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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가을로]멈추지 않는 그리움이…
/문미숙 기자 msmoon@hallailbo.co.kr
입력 : 2006. 10.28. 00:00:00


 가을바람을 타고 다가온 영화'가을로'. 사랑하는 이를 사고로 잃고 그 추억을 따라가다 새로운 인연을 맺고 상처를 위로받는 내용으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소재로 삼아 멜로영화로 녹여냈다.

 현우(유지태 분)는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민주(김지수 분)에게 청혼한다. 결혼을 앞두고 행복에 젖어 쇼핑을 함께 하기로 한 두 사람. 그러나 급한 일이 생겨 민주만 백화점에 보낸 현우는 민주가 들어간 백화점 건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민주를 눈앞에서 잃게 된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과 그녀를 왜 잡지 못했는가 하는 죄책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현우. 따뜻한 변호사가 되겠다던 꿈마저 접고 냉철한 검사의 길을 택한다. 그리고 건축비리를 조사하던 현우는 민주가 신혼여행을 가기 위해 준비했던 여행노트를 따라 길을 나서고, 여행길에서 자꾸만 마주치는 세진(엄지원)에게서 민주의 채취를 느끼게 된다.

 세진은 민주와 함께 백화점 붕괴로 매몰됐던 인물로 빛이 없는 어둠에 공포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여행지의 아름다운 풍경덕에 공포감을 조금씩 털어내고, 그 과정에서 현우를 만나 현우의 슬픔과 죄책감을 해소시킨다.

 새로운 인연을 만난 현우도 조금씩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새로운 의욕을 찾아간다.

 '번지점프를 하다' '혈의 누'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대승 감독은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냈다. 어느 순간 우리들이 맞닥뜨릴 수 있는 아픔을 딛고 새 삶을 살아가려는 치유과정을 무리없이 그려낸다.

 자연스럽게 영화에 녹아든 배우들의 연기도 돋보인다. '봄날은 간다' 이후 오랜만에 멜로에 출연한 유지태는 10년전 죽은 연인이 불쑥불쑥 찾아드는 그리움과 고통의 감정을 잘 소화해냈다. 현우와 세진의 여정에 내레이션을 통해 등장하는 민주나 엄지원도 호연을 펼쳤다. 요즘의 분위기를 옮겨놓은 듯한 가을풍경도 매력적이다.

 26일 개봉한 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보였던 작품이기도 하다.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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