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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이 곧 재산'인 사회랍니다
(22) 왜 신용이 중요한가요
고대용 기자
입력 : 2007. 10.17. 00:00:00
기업이나 나라도 거래하려면 신용이 중요
신용있는 사람만 신용카드 사용할 수 있어
> 공동 기획<
제주대서비스경영인력양성사업단
농협제주지역본부


# 신용을 잃으면 친구도 잃을 수 있다



수업을 마친 몽생이가 씩씩거리며 집으로 돌아오자 어머니께서 걱정 어린 표정으로 물어본다.

"몽생아,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니?" "나 오늘부터 내 짝이랑 친구 안할래요."

"어제까지는 짝이 좋다고 하더니 왜 그새 마음이 변했어?" "내 짝한테 돈 1천원을 꿔줬거든요. 그런데 약속한 날이 일주일이나 지났는데도 아직 안 갚잖았요. 그래서 내 돈 돌려달라고 했더니 무작정 돈이 없다며 더 기다리래요. 그래서 싸웠어요."

여러분도 이런 일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살다보면 갑자기 돈이 필요해서 어쩔 수 없이 돈을 빌려야 할 때가 있다. 그래서 돈을 빌렸다면 반드시 약속한 날짜에 갚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약속을 지키지 않는 믿을 수 없는 사람이 된다. 이런 사람을 '신용이 없는 사람'이라고 한다.

신용이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히면 다음에 돈을 빌리고 싶을 때 아무도 돈을 빌려주려고 하지 않는다. 또 몽생이의 경우처럼 친한 친구도 잃어버릴 수 있다. 돈 때문에 친구와 사이가 나빠진다면 얼마나 슬픈 일인가.

빚진 돈을 제때 갚지 못하면 신용이 좋지 않은 사람이 된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친구뿐 아니라 가족까지 잃어버리는 비극을 겪고 있다. 그래서 '신용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말까지 있다. 그만큼 신용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현대사회는 '신용사회'라고도 한다. 신용사회란 신용을 이용해 물건을 사고 팔 수 있고 신용으로 돈을 빌릴 수 있는 사회를 말한다. 은행은 손님의 신용이 좋고 나쁜 정도에 따라 등급을 나눈다. 신용이 나쁜 사람으로 분류되면 돈이 필요해지더라도 은행에서 돈을 대출받기가 어렵고, 다행히 대출을 받더라도 신용이 좋은 사람보다 이자를 더 많이 내야 한다.

신용은 기업에게도 중요하다. 신용이 나쁜 기업은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렵거나 돈을 빌릴 때 높은 이자율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하기 힘들어진다.

국제사회에서는 나라에 대해서도 신용등급을 매기기 때문에 신용은 나라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만약 우리나라의 신용이 나빠지면 다른 나라가 우리와 거래하는 것을 꺼리게 된다. IMF 경제위기 때 우리나라는 신용등급이 크게 떨어져 고통을 겪은 적이 있다. 그 이후 우리 국민 모두 꾸준히 노력한 결과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은 점차 회복되고 있다.



# 신용카드는 공짜가 아니다



신용카드가 있으면 주머니에 많은 돈을 갖고 다니지 않아도 되므로 매우 편리하다. 또 당장 돈이 없어도 신용카드를 가지고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다.

신용카드는 이렇게 좋기만 한 것일까? 그리고 신용카드만 있으면 물건을 공짜로 살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신용카드로 물건을 살 때 지금 당장은 돈을 내지 않아도 되지만 보통은 한달 정도 지난 후에 갚아야 한다. 따라서 신용카드는 물건을 공짜로 사는 것이 아니라 빚을 지고 외상으로 사는 것이다.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순간 '나는 빚을 졌다' 또는 '한달 후에 돈을 갚겠다'고 서명하는 셈이다. 정해진 날짜에 돈을 내지 못하면 그 대가로 연체이자가 추가 되어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 또 대부분의 신용카드는 일년에 한번씩 연회비를 내고 사용해야 한다.

어떤 사람은 신용카드가 있으면 당장 돈이 없어도 물건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잘 따지지 않고 충동적으로 구매한다. 오죽하면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는 속담까지 있겠는가. 이들은 돈을 갚아야 할 때가 되면 '내가 왜 이렇게 많이 썼지?' 하면서 후회하게 된다. 분수에 넘치는 소비를 해서 돈을 갚지 못하면 결국 신용을 잃게 된다.

이처럼 신용카드는 좋은 점도 있지만 나쁜 점도 있다. 우리가 신용카드를 잘 쓰면 그만큼 혜택을 얻을 수 있지만 잘못 쓰면 독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신용카드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만이 사용해야 한다. 또 갚을 능력이 있는 신용 있는 사람만이 사용해야 한다.

/고대용·문미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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