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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개인재산 보관·관리해줘요
전/문/가/기/고
고대용 기자
입력 : 2008. 06.25. 00:00:00
한국은행은 '은행의 은행'
한은제주본부 김민규 조사역
(47) 은행은 뭘 하는 곳인가요
돈을 빌려주고 대출이자 받아요
저축 장려 위해 예금이자도 지급
경/제/교/실/체/험/기
체계적인 경제교육 필요
양영숙씨(송지호군 어머니)
> 공동 기획<


돈이란 가지고 있으면 불편하다. 개인이 직접 많은 재산을 보관 관리하자면 많은 노력이 든다. 그래서 개인들의 재산을 보관해 주고 관리해주는 전문기관인 은행이 생겨났다.

은행은 중앙은행과 예금은행으로 나눌 수 있다. 예금은행은 다시 일반은행과 특수은행으로 구분된다. 중앙은행은 은행의 은행으로서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은행이 중앙은행이다.

예금은행 중에서 일반은행에는 시중은행, 지방은행, 외국은행 국내지점이 있다. 이들 일반은행은 예금과 대출업무를 주로 한다. 특수은행은 일반적으로는 은행이 하는 일을 하지만 그 목적이 특수한 은행을 말한다. 중소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의 육성을 위한 자금을 공급하고 관리하는 곳으로 특수은행에 해당한다. 농업협동조합과 수산업협동조합도 여기에 속한다.

은행은 왜 저축한 사람에게 이자를 줄까요? 또 은행은 이자를 어떻게 마련할까요? 이에 대한 대답을 얻기 위해서는 은행이 하는 일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은행은 여러분과 부모님,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저축한 돈을 금고에 고스란히 보관하지 않는다.

만약 어떤 사람이 집을 사야 하는데 돈이 부족하거나, 기업이 사업을 해야 하는데 자금이 부족할 경우 은행에서 돈을 빌리게 된다. 이때 은행은 여러분이 저축한 돈을 돈이 필요한 이들에게 빌려주게 된다. 은행이 돈을 빌려주는 것을 대출이라고 한다.

은행은 돈을 대출해 주면서 그에 대한 대가를 받는다. 다시 말해 사람들이 은행에서 돈을 빌릴 경우 갚기로 한 날짜에 빌린 원금과 함께 이자를 추가해서 갚아야 한다. 이처럼 은행은 예금을 받기도 하지만 그 돈을 필요한 사람에게 빌려주고 대가로 이자를 받는 일도 한다. 결국 이자란 남의 돈을 빌린 사람이 빌려준 사람에게 주는 대가라고 할 수 있다.

은행은 예금한 사람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것이기 때문에 예금한 사람에게 예금이자를 준다. 또 은행에서 돈을 빌려 대출받은 사람은 은행에게 대출이자를 준다. 은행의 대출 이자율은 예금 이자율보다 높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은행에 1백만원을 예금할 때 은행이 여러분에게 5만원의 예금이자를 준다면 은행으로부터 1백만원을 빌린 사람은 은행에게 6만원의 대출이자를 줘야 한다. 이때 대출이자에서 예금이자를 뺀 금액이 은행의 수입이 되며, 은행은 이 돈으로 직원들의 월급을 주고 은행건물을 관리하는 일 등을 한다.

은행은 또 더 많은 돈을 저축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저축한 사람에게 예금이자를 준다. 저축하면 이자를 받기 때문에 저축한 개인 역시 이익이다. 또 저축한 돈은 기업과 나아가 나라경제에 도움을 주게 된다.

예금도 여러 종류가 있다. 보통예금은 은행에 돈을 맡겨 놓고 아무때나 찾을 수 있는 예금이다. 예금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매우 편리하지만 이자율이 낮다.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돈을 찾지 않고 매달 차곡차곡 저축하는 것으로 정기적금이 있다. 또 정기예금도 있다. 이들 예금은 보통예금보다 이자가 높다.

/고대용·문미숙기자여러분들은 '한국은행' 하면 무슨 생각이 떠오르나요?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돈이 먼저 생각날 겁니다. 그리고 신문과 방송에서 '한국은행'이란 이름을 들어본 어린이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 어린이들은 한국은행이 어떤 곳이고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그럼 한국은행이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한 번 알아볼까요?

