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레토코 반도 전경.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해 7월 이곳을 생물종다양성의 가치를 인정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 결정했다./사진=시레토코 샤리쵸 제공 세계유산 인증서 원주민 아이누 말로 ‘대지가 끝나는 곳’이라 했다. 시레토코(知床). 2005년 7월 14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더반에서 열린 제29회 세계유산위원회 총회에서 유네스코는 아시아의 ‘시레토코’를 주목했다. 일본 최북단 섬 홋카이도(北海道)의 동북쪽으로 삐죽이 튀어나온 시레코토반도는 일본의 마지막 비경이라 불리는 곳. 오호츠크해와 네무로해협 사이에 자리잡은 이곳은 희귀한 야생동물과 다양한 식물, 겨울의 유빙 등 아직도 옛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고요히 숨쉬고 있다. 유네스코는 시레토코를 세계자연유산의 반열에 올려 놓았다. 취재진이 맨 먼저 도착한 곳은 시레토코 길목에 자리잡은 자연센터. 국립공원의 방문자센터와 같은 곳이다. 우리와 다른 것은 민간기구에서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센터에서 일하는 한 인턴 연구원은 “시레토코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관광객이 많이 늘어 걱정”이라고 한다. ▲시레토코의 오호츠크해. 칼바람이 불어닥치는 오호츠크해는 겨울철 ‘유빙’으로 시레토코의 가치를 더욱 부각시켜 준다. /사진=강시영기자 sykang@hallailbo.co.kr 자연센터에는 대만관광객 수십명이 한꺼번에 밀어닥쳤다. 영상물을 관람하고 기념품판매장에 들른 이들은 세계자연유산 로고와 이름이 박힌 갖가지 기념품들을 비닐봉지 한가득 쇼핑했다. 시레토코반도 안에 있는 두개의 행정기구중 한 곳인 샤리쵸(Shari Town, 斜里町). 제주의 읍·면과 같은 마을이다. 샤리초에서 발행하는 기관지 ‘斜里新聞’의 2005년 10월 15일자 1면 톱기사는 ‘세계유산 등록효과가 극대화되고 있으며 관광객들이 유산등록전에 비해 한달 사이에 17.8%나 늘었다’고 보도했다. 시레토코의 쾌거는 일본인들의 자긍심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세계자연유산은 ‘유일성’과 ‘차별성’ 뿐만 아니라 민관협력, 관리계획 등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고 가치를 인정받아야만 등재가 가능해 시레토코는 ‘준비된 유산’임을 입증했다. ▲세계유산 인증서 야쿠시마는 유명한 애니메이션 ‘원령공주’의 무대가 된 곳으로 이곳의 삼나무를 비롯한 난대원생림이 세계자연유산으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시라카미산지는 ‘너도밤나무 원시림’으로 시레토코는 생물종다양성이 높게 평가됐다. 이들 모두가 인류가 지키고 물려줘야할 유산으로 재평가된 것이다. 이로써 일본은 최남단에서부터 최북단 시레토코에 이르기까지 열도 전역에 걸쳐 세계자연유산을 보유하게 돼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들의 부러움을 샀다. 일본 현지에서 만난 환경성과 홋카이도 시레토코 현지 관리, 자연보호단체들은 무엇보다 장기간에 걸친 체계적인 조사연구와 민관 협력, 일사분란한 조직체계를 시레토코 유산 등재의 일등공신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와 현지 관리당국이 2004년 1월 시레토코반도를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 신청한 직후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반대의견을 보인 주민이 불과 2.1%에 그쳤다는 사실은 특히 주목할만 하다. 일본 환경성과 시레토코 현지 관리, 민간 자연보호단체들은 연간 2백만명에 달하는 시레토코 국내·외 관광객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직후에는 20% 가까이나 급증해 관광객 수용·관리대책을 짜내느라 고민하고 있을 정도다. 현지 여행 전문가들은 시레토코반도가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데 대해 “앞으로 지명도가 더 높아질 것이 당연하고 그에 따라 관광객도 늘 것이므로 자연을 파괴하지 않는 범위에서 관광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현재의 가장 큰 과제”라고 말한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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