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일출봉 세계유산 26곳 화산지형 위치.13곳이 화산특질로 등재 IUCN, 제주 용암동굴 규모.질.접근성 등 세계최고 수준 세계유산위원회에 등재권고…추가확산 가능성도 고려 '세계문화 및 자연유산 보호협약'의 자문기구인 IUCN(세계자연보전연맹)의 등재권고 리포트는 제주도에 대한 자신들의 지지의사를 밝힌 것으로 등재에 결정적이다. 세계유산위원회는 IUCN의 권고안을 토대로 21개 위원국들의 심의 및 토론을 거쳐 최종 등재 여부를 결정한다. 그 결정의 순간이 바로 27일로 예정돼 있다. IUCN의 리포트는 핵심사항인 등재여부에 대한 권고안을 비롯해 등재 후 지속적으로 실행에 옮길 주문내용까지 포괄적으로 담고 있다. 이 때문에 리포트는 향후 보호·관리 등에 대한 해당국의 정부·지자체·시민사회 등의 역할에 대한 구속력의 의미까지 내포된 일종의 지침서나 다름없다는 점에서도 중요성을 갖는다.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대한 IUCN의 리포트는 모두 21쪽 분량으로 돼 있다. 세계유산위원회에 제출되는 IUCN의 리포트는 관례적인 양식을 토대로 기술하면서 매우 엄격하고도 간결·명료하게 유산 후보지에 대해 평가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제주 유산지구에 대한 보고서도 이같은 원칙을 그대로 적용하면서 결론적으로 세계유산위원회에 강력한 내용의 등재권고 의견을 냈다. 리포트는 작은 제목으로 분류해 ▷신청문서 ▷자연적 가치의 요약 ▷다른 지역과의 비교 ▷법적지위·경계·관리·위협요소 및 인간에 의한 이용 현황 등 원형보존성 ▷연속유산으로서의 접근 정당성·화산유산의 등재 신청 등 기타의견 ▷등재기준의 적용 ▷권고사항 등 모두 7개 분야로 나눠 기술하고 있다. IUCN의 리포트 원문을 인용, 핵심내용을 간추린다. 만장굴. #자연적 가치의 요약 등재 신청한 제주 화산섬 및 용암동굴 지역의 면적은 1만8천8백46ha로 섬 전체의 10.3%에 해당한다. 등재 신청 유산은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성산일출봉 등 핵심지역 세곳과 이들 지역을 둘러싸고 있는 완충지역으로 구성된 연속유산(serial property)이다. 연속유산으로 함께 등재된 이들 세 지역은 전체적으로 대륙지각판 열점에서 발생한 현무암질 순상화산의 단일 기원과 분출 특성을 완벽하게 보여주는 핵심지형이라 할 수 있다. #다른 지역과의 비교 제주도는 대륙판에 형성된 대규모 순상화산으로 안정된 대륙지각판의 연변에 위치한 해양 환경의 열점에 화산이 형성된 특이한 경우다. 따라서 지질 및 환경측면에서 제주도 화산지형은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경우라 할 수 있다. 성산일출봉은 파도에 의해 그 외부 구조 대부분이 침식되면서 내부 구조 및 지층이 절벽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할 수 있다. 다른 곳에서는 불가능한 방식으로 침식 작용의 이해를 돕는다. 아이슬란드의 슈르체이 섬의 경우 생성 연대가 얼마되지 않았고(40년), 아직 중심부를 드러낼 정도로 절단되지 않아 이러한 특성을 보여주지 못한다. 그 유명한 하와이 다이아몬드 헤드 응회환 또한 단면이 노출되어 있지 않다. 이 외에 세계적으로 중요성을 갖는 일본, 케냐, 멕시코, 필리핀의 응회환은 아직도 활동상태인 반면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이탈리아의 응회환은 자연 및 인간 활동에 의해 그 상태가 상당히 악화되었다. 용천굴. 검토자 대부분이 강조했듯이 제주도의 가장 중요한 특질은 용암동굴이다.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의 동굴들은 그 길이나 양적 규모, 복잡한 통로 구조, 동굴 내부의 용암지형이 잘 보존되고 있다. 다양한 장관을 이루는 탄산염 2차 생성물, 접근 용이성, 그리고 이들의 과학 및 교육적 가치가 크다는 점에서 세계적 중요성을 갖는 것으로 여겨진다. 세계 다른 지역에도 길이나 양적 측면에서 제주도 용암동굴에 필적하는 것들이 있으나 이들은 보호수준이나 접근성, 훼손도 측면에서, 혹은 형성 내지 보존도 측면에서 많이 뒤떨어진다. 거문오름 용암동굴계가 세계적 중요성 및 특이성을 띠는 또 다른 이유는 탄산염 침적물과 동굴을 장식하고 있는 내부 미(美)지형이다. 현재 등재된 8백30곳의 세계유산 중 최소 26곳이 화산지형에 위치해 있다. 이 가운데 미국 엘로우스톤국립공원, 러시아 캄차카화산, 콩고 비룽가국립공원, 뉴질랜드 통가리로국립공원, 에콰도르 상가이국립공원, 미국 하와이화산국립공원, 호주 허드 앤 맥도날드제도, 에콰도르 갈라파고스제도, 이탈리아 에올리에제도 등 13개 유산이 화산지형의 특질 및 생성과정을 보여주는 것을 이유로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하와이화산국립공원에도 용암동굴이 여러 개 있으나 전체적인 규모나 질, 접근성 측면에서 모두 제주도에 필적한 만한 것이 못된다. 