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랑이는 나비를 배경으로 곤충들이 숲속 연주를 벌이고 있다. 프시케월드는 스토리가 있는 나비박물관으로 꾸며졌다. /사진=김명선기자 나비·곤충 표본 수만점 이용 메시지 있는 스토리 석주명 공간·설문대할망 설화 등 제주색도 담아 프시케는 영혼 혹은 나비를 뜻하는 말이다. 서양의 신화에는 갖은 고난을 딛고 큐피트와 완전한 사랑을 이룬 여인으로 등장한다. 굳이 로마 신화를 입에 올리지 않더라도 나비는 우리에게 친숙하다. 세상의 모든 색깔을 몸에 품고 있는 듯한 나비는 생명력과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사랑을 받아왔다. 수 천마리 비단벌레와 나비로 만들어졌다는 몬드리안의 추상화로 시작되는 프시케월드는 나비를 포함한 세계 각지의 곤충 표본 3천여종 10만여점을 갖췄다. 박물관 한켠 실내 생태관을 날아다니는 나비가 있긴 하지만 전시의 특성상 움직임이 멈춘 표본을 만나게 된다. 표본만 길게 늘어놓은 딱딱한 전시공간에 비하면 프시케월드는 맛깔나다. 곤충의 삶을 인간에 빗대 해학과 풍자로 관람객들에게 메시지를 전한다. 초라한 애벌레가 화려한 나비로 변신하는 모습을 보며 힘을 내라고, 가슴에만 간직해둔 당신의 사랑을 깨우라고 말이다. 그래서 전시장을 찬찬히 따라가다보면 수 편의 이야기를 듣는 듯 하다. 실제, 동화책을 넘기듯 아이들에게 안내판을 소곤소곤 읽어주는 부모들이 있다고 한다. 전시장 끄트머리엔 설문대할망 설화를 나비가 있는 스토리로 흥미롭게 탈바꿈시켰다. 안내판을 제주어로 일일이 써놓은 정성이 느껴지지만 더러 '아래아'를 남발하는 등 표기법이 틀려 아쉽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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