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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조연' 朴 향후 행보는?
입력 : 2007. 12.20. 00:07:10
지난 1년반의 대선 레이스 기간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무대 위에서든 무대 아래에서든 늘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서있었다.

지난 2004년 천막당사 시절부터 당을 이끌며 재.보선 `불패 신화'를 만든 박 전 대표는 늘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됐고, 실제 지난해 광역단체장들의 임기가 끝난 직후부터는 이명박 당선자와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과 함께 이른바 `빅3'로서 한나라당 중심의 대선 구도를 일찌감치 구축했다.

사실상 본선이나 다름없었던 지난 8월 당내 경선에선 이 당선자에게 석패한 직후 "저 박근혜 경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한다"며 군더더기 없이 백의종군을 선언, 한국 정치 수준을 한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으며 주가를 높였다.

이후 무소속 이회창 후보 출마로 영남과 충청에서 이 당선자의 지지율이 요동칠 때에도 "정도(正道)가 아니다"며 든든한 버팀목이 됐고, 공식 선거전이 시작된 이후엔 전국을 돌며 "이명박 후보에게 기회를 달라"며 화끈한 지원유세로 이 당선자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줬다.

지난 16일 선거일을 사흘 앞두고 이 당선자의 광운대 강연 동영상이 공개되고, 이를 전후한 14일과 17, 18일 이회창 후보가 박 전 대표의 삼성동 자택을 찾아 `삼고초려'하며 지지를 호소했을 때에도 미동도 없이 `경선승복'의 원칙과 초심을 굽히지 않는 강단과 뚝심을 과시했다.

선거 막판까지 박 전 대표에게 쏟아지는 끊임없는 구애와 스포트라이트를 놓고, 정치권 안팎에선 "역대 어느 선거에서도 이처럼 주목받는 패자는 없었다"며 "이번 선거의 사실상 13번 주자는 박근혜였고, 어떤 의미에서는 의미있는 성과를 거둔 주자도 박근혜"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향후 `포스트 대선' 구도에서도 그의 행보는 각별한 관심을 끈다.

멀게는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서 그의 한걸음 한걸음에 실리는 무게가 남다르고, 짧게는 당내 주요 계파의 수장으로서 당장 제18대 총선 공천을 시작으로 전개될 세력재편 과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측근들은 "지금은 박 전 대표가 무언가를 주도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면서 "모든 것은 이명박 당선자에게 달려있다"고 입을 모은다.

여기엔 압도적 지지를 받은 이 당선자가 `살아있는 권력'으로서 지금까지처럼 박 전 대표를 예우하지는 않을 것이란 상황인식이 깔려있다. 한마디로 `쉽지않다'는 이야기다.

한 핵심 측근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당선자가 박 전 대표를 `국정 동반자'라고 한 본인의 말을 지키지 않고,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나올 경우 당이 깨지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며 "조각(組閣)도 눈여겨 봐야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공천이다. 박 전 대표도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여러가지로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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