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고등학교의 논술교육은 방과후학교, 독서논술 시간, 자체 논술경시대회 등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방과후학교…자료제시-강의-토론-실전順 독서논술…전문지 배부 요약·정리형식 자체 대회…'실전감각' 높이기 오현고등학교(교장 백광익)의 논술교육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첫째는 '방과후학교 논술수업'이다. 매주 수요일 오후 4시 30분부터 6시까지 90분간 이루어지는데, 학기당 12강좌가 계획돼 있다. 국어과, 사회과, 과학과, 예체능과 교사 12명이 강사로 참여하고 있다. 1학년 2개학급, 2학년 3개 학급으로 편성돼 총 5개 학급에 1백40명이 방과후학교 논술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강좌는 학기 초에 학생들에게 미리 강의 계획서를 나눠주고, 수강을 희망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편성하고 있다. 수업을 담당하는 교사는 자신의 전문분야의 전공지식과 시사교양적인 내용을 접목, 그에 따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사별로 강의내용이나 과목특성에 따른 수업형태가 다르지만, 대체로 '자료제시-강의-토론-실전연습-과제'의 형태로 진행된다.둘째는 '독서논술'시간의 운영이다. 1학년의 경우는 전체학생을 대상으로 매일 아침 7시30분부터 8시까지 논술전문지 및 자료를 학생들에게 배부하고 이를 요약·정리하는 방법으로 운영되고 있다. 2학년은 전체학생을 대상으로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7교시에 2학년 각 교과 담당 교사가 번갈아가며 교과와 관련된 읽기 자료를 나눠줘 읽게 한 다음 모의 논술 문제를 직접 풀어보도록 하고 있으며, 이를 수행평가와 연계시키고 있다. 셋째는 전국단위의 논술경시대회나 교육청 주최의 논술콘테스트 및 강좌 참여, 학교 자체 논술경시대회 운영 등으로 학생들의 실전 감각을 높이고 있다. 이는 당장 논술시험을 치러야 할 3학년 학생들과 논술 시험에 관심이 많은 1, 2학년 학생들을 홍보 대상으로 삼고 경시대회 참가를 독려하고 있다. 오현고는 논술교육에 대한 교사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논술교육의 중요성을 전체 교사가 공유할 수 있도록 지난 1월 전체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논술워크숍을 열었다. 또 4월에는 서울에서 열린 통합논술 설명회에 논술동아리의 교사 5명을 참석시키고, 각종 도내 논술 교육 연찬회가 열린 때마다 적극적으로 참석을 독려하고 있다. 특히 수시로 논술 동아리 세미나를 열어 그 동안의 논술교육에 대해 점검하고 논술교육자료 계발 및 앞으로의 일정을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고 있다. 이와 함께 논술교사연수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1, 2학년 방과후학교 논술을 담당하는 교사 중 상당수가 논술직무연수를 수료하는 등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학교 논술교육의 성패는 프로그램의 질에 달려있다. 오현고는 방과후학교 논술 수업을 포함한 모든 논술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먼저 일부 교사만이 논술교육을 전담하는 구태에서 과감히 벗어나 여러 교과의 교사들이 함께 참여하는 논술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계발하고 있다. 방과후학교 논술에 각 교과 교사 12인이 참여하는 것을 비롯해 2학년 독서논술에 는 매주 담당교사를 달리하고 있다. 1학년 독서논술은 전 담임교사가 학생들이 자료를 읽고 정리하는 활동을 지도하고 있다. 또 강의식 교수법보다 학생들의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수업모델을 꾸준히 계발하고 있다. 교사는 수업내용을 일목요연하게 해설하고 정리해주는 과거의 방식에서 탈피하여, 학생들이 발표와 토론을 통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격려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정규 수업에서도 교과서의 학습활동 중심으로 수업을 재편하여 학생들의 활동을 최대한 끌어내는 등 의미있는 변화를 꾀하고 있다. 오현고는 학생들의 '읽기'와 '쓰기' 능력 향상에도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이 읽은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켜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꼭 필요한 것이 토론의 활성화이다. 