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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100년
[희망!제주2007]감귤100년 위기를 기회로/3부:유럽 시장을 가다 (1)재배농가
소비자 기호에 맞는 품종 개발 주력
입력 : 2007. 01.01. 00:00:00
유기농법 보편화·철저한 관리로 품질 정평

생산이력제 등 생산·출하 관리시스템 완벽


○…제주감귤협의회(회장 강희철) 소속 조합장들과 제주도청 관계공무원, 경제출입기자단은 지난 19일부터 26일까지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감귤선진지를 시찰하고 돌아왔다. 오렌지 재배현황을 비롯한 선과장 시설, 도매시장, 수출시장개척 연합조직의 운영실태 등을 4회에 걸쳐 싣는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주 카타니아에서는 유기농법이 보편화됐다. 잡초제거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감귤나무 밑에 무성하게 자란 잡초는 오히려 지력을 증진시켜 고품질의 감귤생산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주=제주도 면적의 4배에 달하는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주 카타니아는 인구 30만명의 소도시이다. 이탈리아내 오렌지 주산지 4곳 중 하나인 카타니아는 여러면에서 제주와 흡사하다.

 화산섬으로 아직도 화산활동이 진행되고 있으며, 기후도 온난하여 감귤을 재배하기에 적합하다. 바람이 별로 없는 관계로 방풍림이 필요없다.

 제주에서는 온주계통의 감귤재배가 주종을 이루지만 시칠리아는 오렌지를 비롯한 감귤, 레몬 등 다양하게 재배하고 있다. 시칠리아에서 생산하는 오렌지 60%는 이탈리아내에서 소비가 이뤄지고 나머지 40%는 인근국가인 유럽 각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카타니아 도로를 따라 양쪽으로 펼쳐진 드넓은 평야에는 감귤원이 즐비하게 조성돼 있다. 재배한지 수십년이 돼 성목이 울창한 감귤원이 있는가 하면 신규로 과원을 조성하는 곳도 간간이 목도됐다. 또 평지 뿐만 아니라 고지대 구릉지에 계단식 감귤원도 조성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카타니아 오렌지 재배의 특징은 한마디로 친환경농법이다. 1년에 한번 밖에 농약을 치지 않고 감귤원에 잡초제거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등 유기농법이 보편화돼 있었다.

 특히 카타니아는 봄부터 여름까지 강우량이 적은 관계로 대규모의 인공호수를 만들어 감귤원과 연결, 관수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12월말인데도 오렌지를 수확하지 않는 감귤원이 많은 것은 생산량의 60%를 자국에서 소비하기 때문에 홍수출하 없이 자연스럽게 물량조절이 이뤄지고 있다.

 오란 프리저가 경영하고 있는 까르미토 농장. 재배면적이 1백40㏊에 이를 정도로 카타니아 오렌지 재배는 대농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이 농장의 운영원칙은 생산에서부터 출하까지 철저한 관리시스템이다. 광활한 농장을 구역별로 나눠 재배품종을 비롯한 재배면적, 수간거리, 수령, 묘목을 들여온 지역, 나무그루수, 살포농약, 수확자, 선별자, 포장자, 사용한 농기계 등 일목요연하게 지도와 도표로 작성, 전산화시켰다. 누가 보더라도 감귤원의 상세한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했다.

 또 이 농장은 철저하게 생산이력제를 시행하고 있다. 재배에서부터 수확, 선별, 포장, 출하에 대한 정보를 농장 구역별로 정보화하여 문제발생시 역추적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 농장에서 생산한 오렌지는 유럽의회에서 품질을 인증, 마크를 수여했다.

 농장 관리인 벨라르리다 아르피오씨는 "카타니아 오렌지 재배의 특징은 농약을 적게 쓰고 잡초제거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법에 있다"면서 "고품질의 오렌지는 감귤원에 자생하는 잡초가 자연스럽게 나고 퇴비가 되어 지렁이가 살아 숨쉬는 토양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스페인 발렌시아산 오렌지는 품질이 우수하기로 정평이 나있다. 3대째 감귤농사를 짓고 있는 비센데씨가 농장을 찾은 방문단에게 감귤재배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스페인 발렌시아=스페인 발렌시아산 오렌지는 세계 명품오렌지 중 하나로 꼽힌다. 시민들의 오렌지에 대한 애정과 자긍심은 대단하다. 시가지 곳곳은 가로수가 감귤나무로 식재돼 있다.

