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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춤추게 하는 NIE
[생각을춤추게하는NIE](4)신문으로 창의력 키워요
"봄에는 꽃만 피는 것이 아니죠"
이현숙 기자 hslee@hallailbo.co.kr
입력 : 2009. 03.24. 00:00:00

▲허지원(제주NIE학회 회원)씨가 최근 '신문을 활용한 창의력 키우기'수업을 하고 있다. /사진=이현숙기자

'좋지 않은 대답' 지적하면 '사고의 확장' 가로막아


창의력은 새로운 것을 생각해 내는 능력을 말한다. 미래를 이끄는 힘으로 창의력이 관심을 받고 있지만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지 해답을 찾기는 쉽지 않다. 최근에는 창의력을 키우는 좋은 방법으로 신문을 활용한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아이들에게 신문의 활자나 사진, 광고 등을 이용해 다양한 활동을 함께 한다면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 허지원(41·NIE제주학회 회원)씨가 신문자료를 활용해 창의력 키우기 활동에 나섰다.

"얘들아, 지금 너희 손은 무엇을 하고 있니?"

"책을 넘기고 있어요" "그냥 가만히 있어요" "연필을 잡고 있어요" "그것말고 또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한번 말해보자"

허씨의 말에 아이들이 기다렸다는듯이 "뭔가를 잡아요" "찌를 수 있어요" "던질 수 있어요" "글을 쓸 수 있어요" "때려요. 퍽, 윽…" "하하하."

아이들은 친구들의 대답에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 허씨는 그제서야 NIE수업을 시작했다. 금세 분위기가 좋아진 다음이었다.

창의력 수업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대답'에 대해 즉각 바로잡아주는 것은 좋지 않다. 바로잡아주려고 서둘게 되면 사고의 확장을 막아버리기 때문. 머릿속에서 생각나는 것은 도덕적이든, 폭력적이든, 어떤 것이라도 허용되어야 하는 것이 창의력 수업의 기본이다.

아이들의 대답이 어느정도 나온 다음 허씨는 아이들에게 신문 한뭉치씩을 안겨줬다.

"얘들아, 그럼 신문에서 손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서 이야기해볼까?"

그러자 아이들은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주먹을 쥐고 있어요, 만세를 불러요, 안경을 만져요, 턱을 만져요, 팔짱을 끼고 있어요, 손가락을 세우고 1등이라고 말해요, 머리카락을 넘기고 있어요, 손으로 인사해요."

신문을 넘길때마다 아이들은 쉴새없이 이야기를 했다. 자신도 모르게 생각이 넓어지는 순간이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허씨는 다음 질문으로 들어갔다. '손이 하는 일'은 다음 수업을 위해 사고의 확장, 창의력을 키우기 위한 예비단계로 보면 된다.

"얘들아, 지금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중에서 어느 계절에 속할까?"

"봄이에요" "봄인데 겨울같애요. 추워요"

"그래? 봄이지만 가끔 춥기도 해요.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하나 봐요. 그럼 주변에서 봄이라고 알려주는 것이 있나요? 아니면 바뀐 것은? 오늘 신문에서 봄에 대해서 알려주는 것, 바뀐 것, 생각나는 것을 글이나 사진, 어떤 것이든 찾아볼까?"

아이들이 신문을 뒤적거리는 동안 허씨는 되도록 말을 하지 않고 아이들이 찾는 모습을 지켜봤다. 간혹 아이들은 "없어요" "못찾겠어요" 라고 했지만 허씨는 질문을 다시한번 이야기해주고 신문을 너무 빨리 넘기면 보이지 않을 수 있다고 알려주기만 했다.

그리고 색지 한가운데 '봄'이라고 쓴 활동지를 준비했다. 그리고 바둑판 무늬로 8개를 찾을 수 있는 공간을 줬다. 그리고 시간을 정해 아이들이 찾기를 기다렸다.

