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덤불이 우거지고 쓰레기가 쌓였던 옛 가시초등학교를 손수 치우고 고쳐 만든 '서재철 갤러리 자연사랑 미술관'. 사람의 발길이 닿기 어려운 산의 어디쯤에서 기록한 제주풍광 사진 등이 미술관 '바람자리' 전시실을 채우고 있다. /사진=김명선기자 mskim@hallailbo.co.kr 사진기자 출신 서재철 관장 기록한 제주 자연·민속 가시리 폐교 손수 고쳐 한라산·오름·해녀 사진 전시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있는 '서재철 갤러리 자연사랑 미술관'. 가시초등학교 자리에 들어섰다. 1946년부터 2001년까지 숱한 아이들이 꿈을 키워갔던 곳이다. 학교가 문을 닫은 후 한동안 어느 업체가 이곳을 빌려썼지만 예전의 생기를 되찾긴 어려웠다. 사진가 서재철씨가 사진 갤러리를 조성하기로 하고 학교를 찾았을 때 그곳은 폐허나 다름없었다. 유리창은 군데군데 깨졌고, 가시덤불이 건물을 막아섰다. 내다버린 쓰레기가 쌓였고, 마루는 더러 내려앉았다. 당장 학교의 옛 모습을 돌려놓는 일부터 시작했다. 한라산, 오름, 포구, 해녀 등 그 모습이 변할까, 흔적이 사라질까 애태우는 게 이즈음인데 그는 일찍이 그것들의 가치에 눈길을 돌렸다. 서 관장의 말대로라면 그의 카메라는 '하늘을 나는 새부터 땅을 기어다니는 굼벵이까지' 좇았다. 야생화, 새, 곤충, 노루 등 제주섬에 숨쉬는 생명있는 것들은 모두 카메라에 붙들어왔다. 어느 관람객은 이곳에서 해녀 사진을 보고 눈시울을 붉혔다. 거친 바다를 고단하게 헤쳐갔던 어머니의 얼굴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개관 5년째인 자연사랑 미술관은 미처 보여주지 못한 사진들이 더 많다. 줄달음치는 시대의 속도에 눌려 제주자연과 민속이 빛을 잃어가는 이때에 미술관이 소장한 사진은 제주섬이 잃어버리고 있는 것들에 대한 기록이다. 전시장의 사진들은 조용히 그 점을 웅변하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www.hallaphoto.co.kr. 787-3110.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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