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은 비무장지대다. 아무나 출입할 수 없고, 누구도 무장할 수 없는 중립지대다. 그러나 실제로는 비무장지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중무장지대로 변한 지 오래된, 남과 북 양측의 실질적 경계선으로 자리 잡아왔다. DMZ은 남과 북이 서로 대치하며 긴장이 감도는 역사의 현장이지만, 생명들은 하나둘씩 자리를 잡아 놀랍도록 건강한 터전을 일구고 있다. 이동이 자유로운 철새들이 철마다 둥지를 틀고, 남북의 철조망에 갇힌 들짐승들은 어떠한 방해도 받지 않고 자유를 구가하며 번식하고 있다. 이런 DMZ의 역사적·공간적·생태적 의미를 담은 책이 나왔다. MBC 창사특집 자연 다큐멘터리 'DMZ는 살아있다'다. 최삼규 프로듀서가 기획했고 최양현진이 글을 썼다. 책에 나온 사진은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염기원씨가 찍었다. 이 책은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금단의 땅'에서 날씨를 좌우하는 하늘과, 제멋대로 산천을 헤메는 동물과, 찍는 사람들이 혼연일체로 탄생된 자연 다큐멘터리 내용에 DMZ를 바라보는 역사인식, 문단된 남과 북에 대한 우리의 고뇌, 세계 유일의 비무장지대를 세계에 알리고픈 욕심을 담아 1년의 기획·취재·집필 과정을 거쳐 재탄생했다. 자연 다큐멘터리는 세계 야생동물 영상제인 원플래닛 어워드(One-Planet Award) 시카고 국제TV페스티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DMZ는 인간이 만든 하나의 신기루가 아니라 수 천년 그 땅을 지켜온 사람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알알이 엉긴, 생명의 땅으로 복원돼야 하는 역사의 현장이다. 'DMZ는 살아있다'에는 세계 유일무이한 자원인 비무장지대의 강인한 생명들이 사시사철 변화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가득 담겨져 있다. 또 비무장지대 속에 잠들어 있는 역사적 유적을 발견하고, 그곳을 흘러온 시간의 의미도 담아내고 있다. 자연과 자유. 1만5천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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