허씨는 "찾는 시간은 20분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아요. 또 처음 NIE를 시작하는 아이들의 경우 칸을 모두 채울 것을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죠. 과욕은 금물입니다. 아이들은 꽃, 새싹, 나무, 개구리를 많이 찾지만 손이 하는 일을 통해 생각이 넓어진 아이들은 자기만의 것을 찾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찾아서 자르고 붙여 만든 활동지는 아이들이 돌아가면서 발표를 하도록 했다. 자신이 무엇을 왜 찾았는지 발표를 함으로써 듣는 아이와 발표하는 아이 모두 상대의 다른 생각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홍민희(제주서교 2)어린이는 "결혼하는 사람과 동화책, 강아지를 찾았어요. 봄에는 결혼을 많이 할 것 같고 책을 많이 읽을 것 같아요. 따뜻하니까 동물이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강아지를 찾았어요"라고 말했다.

홍지원(도남교 2)어린이는 "건물, 농사하는 사진을 찾았어요. 봄에는 건물이 많이 생기고 농사를 봄에 많이 하잖아요." 봄에 건축현장을 본 기억을 갖고 있는 아이의 답변이다.

정기영(삼성교 2)어린이는 "입학식 사진과 바나나, 책상을 찾았어요. 봄에는 입학을 하고 지금이 봄인데 제가 요즘 바나나를 많이 먹고 있어서 찾았어요. 새학기가 되어서 책상을 많이 살 것 같아서 책상을 찾았어요." 똑부러진 대답이다.

바위산과 포켓몬스터 캐릭터를 찾은 김승원(동광교 2)어린이는 "봄에는 관광객들이 바위산이나 경치좋은 곳에 많이 갈 것 같아요, 또 내가 요즘 포켓몬스터를 많이 하니까요"라고 발표했다.

시금치와 김밥을 찾은 박성혁(삼성교 2)어린이는 "봄에는 나물이 많고 따뜻하게 김밥을 먹을 수 있어요"라고 말했고 오승환(남광교 2)어린이는 "파란하늘과 밥상을 찾았어요. 봄이 되면 파란하늘을 많이 볼수 있고 맛있는 것을 많이 먹을수 있으니까요"라고 말한다.

아이들의 발표가 끝나자 허씨가 찾아낸 것을 종류별로 묶어내 점수화하는 작업을 하기도 했다. 그는 "아이들의 작업이 끝나면 몇개를 찾았는지 확인해줄 필요가 있어요. 8칸을 모두 채우면 8점이죠. 하지만 동일한 종류는 1점으로 봐야해요. 8칸을 채웠지만 3개가 꽃이라면 동일한 것으로 1점을 주는 거죠. "

그는 "창의력 수업은 아이들의 기분에 따라 기복이 심한 것이 특징"이라며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을때는 최대한 귀를 기울이고 찾은 것에 대해 충분히 칭찬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등학교 2학년 아이들이 '봄'을 주제로 연상되는 것들을 신문속에서 찾아 만든 활동지들.



[전문가 Tip]"어떤 대답이라도 인정해 주세요"

창의성을 높이기 위한 학습방법으로는 구체적인 내용에서 추상적인 내용으로 진전시켜야 하고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또 이미 알고 있는 것의 모방을 기초로 창조적인 학습으로 변화된다. 특히 개방적이고 수용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고 아이들의 창의적 사고력을 증대시킬 수 있는 질문을 하고 답변을 생각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창의성을 세분화하면 유창성, 융통성, 독창성, 정교성으로 발전된다. 독창성은 기존의 것과는 달리 새롭고 독특한 아이디어를 내는 것을 말한다. 융통성은 고정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여러 각도에서 다양한 해결책을 찾아내는 능력이다. 정교성은 가치있는 것으로 발전시키는 능력을 말한다.

이날 수업은 창의성을 높이기 위한 수업 중에서 가장 먼저 '유창성'으로 접근했다. '유창성'은 사고의 유연성을 바탕으로 막히지 않고 얘기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실제 '손'이나 '벽돌'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라고 하면 우리나라의 아이들은 30여 가지에 그치지만 미국에서는 2백개 넘는 것을 이야기한다는 보고를 본 적이 있다.

어떤 답변이라도 허용해야 한다. 칭찬이 힘들면 수용이라도 해주어야 한다. "어, 그런 생각도 있었구나"라고. 특히 도덕적이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일단 수용하고 일정 시간 이후에 도덕적인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그리고 이미지를 보면서 타당성을 확인하고 질문할때 아이들이 둘러대더라도 통과를 시켜준다. 심하게 장난스런 답을 찾았을 때는 지우개로 살짝 지워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사나 부모가 늘 아이들보다 창의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수업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허지원·한라일보NIE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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