 붉은색의 오렌지가 주렁주렁 매달린 감귤나무 가로수를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하는 관광객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시민들은 오렌지를 국민과일로 여기는 만큼 상가 뿐만 아니라 집안 정원에 오렌지나무 3~4그루를 심어 정원수로 가꾸는 것은 기본이다.

 이탈리아와는 달리 발렌시아는 감귤원 정비가 비교적 잘돼 있었다. 바람이 세지 않아 방풍림을 조성하지 않은 것은 이탈리아와 같았지만 수간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해 바둑판 모형의 감귤원 조성이 특이했다. 수간거리가 넓은 관계로 제주지역에서 이뤄지는 간벌이나 열매솎기는 하지 않고 있다. 특히 감귤원 잡초를 깨끗이 제거하고 있어 이탈리아와 대조를 보였다.

 3대째 감귤재배를 하고 있는 비센데씨(48). 6만㎡에 만다린을 재배하고 있는 비센데씨는 감귤의 완숙정도를 감안해 세번에 걸쳐 수확하고 있다. 겨울철에도 6~7도의 온도가 유지되기 때문에 감귤색깔을 보면서 완숙과를 정전가위로 따고 있다.

 수확이 다 끝난 봄철에는 전문가에 의뢰해 가지치기를 해준다. 햇빛이 잘 들고 통풍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나무 중앙부분부터 가지치기를 해주고 있다. 농약은 제주지역처럼 1년에 3~4차례 살포하고 있다.

 비센데씨는 해거리 현상이 없는 이유에 대해 "감귤나무도 사람처럼 골격이 중요하다"면서 "감귤이 제색깔 날때 신속하게 따줌으로써 수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농장에서 출하하는 상품용은 6㎏당 6천6백원으로 높은 가격에 출하되고 있다. 주스용으로 출하하고 있는 비상품 감귤은 12㎏당 3천9백원. 이 곳에서 출하한 감귤은 인근 선과장에서 세척한 후 왁스처리를 하여 시장으로 보내지고 있다.

 발렌시아 오렌지가 명성을 얻고 있는 것은 일조량이 풍부하여 당도가 높고 산도가 낮은 고품질의 오렌지를 생산할 수 있는 천혜의 기후조건에다 지속적인 품종개량,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품종개발의 합작품이다.

 이 곳의 오렌지는 제주처럼 감귤크기에 따라 가격차이가 나는 것이 아니라 각국의 소비패턴에 맞춘 감귤출하로 고가를 유지하고 있다.

/고대용기자 dyko@hallailbo.co.kr

[김종석 위미농협 조합장 견학기]"과학영농법 정착 실감…우리도 경쟁력 키워야"

 이탈리아 시칠리아주 카타니아지역 오렌지 재배면적을 보면서 한마디로 놀랐다. 드넓은 평야에 끝없이 펼쳐진 감귤원은 마치 감귤바다를 연상케 했다.

 까르미토 농장을 방문했을 때 농장주 1명이 1백40㏊를 재배하는 것도 놀랐지만 생산에서부터 출하까지 철저한 시스템에 의해 운영되는 것을 보고 과학영농이 정착됐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농장을 구역별로 나눠 면적, 품종, 나무수, 살포농약, 수확자, 선별자, 포장자 등 모든 정보를 체계화하여 관리하는 것을 보면서 감귤재배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또 농약을 연간 한번만 살포하고 잡초제거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법과 생산이력제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고품질의 감귤 생산에 주력하고 있었다. 시칠리아에서만 생산된다는 붉은색 오렌지는 외피만 붉은색을 띨뿐 별다른 사항은 없었다. 특이한 것은 붉은색 오렌지로 주스를 생산, 일본에 수출한다는 점이다. 제주지역 온주계통도 완숙된 감귤을 가공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였다.

 스페인 발렌시아 캄포 아모바이 감귤농장은 2만5천평의 규모에 여러종류의 감귤을 혼합재배하고 있었다. 과수간 식재거리는 5~6m로 과원정비가 잘돼 있었다. 감귤을 실어날을 수 있는 트럭운행 통로와 일조를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공간확보가 돼 있었다. 20년 됐다는 나무는 평지에 식재돼 있었지만 11년전부터 이랑재배를 한다는 것으로 미뤄 품질향상을 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 같았다. 만다린 계통의 감귤은 당도가 높고 산이 없어 고품질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번 연수에서 종합적으로 느낀 것은 견학한 농가들이 유럽 전체의 중간정도의 위치에 있는 농가라면 제주감귤농가들도 생산이력제 시행, 토양검증에 의한 시비, 토양피복 등 품질향상을 위해 조금 더 심혈을 기울인다면 유럽의 감귤이 수입되더라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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