고품질의 육우를 만들어내기 위해 흑우, 흑모화종(黑毛和種)을 지역 특산품으로 개발해냈다. 전국적으로는 홋카이도(北海島), 가고시마(鹿兒島), 미야자키(宮崎) 등이 흑우축산이 가장 발달하며, 동북지방에서는 이와테(岩手)현과 미야기현이 대표적이다. 이외에 교토(京都), 고베(神戶), 돗토리(鳥取)현 등의 흑우 소유명하다.

▲센다이시내 소혀요리집의 ‘규탕’요리

# 미야기현 흑우축산 지역 특산품화

 미야기현 흑우축산의 시작은 1960년대 초이다. 지금 센다이 등 중심지 상가지역에 ‘규탕’이라고 하는 소혀 요리집이 줄줄이 들어서 있다.

 미야기현 흑우축산에서 유명한 것은 무중파(武重波)라는 이름을 가진 종잡우. 현재 축산시험장 마당에 동상으로 남은 무중파는 미야기현 흑우의 할아버지이며 그 아래 5두의 종잡우가 육용우개량에 있어서 핵심이 되고 있는 것이다. 37개의 화우개량조합과 2개의 화우육종조합이 구성돼 있다.

 육용우 유통은 고급육 ‘센다이규’이라는 브랜드로 지정점포에서만 취급하고 있다. 정육점등 273점포, 레스토랑 61점포에만 배달된다. ‘규탕’이라는 요리는 처음에는 버리는 것이었지만 아이디어 상품으로 내놓은 뒤 인기가 높아 일본 전국에 유명해져 있다.

 마츠모토(松本 忠)시험장장과 다카다(高田 直和)주임 연구원은 “사실 수입개방이 되면 축산농가들이 다 죽는 줄 알았지만 고급육 흑우의 사양기술 발전에 힘 기울인 결과, 호주산 수입소와 흑우 소비 비율이 일정해 농가들이 흔들림 없이 경영하고 있다”면서 “어려움이 있겠지만 우선은 고급육에 만들어서 차별화시키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험장에서는 앞으로 흑우 육질이 가장 좋기 때문에 사료효율을 높이는 방목 등 다양한 면에서 좋은 점을 연구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옛날에는 성장기간이 길었지만 지금은 최첨단기술로 생육기간을 줄이고 육질을 더욱 좋게 하는 게 연구과제인 것이다. 흑우 품평회가 국가적인 행사, 지역적인 행사로 나눠 열리고 있다.

▲미야기 흑우축산의 원조인 ‘무중파’ 교잡우 동상. 지역소득을 높여준 역사를 상징하고 있다.

#제주흑한우의 실태

 제주흑한우는 고려시대 이후 조정에 진상하거나 경로잔치와 마을제에 바쳤던 제주토종으로 지난 94년부터 도외반출이 금지되고 있다.

 세종실록에도 제주흑우 고기맛이 좋아서 임금님 생일날과 동지, 정월초하루 등 1년에 3차례 공출되었던 사실이 나타나 있다.

 제주흑돼지가 대량 번식으로 유명한 상품이 됐듯이 제주흑한우 역시 대량번식과 사양기술이 접목된다면 제주의 명품이 될 것이 분명하다.

 제주흑한우는 지난 2002년부터 흑한우 명품단지 육성사업의 추진으로 도내 신례공동목장, 신흥공동목장, 의귀공동목장, 상명공동목장에 입식 육성되고 있으나 도축산진흥원과 난지농업연구소 보유두수를 모두 합쳐도 전체 3백10마리만 사육되고 있을 뿐이어서 아직까지는 브랜드상품이 안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일찍이 흑한우 입식에 도전한 농가들은 1년에 출하량이 손으로 셀만큼 몇 안되는데다 정책결정자의 무관심에 낙심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내 연간 확보되는 수정란은 1백개 남짓이다. 담당연구사는 1명뿐이다. 이에 따라 제주흑한우 명품화를 앞당기려면 선진지역의 대량번식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비롯해 인력과 예산을 확충하여 단기간에 증식목표를 늘려 잡는 것이 절실해지고 있다.

/특별취재팀=한승철·부정호·김명선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물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아 이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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