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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제주감귤국제마라톤]코스 수놓은 이색 참가자들
얼굴은 다르지만 우리는 '달리기 마니아'
입력 : 2008. 11.23. 00:00:00
"내년엔 학생들도 동참해요" 대흘교 교직원 전원 참가 눈길

2008제주감귤국제마라톤대회 참가자들 중에 한 초등학교 교직원 전원이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그 주인공은 강경찬 교장(59)을 비롯한 대흘초등학교 교사 16명.

대흘초등학교는 자율학교로 평소 교직원들의 단합이 잘 돼 항상 가족같은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때문에 이번 제주감귤국제마라톤대회 참가도 교장이 아닌 강태신 자율학교 부장이 처음 제안했다. 교사들은 강 교장에게도 "교장선생님이 이런데 빠져선 안돼죠"라며 동참을 강권(?)하다시피 하며 전원 참가를 달성했다.

남교사 4, 여교사 12명 등 16명으로 구성된 대흘교팀은 마라톤 마니아들이 아니다. 하지만 제주감귤국제마라톤이 제주의 생명산업인 감귤을 주제로 하는 등 취지가 마음에 들어 참가를 결정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대부분의 경우처럼 이들도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5km를 신청했다. 그러나 평소 몸도 날렵하고 건강에 자신있는 3명은 10km에 도전했다. 그렇다고 해서 첫 참가부터 대회 입상을 바라지는 않는다. 그저 가족같은 사람들과 함께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뛰는, 일종의 '단합대회'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참가했다.

이들은 또 올해 참가한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대흘교 학생들도 함께 뛸 계획을 갖고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교사들만 즐거움을 만끽하기에는 조금은 미안하기 때문이다.

팀을 대표하는 강 교장은 "마라톤이란 것이 건강에도 좋기 때문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며 "제주 감귤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감귤마라톤에 더 많은 제주도민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정민기자 jmlee@hallailbo.co.kr

4회째 출전 최고령 완주 부기정씨 "마라톤은 내 삶의 밑천이죠"

"내게 있어 마라톤은 하나의 생활이고, 이 나이까지 나를 지탱한 것은 달리기를 꾸준히 했기 때문이야."

2008 제주국제감귤마라톤대회(제6회 한라마라톤)에 참가한 달림이들 가운데 최고령자인 부기정씨(76)는 '지독한' 마라톤 마니아로 5km 코스에 출전, 상위권으로 완주하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부씨의 한라마라톤 출전은 이번에 네 번째. 제1회 대회가 열린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내리 3년을 참가해 5km 코스를 가뿐하게 완주했으며 첫 출전 때는 건강달리기 부문 최고령자로 상을 타기도 했다.

부씨의 건강비결은 마라톤을 비롯한 여러가지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 달리기는 초·중학교 때 학교 대표선수로 뛸 만큼 소질을 갖고 있고 그밖에 수영·배구·축구 등을 즐긴다고 했다.

부씨는 또 각종 자격증을 갖고 있고 국민생활체육게이트볼 1급 심판원으로 활동하는 등 관심 분야가 다양하다. 항상 긍정적으로 살며 또 언제나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는 젊은이들이 본받을 만한 '젊은 할아버지'다.

사회활동과 배움의 열의도 강해 바르게살기운동 실천상, 제주대 산업고급환경 최우수학업상 수상 등 여러 기관에서 각종 상을 받았다. 최근에는 어린이 집 등에서 한문과 일어 등을 가르치는 등 봉사활동도 왕성하게 하고 있다.

부씨는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건강하게 사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한국현기자 khhan@hallailbo.co.kr

고희에 169회 풀코스 완주 윤영규씨 "마라톤 덕분에 강철체력 유지"

고희(古稀)의 나이도 잊은채 마라톤의 매력에 푹 빠진 한 할아버지가 있어 시선을 모았다.

그 주인공은 대구가 고향인 윤영규씨(70). 윤씨는 이번 감귤국제마라톤대회(제6회 한라마라톤) 남자 풀코스를 완주하면서 1백69회 완주기록을 달성했다.

지금까지 마라톤에서 그가 달려온 거리만 7천1백30㎞. 마라톤 입문 당시 단거리로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그가 뛰어온 거리는 어림잡아 1만㎞를 훌쩍 뛰어넘는다. 신기를 뛰어넘어 경이롭기까지 한 기록이다.

윤씨의 마라톤 입문기는 이렇다. 50세때 위궤양 때문에 몸이 좋지 않아 건강을 다지기 위해 마라톤을 시작했다는 것. 10㎞나 하프 등 단거리를 뛰던 윤씨는 서서히 풀코스에 욕심이 났고 2000년 3월 동아마라톤을 시작으로 8년여만에 1백69회 풀코스 완주라는 대기록을 일궈냈다.

더 더욱 놀라운 것은 일주일에 한번 꼴로 풀코스에 도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감귤국제마라톤대회를 포함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마라톤 등 8주 연속 풀코스를 소화해낸 그다. 올해만 벌써 26번째 풀코스 완주에 이른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감귤국제마라톤에 참가한 윤씨는 내년까지 2백회 완주를 목표로 삼고 있다. 윤씨는 "풀코스를 완주해도 이틀만 지나면 몸이 개운해진다"며 체력적인 문제가 전혀 없음을 강조하고는 "내년 감귤국제마라톤대회에 맞춰 풀코스 2백회 완주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씨는 다음달 이야자키마라톤대회 또 다시 참가, 1백70회째 풀코스 완주에 도전한다.

/부정호기자 jhbu@hallailbo.co.kr

캐나다 출신 크리스 코스키씨 "감귤과 마라톤의 만남 원더풀!"

"감귤과 마라톤의 만남, 정말 환상적입니다."

22일 2008제주감귤국제마라톤에 참가한 외국인 크리스 코스키씨(30·영어강사)는 10km코스를 완주한 뒤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이같이 말했다.

캐나다 서스캐처원주 중남부 도시 새스커툰(Saskatoon) 출신으로 3년 전 제주에 온 그는 그동안 제주에서 열린 각종 대회에 10차례 넘게 참가한 마라톤 마니아. 마라톤뿐 아니라 트라이애슬론, 울트라마라톤까지 참가할 정도다.

"한국인 여자친구가 감귤마라톤에 대한 소개를 해 줘 참가하게 됐는데 제주를 대표하는 감귤사랑을 실천하고 내가 좋아하는 마라톤도 할 수 있어 너무 좋은 행사"라며 "내년에도 제주에 있게 된다면 친구들에게 적극 권하고 함께 꼭 참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1년만 있을 생각으로 제주에 왔는데 제주가 너무 좋아 벌써 3년째"라며 "제주에서는 마라톤대회가 정말 많은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는 이어 "지난 6월 이후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데다 햇빛이 너무 강해 최고기록 40분보다는 훨씬 뒤쳐진 55분에 완주해 조금 아쉽지만 오늘 입고 뛴 감귤색 마라톤 티셔츠는 내가 갖고 있는 기념티셔츠 중 가장 맘에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외국인 참가자들이 예년에 비해 다소 줄어든 것에 대한 아쉬움도 나타냈다. 그는 "이 정도의 대회라면 제주에 살고 있는 모든 외국인들이 좋아할 만한데 참가자가 적어 아쉬웠다"며 "웹사이트 www.facebook.com을 비롯해 전세계 외국인들이 드나드는 사이트에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현숙기자 hslee@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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