캄차카 및 갈라파고스제도의 순상화산은 규모가 더 작고 용암동굴 등의 부차적 지형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 갈라파고스제도와 허드 앤 맥도날드제도에도 소수의 용암동굴이 알려져 있기는 하나 길이도 상대적으로 짧아 중요도가 떨어진다. 세계유산위원회 자문기구인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의 폴 리처드 딩월(Paul Richard Dingwall) 상임고문 겸 자문관이 지난해 10월16일 성산일출봉을 둘러 보던 모습. #원형 보존성 법적 지위와 관련, 후보 유산에 포함된 모든 지역을 적용 대상으로 하는 강력한 법적 보호장치가 마련돼 있다. 그 중 기장 기본이 되는 법은 중앙정부 소속의 문화재청이 집행하는 '문화재보호법'이다. 동 법은 후보유산 내 핵심지역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함으로써 절대적 보호 기제를 제공하고 있다. 후보 유산의 생물다양성 측면에서도 상당한 가치가 있을 수 있다고 보는 검토자가 있었다. 이러한 생물학적 가치는 제주도생물권보전지역 내에서 인정되며, 세계유산이라는 맥락 내에서 관리가 이루어진다면 이들 동식물의 보호가 한층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관리 후보 유산에 대한 관리정책 및 규정은 국제 기준에 상응하는 모범적 사례로 평가되었다. 2006년 현재 등재신청 유산에 대한 전체 관리 예산은 대략 1백억원 규모이며 향후 5년간 대폭적 예산 증가가 계획돼 있다. 총 7백65억원의 예산을 배정할 계획이다. IUCN은 후보 유산의 관리가 체약국이 풀어야 할 가장 어려운 과제라 생각한다. 또한 관리 역량 및 예산을 장기적 차원에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기타 의견 제주도 내 세계유산 프로그램에 대한 일반의 인식 및 등재신청에 대한 지지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전임 국무총리가 위원장을 맡고 정부관료 및 대사, 언론사 사장, 여행업계 등의 사업가를 포함해 총 25명으로 구성된 홍보위원회가 인식 제고 및 홍보활동을 펼쳤다. 이는 세계유산협약에 대한 시민사회의 참여를 보여준 탁월한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제주자연유산 등재를 위해 서명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 연속유산으로 신청된 후보 유산을 평가할 때 종합적으로 이들 세 지역은 제주 화산의 기원 및 진화 과정을 완벽하게 보여주는 일관적이며 상호 연관된 단일 연속 유산이다. #권고사항 IUCN은 대한민국이 등재 신청한 제주 화산섬 및 용암동굴을 등재기준 '7' 및 '8'에 의거, 세계유산목록에 등재할 것을 권고한다. IUCN은 또한 해당 체약국이 등재 신청을 위해 수행한 비교 연구가 훌륭했다는 점과, 등재신청과 관련해 모든 주요 이해관계자로부터 폭 넓은 지지 및 헌신을 이끌어낸 점에 대해 세계유산위원회가 체약국을 높이 평가해 줄 것을 권고한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더 나아가 체약국이 유네스코 MAB 프로그램(생물권보전지역 관리)하에 생물권보전지역을 설정한 점 또한 칭찬해 줄 수 있을 것이다. IUCN은 또한 체약국이 다음 사항을 수행하도록 권고하는 바이다. 등재 신청 유산지역 내에 위치한 사유지 매입을 조속히 추진하고 등재 신청 유산지역을 방문하는 많은 수의 탐방객과 그와 관련하여 발생하는 상업활동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것을 권고한다. 지상에서의 경작 활동이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의 지하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완충지대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과 현 후보 유산에 포함된 지역보다 더 넓은 지역에 위치한 주요 화산지형 및 제주도의 생물다양성 가치를 관리하는 데 더욱 주위를 기울일 것을 권고한다. 또 제주도의 다른 주요 화산동굴계 및 화산지형까지 등재신청 유산 범위를 확대하는 가능성을 고려해 볼 것도 권고한다.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강시영기자 sykang@hallailbo.co.kr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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