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민여성들에게 한국어와 문화를 가르치고 있는 송근실씨는 그들이 우리사회에 차츰 적응해 가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찾는다고 말한다. /사진=강경민기자 이주여성 자녀 방문 양육지도 역할도 우리사회 적응에 도움줄 수 있어 보람 "레티리에우씨, 오늘도 시아버지가 오토바이로 태워다 주셨어요?" "유해파씨는 조카랑 같이 왔네요." "우리말도, 지리도 낯선 며느리를 시아버지가 오토바이에 태워오는 경우도 있어요. 수업이 끝날 시간에 맞춰 남편들이 기다리기도 하죠." 2005년 초등학교에서 정년퇴임한 송씨의 교단 경험은 한국어 수업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내는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유도하며 교재내용을 중심으로 실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한국어를 가르친다.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인사하는 법에서부터, 아팠을 때 병원 찾아가기, 쓰레기 배출법 등 우리문화에 대한 궁금증도 풀어준다. 결혼이민여성들의 한국어 실력은 들쑥날쑥이다. 좀처럼 실력이 잘 늘지 않는 이가 있는가 하면, 한달 남짓 됐을 뿐인데도 실력이 부쩍 향상되는 이도 있다. 그들의 한국어 배움에 대한 열망이 송씨에게 더 열심히 가르치도록 하는 촉매제라고 했다. "결혼이민여성들에게 작은 힘을 줄 수 있어서 감사해요. 한국말이 서툴러 '예, 아니요, 몰라요'만 반복하던 이들이 단어를 하나 둘 이해하고 문장을 만들어 가족들과 소통하고, 한국문화를 이해하면서 차츰 적응해가는 모습에서 보람을 찾지요." "우리 주변만 둘러봐도 다문화가정이 늘어나고 있잖아요. 하지만 결혼이민여성들을 여전히 기피대상으로 보는 우리사회의 인식이 바뀌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요." 그렇게 일주일 내내 결혼이민여성들과 그 자녀들을 찾아가는 강행군에 체력이 달릴 법도 하지만 다행히 건강해 앞으로 몇 년은 끄떡없다는 그다. 그리고 결혼이민여성들에게 한국어와 문화를 가르치면서 그들에게서 오히려 배움의 기회도 갖게 된다고 했다. "결혼이민여성들과 그 자녀들에게 우리말과 문화를 가르치는 일은 결국 일방적인 가르침이 아닌 서로가 마음으로 소통해가는 과정이 아닐까요?"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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