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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불축제 성패 하늘에 달렸다
행사주최측 잦은 악기상에 매년 속앓이
문미숙 기자 msmoon@hallailbo.co.kr
입력 : 2009. 02.16. 00:00:00
'제주정월대보름들불축제'가 잦은 악기상에 시달리면서 속앓이를 하고 있다.

들불축제는 오름에 불을 놓아 액운을 날리고 한햇동안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축제로, 1997년부터 해마다 음력 정월 대보름을 전후해 열리고 있다.

하지만 겨울철에 열리다 보니 눈보라나 강풍 등의 궂은 날씨가 잦은 게 사실이다. 이례적으로 기상상황이 좋았던 2007년을 제외하곤 해마다 강풍, 추위, 폭설로 축제의 원활한 진행에 차질을 빚거나 관람객을 끌어들이는 데 실패하기도 했다.

특히 축제 마지막날 오름 30만㎡에 불을 놓는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지면이 눈·비로 젖을 경우 불이 제대로 붙지 않으면서 감흥이 떨어지는 아쉬움도 크다.

13회째를 맞은 올해 들불축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행사 이틀째인 13일 새벽 제주지방에 강풍경보가 발효되면서 행사장 천막 40동이 피해를 입었고, 이날 일정은 모두 취소됐다.

지난해 2월 들불축제때도 오름 불놓기가 일주일 연기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행사 당일 순간최대풍속 18.5m의 강풍이 불면서 예정시간을 코앞에 둬서야 불놓기를 연기하면서 기다리던 관람객들에게 큰 혼란을 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축제를 준비하는 공무원들이나 관람객들 사이에선 "축제기간 날씨만 좋아도 80~90%는 성공"이라는 얘기가 나돈다. 악기상이 닥칠 땐 축제에 투자한 시간적·경제적 비용을 생각하면 허탈하기까지 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축제일정을 3월 초쯤으로 늦추자는 의견도 내놓고 있으나 '정월대보름들불축제'란 이름과 10년 이상 이끌어온 축제의 전통을 감안하면 날짜 변경이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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