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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세계유산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도 세계유산 반열
입력 : 2007. 06.29. 14:43:30
세계유산위원회 화제 만발·스위스 포도재배지도 문화유산에

나미비아 최초 세계유산 '감격'… 오만 자연유산은 첫 박탈

중국 '세계유산 보존 엉망' 망신살… 세계최다 보유국 무색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강시영기자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열리고 있는 제31차 세계유산위원회는 갖가지 화제를 뿌리고 있다. 특히 중국은 스페인 등과 더불어 세계 최다 세계유산 보유국임에도 관리 부실로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번 회의에서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와 스위스의 포도 재배지를 신규 문화유산으로 등재키로 결정해 화제가 되고 있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카탈루나 음악궁전(Palau de la Musica Catalana, 1997년 등재)과 함께 음악 공연장으로는 10년만에 두번째로 세계문화유산에 올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선정위원회 측은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는) 위대한 예술적 기념비이자 아이콘"이라며 "20세기 후반의 건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과감하고도 예언자적인 실험"이라고 평가했다.

1973년에 덴마크 출신의 건축가 외른 우슨(89)의 설계로 개관한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중 가장 최근에 지어진 건물로 꼽힌다. 전문가들과 언론에 따르면 건축가가 아직 생존해 있는 경우는 브라질의 수도 브라질리아를 설계한 오스카 니메이어(Oscar Neimeyer)에 이어 두번째다. 오렌지를 잘라 놓은 듯한 모양에다 돛배를 연상케 하는 지붕으로 시드니와 호주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20세기 10대 건축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스위스의 신규 문화유산은 보 칸톤내 로잔과 브베 사이에 레망 호숫가를 따라 계단 식으로 조성된 포도 재배지이다. 30㏊ 규모의 라보 포도 재배지는 대부분 약 8백년전 수도승들에 의해 만들어 졌으며, 데잘레, 칼라멩을 비롯한 유명한 스위스 와인들을 생산해 내고 있다. 앞서 스위스는 베른의 고도시(1983), 생 갈렌의 수도원(1983), 벨린초나의 성곽(2000) 등이 세계유산에 등재된 바 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번에 또 이미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돼 있는 융프라우-알레츠-비츠호른을 잇는 알프스 고지대의 규모를 종전의 5백39㎢에서 8백24㎢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 밖에 '프랑스 와인의 수도' 보르도, 나미비아의 암석 조각, 그리스의 고대도시 코르푸, 동부 보스니아 비제그라드의 메흐메드 파사 소콜로비치 다리, 캐나다 수도 오타와의 리도 운하도 문화유산으로 최종 선정됐다.

이 가운데 나미비아 최초의 유네스코 유산이 된 트위펠폰테인 지역은 2천 건 이상의 동물 및 발자국 조각이 있는 아프리카 최대의 암석 조각 집중 지역 중 하나다.

○…이번 31차 세계유산위원회의 핵심의제는 단연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World Heritage in Danger)'에 대한 논의와 결정이다. 이 때문에 세계유산 등재 심의 일정이 순연되기도 했다.

오만의 자연공원인 아라비아 영양 보호구역.

오만의 자연공원인 아라비아 영양 보호구역은 오만 정부가 보호구역의 90%를 없애는 바람에 이번에 위원국들이 투표까지 벌이는 격렬한 논의끝에 세계유산 목록에서 제외됐다. 유네스코가 35년 전인 지난 1972년 세계유산 등재를 시작한 이래 자격을 박탈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도 세계최다 세계유산 보유국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보존관리 소홀로 표적이 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자금성과 이화원, 만리장성, 포탈라궁 등 중국의 세계유산 6곳에 대한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와 중국 정부를 곤혹스럽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 관계자들이 해명하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는 전언이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들 지역에 대한 보호 대책을 촉구하며, 이들 세계유산을 보존이 시급한 위험지역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환경운동가들은 "유네스코의 압박이 세계유산 보호에 대한 중국의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실제 이번 회의에서 1978년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 제도를 위기지역으로 분류했다.

이에따라 회의에 참가중인 우리나라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최초로 자연유산에 등재된 제주지역도 보존관리에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네스코는 세계유산을 정기적으로 점검해 심각한 훼손이 발생했거나 우려될 경우 위험(위기)지역으로 분류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위험지역으로 지정되면 출입 제한 등의 긴급 조처가 취해진다. 자연재해나 약탈, 환경오염 등의 이유로 위기지역으로 분류된 세계유산은 현재 31곳에 이른다.

/강시영기자 sykang@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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