토론수업이 기대만큼 잘 되지는 않지만, 이에 대한 고민과 문제의식을 갖고 대비한다면 학생들의 토론 능력과 함께 논술실력도 아울러 향상될 것으로 학교측은 믿고 있다. 오현고는 논술이 '까다롭고 힘든 글쓰기'란 인식에서 벗어나도록 유도하고 있다. 올해 통합논술로 바뀌면서 논술 문제가 요구하는 글쓰기가 한편의 완결된 글(1천5백자 내외)에서 한두 단락 정도의 짧은 글(6백~8백자)이므로, 지나치게 글의 형식이나 논리적 완결성에 집착하기보다는 조금 서툴고 빈약하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정확히 표현하게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오만익 논술교육동아리 팀장은 "아직까지 논술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충분한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수능 및 내신에 비해 우선순위에서 밀리거나, 성적이 우수한 몇몇 학생들에게만 필요한 교육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학생들도 내신이나 수능에 더 신경쓰고, 논술에 대해서는 준비가 소홀하다. 논술이 특정대학에 지망하는 학생들만이 준비하는 별개의 학습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논술시험뿐만 아니라 수능, 내신과도 연계될 수 있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힘들어하기는 마찬가지다. 학생들은 '말하기'와 '쓰기'를 낯설어하고 어려워한다. 토론수업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학생들의 닫힌 입은 좀처럼 열리지 않는다. 강의식 수업에만 익숙한 학생들이어서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토론수업을 몇 차례 시도하다가 결국 교사도 포기하고 다시 강의식 수업으로 회귀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관련 오만익 팀장은 "선택형이나 단답형 문항의 답은 쉽게 찾으면서 같은 문항을 서술형으로 바꾸어 놓으면 쩔쩔 매는 것이 현실이다. 강좌를 시작할 때는 서술형, 논술형 과제를 부여하기도 했는데 제대로 해 오는 학생이 드물었다"면서 "말하기와 쓰기, 이 두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논술교육의 성공을 위해 시간과 인내심을 갖고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오현고는 방과후학교 논술인 경우 해당 강사가 수업자료를 자체 제작하고 있다. 강사별 강의계획서나 강의안은 모두 수합되어 12월 중에 자료집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독서논술의 경우도 1년간의 읽기자료와 문제를 모아서 자료집에 실을 예정이다. 오현고는 통합논술을 대비하기 위해 가장 좋은 서적은 '교과서'라고 추천한다. 특히 인문계열의 경우 '사회'교과의 교과서와 자연계열의 '과학'교과의 교과서는 통합논술 문제의 보고(寶庫)라고 얘기한다. 시중에 넘쳐나는 논술대비 서적을 고르기보다는 교과서를 정독하고, 학습활동문제의 답안을 직접 작성해 보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의견이다. 오만익 팀장은 "올해 출제된 각 대학의 모의 논술 문제는 모두 교과서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음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범람하는 문제집들의 문제를 푸는 것 보다는 차라리 그 시간에 교과서를 읽으면서 개념을 익히고, '학습활동'의 서술형 문제들을 직접 써 보면서 실력을 점검하는 것이 더 낫다"면서 "논술과 관련된 어떤 종류의 과외나 학원 수강도 이보다 더 효과적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논술은 지식 위주의 공부가 아니라 삶의 태도와 관련된 즉, 어떤 판단을 하고 무엇을 선택하며 어떻게 살아야하는가를 결정짓는 삶을 위한 공부이다. 단순한 지식으로 이루어진 판단과 선택으로는 삶의 질을 끌어올릴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주체적 인간으로서의 역할도 제대로 할 수 없다. 끊임없이 사회적인 문제, 곧 사람살이 속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의식을 갖고 그 해결책을 찾는 과정 속에서 주체적 인간으로 성장한다. 오만익 팀장은 "학교 교육과정에 있는 기본 개념들이 우리 학생들에게는 필수적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 발산적 사고를 이끌어내야 한다"면서 "논술 교육은 단순히 대학 입학을 위한 시험과목으로만 보지 말고 시민으로서의 교양을 갖추어 더불어 사는 인간을 위한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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