▷돈의 가치를 지키는 '중앙은행'= 알다시피 돈은 경제활동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우리의 재산은 돈으로 그 가치가 표시되고 거래를 할 때마다 돈을 주고받게 됩니다. 한 나라 안에 돈이 너무 많으면 돈의 가치가 떨어져 물가가 크게 오릅니다. 그렇게 되면 많은 사람들의 살림살이가 힘들어지겠죠? 그래서 다른 나라들도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중앙은행을 두어 돈의 가치를 적절하게 유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이 바로 한국은행입니다.

▷화폐를 발행하는 한국은행=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돈, 즉 화폐를 발행하는 기관입니다. 한국은행은 한국조폐공사에 주문하여 돈을 만들게 하고 이 돈을 받아서 금고에 보관해 놓았다가 필요할 때마다 국민에게 공급합니다. 이와 같이 화폐는 한국은행을 통해 시중에 나올 때 비로소 돈으로서 생명을 갖게 됩니다.

▷은행과 정부의 은행= 한국은행은 일반 은행을 상대로 예금을 받고 대출을 해주는 은행의 은행입니다. 일반 은행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예금 중 일부를 한국은행에 예금했다가 필요할 때 찾아 쓰기도 하고 돈이 부족한 경우에는 한국은행에서 필요한 만큼 꾸기도 합니다. 또한 한국은행은 정부를 상대로도 은행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 하는 일=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돈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외국 돈도 관리하고 있으며 나라 경제를 위해 필요한 조사연구와 통계 작성, 일반 은행의 업무가 잘 돌아가고 금융거래가 잘 이루어지도록 돕는 일, 그리고 국민을 위한 경제교육 등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오랜만에 아이들과 함께 고향에 가서 보리 말리기와 마늘 거두는 일을 했다. 아이들은 마치 소풍이나 온 것처럼 즐겁게 작업에 참여하였고 집으로 돌아올 때는 외할머니로부터 일당(?)도 두둑하게 받았다. 나름대로 자신이 받은 용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말하면서 재잘거리는 모습들에서 나의 유년시절을 떠올려 본다.

당시는 부모님께 따로 용돈을 받아본 기억이 별로 없다. 고사리꺾기와 지네잡기 등을 통해 스스로 용돈을 마련하고 필요한 학용품을 구입하다 보니 돈의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었던 것 같다. 가끔은 여유있는 집의 친구가 부모님께 용돈을 타서 쓰는 것을 보면서 부러워했던 기억도 있다. 그러나 지금 돌이켜 보면 그렇게 자연스럽게 경제활동을 체득하게 된 상황에 감사하게 된다.

그런 기억이 너무 뚜렷해서일까. 용돈을 받을 기회는 많아졌지만 자기 주도적인 계획적 소비는 없고, 자기가 갖고 싶은 물건은 부모에게 무조건 사 달라고 조르면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보다 체계적인 경제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늘 했었다.

지난해 처음 실시된 '몽생이의 눈높이 경제교실'이 진행되는 것을 관심있게 지켜보았는데 우연한 기회에 이번 2기 경제교실에 우리 아이가 참여하게 되었다.

책상 위에 있는 교과서가 아닌 체험위주의 경제교실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운영자의 안내가 있었다. 1만원의 현금을 용돈으로 받아서 자기 주도하에 사용한 후 용돈기입장을 작성하고 느낀 점을 작성하는 아이의 모습은 자못 대견스럽다.

현장 체험은 우리 몽생이들이 농협을 방문하여 은행에서 하는 일에 대한 소개를 듣고, 통장개설과 현금카드 발급신청을 직접 해 보는 것이었다. 거래신청서를 작성하고 즉석에서 발급 받은 현금카드로 현금을 입금하고 출금하는 기계조작을 해 보는 몽생이들은 신기한 표정으로 이것저것 다양한 질문들도 쏟아냈다.

사실 이러한 체험교육들은 부모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가능한 것들이다. 나 자신부터도 '경제'라는 것을 너무 거창하고 어려운 것으로 생각하는 습성이 몸에 배인 듯 하다.

그러나 '경제'를 의미하는 economy라는 단어는 원래 '집안 살림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고 하니 가정 살림살이가 곧 경제이니, 경제가 어려운 것도 신비로운 것도 아닌 것 같다.

조기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얘기가 있다. 그러나 진작 필요한 경제에 대한 조기교육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세계 경제를 지배하는 유태인들처럼 체계적인 경제교육을 조기에 실시한다면 '경제'라는 단어만 나오면 기가 죽어버려 여러가지 판단에 착오가 생기는 일은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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