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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기자 사기 저하 '매우 심각'
윤철수 대표기자, '지역신문 기자와 지역 언론' 세미나서 지적
최낙진 교수 "독자들로부터 외면 받아 자긍심 상실 이직 속출"
강봄 기자 bkang@hallailbo.co.kr
입력 : 2007. 06.01. 14:44:53

도내 기자 사기 저하 '매우 심각'

제주지역 일간신문 기자들의 '사기 저하'가 '매우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오후 2시 제주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지역신문 기자와 지역 언론' 세미나에서 윤철수 미디어제주 대표기자는 '지역신문 기자들은 어떠한 기자가 되어가고 있는가'라는 주제발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르면 도내 기자들의 직업 정체성 마저 흔들리면서 '이직 또는 전직'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사기저하의 주된 원인은 ▷열악한 임금 체계 ▷경영 악화 ▷장래 불안 ▷인력 감소 등에 따른 업무 하중 등으로 나타났다.

입사초기 기자 정신이 경제적 생활고 등에 파묻히면서 점차 '샐러리맨화' 돼 가고 있고, 이직이나 전직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상황에 빠지게 된 것.

1일 오후 2시 제주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지역신문 기자와 지역 언론' 세미나에서 윤철수 미디어제주 대표기자는 '지역신문 기자들은 어떠한 기자가 되어가고 있는가'라는 주제발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사진=강봄기자

# 저널리즘 보다 경제적 문제 먼저 고려

윤 대표기자는 일선 기자들이 왜 이러한 위기에 처했는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첫째, IMF 외환위기 이후 각 신문사마다 인력이 감소됐음에도 불구, 적절한 인력수급이 이뤄지지 않아 업무 하중으로 이어졌다고 제기했다.

둘째, 편집국 인력 부족으로 인해 교열부와 편집부의 전문적 인력이 적절히 배치되지 않고, 취재부의 출입처 배정에도 인력난이 겹치면서 전문성 개발 기회 및 교육 기회 등이 줄어들었다.

셋째, 경영 악화 등으로 인한 저임금 등 생활고를 겪게 되면서 저널리즘 보다는 경제적 문제를 먼저 고민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기자들의 현주소는 기자 의식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나, 96%에 이르는 응답자가 '이직 또는 전직'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만 보더라도 그 심각성이 보통 수준을 넘어섰다고 윤 기자는 밝혔다.

이러한 사유 등으로 인해 자신의 장래에 대한 비전이라고 할 수 있는 '노후 준비' 만족도 결과는 '평생 직업인'으로서의 자긍심을 갖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고 윤 기자는 제시했다.

윤 기자는 이같은 문제의 개선방안에 대해 ▷턱 없이 낮은 임금 체계의 개선 ▷안정적 인력확보 ▷체계적인 기자교육 등을 밝혔다.

최낙진 제주대 교수(언론홍보학과)는 '지역신문 기자들의 전직, 전업의 이동경로'에 대한 주제발표에서 현재 제주지역 저널리즘의 위기는 '독자의 이탈'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독자 이탈' 막는 것

이어 최낙진 제주대 교수(언론홍보학과)는 '지역신문 기자들의 전직, 전업의 이동경로'에 대한 주제발표에서 현재 제주지역 저널리즘의 위기는 '독자의 이탈'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독자의 이탈은 구독료의 수입 감소와 광고 수입의 감소로 이어진다며, 이는 신문에서의 판매.광고시장의 위축은 저널리즘의 붕괴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제주지역 신문기자들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독자들의 이탈을 막는 것이며, 당위적.의례적 처방이라 할 수 있지만 언론인들은 독자들을 다시 신문으로 끌어들이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신문기자들이 어떤 고민을 얼마나 진지하게 했는지 뒤돌아봐야 한다며, 이러한 자세를 다시 회복하는 게 제주지역신문을 살릴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처방전이라고 제시했다.

또 최 교수는 신문기자가 이직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고 했다.

첫째는 가장 본질적인 것으로, 신문이 독자들에게 외면 받음으로써 언론인으로서의 자긍심을 상실해 이직하는 경우다.

최 교수는 대부분의 기자들은 지사(志士)적 기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갖은 어려움에도 독자들의 성원만 있다면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둘째는 신문사의 경영상태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 등으로 불가피하게 신문사를 떠날 수밖에 없는 경우다.

최 교수는 이외에도 '테크놀로지 결정론'처럼 새로운 매체의 출현에 따른 비전을 세워 이직을 하기도 하나, 앞서 제기한 것을 넘어설 수 있는 큰 요인은 아니라고 했다.

# 시민저널리즘-지역 언론 접목은 '실험중'

한편 김은규 성공회대 연구위원은 '시민저널리즘과 지역신문'이란 주제발표에서 시민저널리즘과 지역 언론의 접목은 현재 실험적이며 과정적 단계라고 밝혔다.

김 위원은 이를 위해 한국적 현실에 맞는 지역적 시민네트워크 구축, 지역 공동체 의식 강화, 시민저널리즘의 실행을 위한 관련 기구 및 기금의 확보, 시민적 숙의에 대한 언론인들의 인식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이러한 부분의 활성화를 위한 언론계 및 학계의 논의 역시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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