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열린 의사가요대전 예선에서 1위를 거머쥔 한라병원 의사 락밴드 'D-5'는 음악적 감성으로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파하는 예술가형 의사들이다. /사진=이승철기자 sclee@hallailbo.co.kr 의사가요대전 예선 1위 결선 진출권 따내 "음악적 감성으로 환자들 치료에 큰 도움" 제주지역에 음악을 하는 의사 5인방이 떴다. 음악은 '의사소통'의 또다른 수단이다. 원래 의사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 외에 의술이라는 걸출한 의사소통 수단까지도 구사하는 직업군이다. 그런 의사들이 음악까지 겸비했으니 그들에게 치료를 받는 환자라면 설사 불치병을 앓고 있다 할지라도 완치에 대한 믿음이 더욱 커질 것 같다. 한라병원에 의사 락밴드가 결성된 과정은 '공포의 외인구단' 처럼 멤버들이 하나둘씩 고립된 섬에 집결하는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방불케 한다.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 직전 간부수련회에서 의료기관의 사회봉사활동 방안을 모색하던 중 박효원 위장관외과 과장(42)이 먼저 운을 뗐다. 계명대 의과대 재학 시절 학생들로 구성된 그룹사운드의 보컬을 맡았던 경험을 살려 "음악을 잘하면 환자도 잘 돌볼 수 있다는 걸 입증하려고 시작했다"는 다분히 객기 섞인 이유로 탄생됐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혈관이식외과를 개설할 필요성을 느꼈던 병원은 한달전 구자현 이식혈관외과 과장(39)을 영입한 터였다. 기타를 맡고 있는 구 과장은 박 과장의 대학 그룹사운드 후배다. 올해 3월에 새로운 간담췌외과 과장으로 명함을 내민 최태용 과장은 대학 시절 노래패 출신이다. 드럼 연주자로 안성맞춤이었다. 이 세명이 밴드 결성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시작했더니 이외로 일은 술술 풀렸다. 송하헌 핵의학과 과장(45)이 1년 전부터 피아노 개인 교습을 받은 경력이 드러나(?) 키보드 주자를 맡게 된 것. 중·고등학교 시절 클래식기타 마니아였다는 정보가 입수된 배진성 마취통증의학과 과장(43)은 베이스기타를 연주해달라는 제안을 물리칠 수 없었다. 멤버들은 의사(Doctor) 5명으로 시작된 그룹의 탄생 배경에서 'D-5'라고 명명했다. 전국의 동일병원내에서 의사 락밴드가 결성된 것은 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그룹이 결성되고 보니 공교롭게도 모두 외과의사였다. 게다가 키보드 연주에 새로이 가세한 간호사 천영미씨(23) 역시 외과의사들과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수술실 간호사다. 직업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음악으로 풀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을 만도 했다. 병원에서 지원해준 돈과 자체 경비로 연습실과 악기를 마련해 연습하며 음악으로 사회봉사활동 방안을 찾던 이들에게 '제2회 한국의사 가요대전 아스트릭스 가요제' 개최 소식이 들려왔다. 그룹 부활의 'Lonely Night'를 선곡한 이들은 대회 한달전부터 거의 매일 연습을 거듭했다. 멤버들 모두 공식적인 대회에는 단 한번도 참가한 적이 없는지라 무대에 올라가니 멜로디가 빨라지고 음정이 불안해지는 문제가 나타났다. 하지만 D-5는 유일한 락밴드로 참가한 지난 7월 21일 열린 예선전에서 당당히 1위에 올라 결선 진출권을 거머쥐고 오는 18일 서울에서 열리는 결선을 위해 맹연습에 몰입해 있다. "사실 우리들이 음악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의사로서 진료를 하면서 동시에 사회봉사도 실천하기 위한 것"이라는 그룹 D-5는 "음악적인 감성이 환자들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번 의사가요대전 결선과 무관하게 올 연말이나 내년초에 D-5가 계획하고 있는 단독 자선콘서트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D-5는 콘서트를 통해 얻는 수익금을 기부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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