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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문미숙 기자 msmoon@hallailbo.co.kr
입력 : 2006. 09.09. 00:00:00


 흔한 게 사랑이라지만 연애담은 늘 남녀의 귀를 솔깃하게 만든다.

 7일 개봉한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은 술집 여자와 고깃집 남자의 질기고 거친, 조금은 특별한 사랑과 이별 이야기다. ‘파이란’의 각본을 썼던 김해곤 작가의 감독 데뷔작이기도 하다.

 어머니의 갈빗집 일을 도우며 사는 영운(김승우)은 그야말로 한량이다. 서른을 넘긴 나이에 가족이 꾸리는 갈빗집에서 돈을 빼돌려 놀러갈 생각뿐이다. 그런 영운에게 어느날 룸살롱 여종업원인 연아(장진영)가 화끈하게 다가온다. 영운에겐 이미 참한 약혼자가 있지만 별 문제될 게 없다. 결혼 따로 연애 따로식으로 대책없는 연애에 빠진다. 그렇게 시작된 연애는 달콤함과는 거리가 먼 싸우고, 사랑하기를 반복하는 시끌벅적한 사랑이지만 4년이나 이어진다.

 그러나 둘의 관계를 알게 된 영운의 어머니는 무작정 영운의 결혼을 서두르고, 영운과 연아에게 이별이란 위기가 닥친다. 영운은 연아가 쳐들어올까봐 결혼식장에 비겁하게 친구들을 보초세우며 결혼한다. 그러나 영운에 대한 사랑을 연아는 멈출 수가 없다. 영운을 잊지 못하는 연아의 사랑은 점점 집착으로 변해간다. 쉽고 가볍게 ‘나 너 한번 꼬셔볼래’로 시작한 연애의 끝은 설랬던 시작만큼 썩 가볍지만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봉착한다.

 영화는 1998년 ‘보고싶은 얼굴’이란 제목으로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공모에 당선된후 8년의 시간이 흐른뒤 영화로 탄생한 작품이다.

 장진영은 악으로 가득찬 술집 여자의 적나라한 연애 풍경을, 김승우 역시 욕먹을 만한 능글능글한 이중적인 캐릭터를 잘 소화해 냈다. 영운의 친구로 등장한 탁재훈, 오달수 등 조연들의 등장도 맛깔스럽다.

 그러나 어쩌면 홍보문구처럼 ‘대책없이 독특한 연애담’이란 느낌도 강하다. 그래서 별 책임도, 부담도 없이 즐기기 위한 장난같은 연애담이 보편적 공감을 얻어내기는 다소 무리가 따를 수도 있다. 18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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