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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좋다
[새영화/무도리]죽음을 둘러싼 휴먼 코미디
/문미숙 기자 msmoon@hallailbo.co.kr
입력 : 2006. 09.23. 00:00:00


 ‘자살’이라는 심각한 사회문제를 재치넘치는 유머로 그려낸 영화 ‘무도리’는 웃음과 눈물이 함께 하는 코믹극이다.

 영화는 인적이 드문 강원도 산골마을 ‘무도리’를 배경으로 한다. 마을주민이라야 30년 넘게 마을에서 살아온 환갑을 넘긴 노인 봉기(박인환), 해구(최주봉), 방연(서희승)과 제정신이 아닌 아이들뿐이다. 마을에서 이들이 하는 일이라곤 감자내기 윷놀이가 전부다.

 이렇게 일상이 별다를 게 없는 마을에 한 젊은이가 자살하는 일이 벌어진다. 방연은 아들이 주워온 유서를 유족들에게 전한 대가로 수백만원을 수중에 넣게 된다. 또 얼마뒤 한 젊은이가 마을에서 자살한다. 뒤이어 낮에도 사람을 홀린다는 마을의 ‘도깨비골’이 자살 사이트에 자살명당이란 소문이 나면서 자살 사이트 동호회원들이 단체로 마을로 몰려오고 을씨년스럽던 마을엔 활기에 넘친다.

 “어차피 죽으러 온 놈들이여. 산 사람들 좀 도와주고 가면 서로 좋은 거지, 뭐” 순박하기만 했던 세 노인은 아예 자살 지원자를 상대로 돈을 벌기 위해 민박사업에 나서고 돈버는 맛에 흠뻑 빠진다.

 그러나 특종을 노리고 마을로 잠입한 방송사에서 해고된 사고뭉치 초보작가 미경(서영희)의 등장으로 할아버지들의 돈버는 계획은 꼬여만간다.

 미경은 얼떨결에 자살지원자들의 정신적 지주로 등극하게 된다. 그리고 생존을 위해 무도리 3인방과 자살지원자들에 맞서며 신·구세대와 남·여 대결을 펼쳐나간다.

 ‘할배판 마파도’라는 홍보 타이틀이 말해주듯 영화는 할머니들의 맹활약으로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던 ‘마파도’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다. 아니 마파도의 5인방 할머니들보다 오히려 한 술 더 뜬다. 3인조 할배는 죽음을 망설이는 젊은이들을 어떻게든 죽음의 벼랑으로 내몰기 위해 묘책짜기에 분주하다.

 하지만 영화는 결론적으로 자살하려는 젊은이들과 노인들, 살려고 무도리에 왔다가 죽음의 위기에 처한 미경의 소동을 통해 소중한 무엇을 깨달아간다. 곁에 있었던 행복을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애타게 찾고 싶었던 행복을 실은 자신이 밀어냈음을 말이다.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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