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갑갤러리두모악 전시실. 옛 주인이 떠난 갤러리에서 감동을 받은 관람객들은 순례 코스처럼 방명록이 있는 곳에 들른다. /사진=강희만기자 오름· 바다· 무속굿 등 제주에 사는 모든 것 사진에 고요·평화 메시지 무분별 개발에 대한 성찰의 공간 감동을 주는 박물관은 흔치 않다. 그런 점에서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 삼달초등학교에 들어선 김영갑갤러리두모악은 행복하다. 두모악을 만든 사람은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옛 주인의 흔적을 더듬으려는 발길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관람객들은 제주와 아무런 연고가 없던 사진가가 제주섬에 풀어냈던 열정에 마음이 움직이고, 힘겨운 투병 끝에 생을 마감한 고인의 삶에 눈시울을 붉힌다. ▲사진가 김영갑이 담은 제주의 풍경 중 하나 ▲두모악갤러리 전시실 갤러리는 2002년에 문을 열었다. 개관 이전에 루게릭병 발병 사실을 전해듣고 일주일동안 음식을 끊고 자리에 누웠던 그였지만 갤러리를 조성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점점 움직임이 더디어지는 근육을 놀리지 않으려고 더 바삐 몸을 움직였고 갤러리를 만드는 일에 힘을 쏟았다. 여러 권의 사진집과 에세이집을 냈던 고인은 온전히 자신과 마주한 시간속에서 제주에 대한 인상, 삶의 단상을 조분조분한 문장으로 기록했다. 80여점이 걸린 갤러리 내부엔 그런 글귀가 새겨졌다. "혼자 지내는 하루는 느리고, 지루하다. 불평불만으로 가득찼던 그 시절이 지금은 그립다. 온 종일 침대에서 지내야 하는 지금은, 카메라를 메고 들녘을 쏘아다니던 그때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깨닫는다." ▲삼달초등학교에 들어선 두모악갤러리 ▲관람객들이 김영갑사진집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지금 김영갑갤러리두모악은 고인을 '삼춘'으로 부르며 따랐던 박훈일씨가 관장을 맡고 있다. 두모악후원회도 갤러리를 꾸려가는 든든한 힘이다. 5월 중순쯤엔 서울 중구청 충무아트홀에서 4주기를 기리는 전시가 예정되어 있다. 갤러리는 이즈음 고인이 남긴 필름을 보존 처리하고 분류하는 일을 계획중이다. 장비 구입비나 인력 문제로 그동안 손놓고 있어야 했다. 이 작업이 끝나면 고인의 작품 세계를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3~5월은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www.dumoak.com. 784-9907. ▲갤러리입구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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