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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희기자의 문화현장
[진선희기자의 문화현장]도미술대전 개선 의지 있나
진선희 기자 jin@hallailbo.co.kr
입력 : 2009. 11.03. 00:00:00
운영규정 개정 1년여 끌어
위촉직운영위원 반발에도
예총이사회 일방적 개정안


"제주도미술대전 운영규정 개정이 이번엔 성사될까"를 지금껏 몇차례 물었는지 모른다. 지난해 9월 제주예총 임원과 도미술대전 운영위원이 참석한 간담회를 통해 개정 필요성이 집중적으로 제기된 이래 벌써 1년을 넘겼다. 제주예총 강문칠 회장 등 집행부는 기회있을 때마다 개정안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아무런 성과 없이 한 해의 끝자락을 향해가고 있다.

지난달 30일 저녁 제주문화예술재단 회의실. 도미술대전 운영위원회의가 그곳에서 열렸다. 제35회 도미술대전 결산 보고를 겸한 자리였지만 말미에 예정된 운영규정 개정건에 관심이 쏠려있었다. 한국화, 서양화, 조각, 공예, 판화, 건축, 디자인, 사진, 서예, 문인화 등 도미술대전 10개 분야의 위촉직 운영위원 대부분은 운영규정 개정을 둘러싸고 2년에 걸쳐 방향을 모색해왔다.

이들은 지난 8월 자체 개정안을 마련하고 도미술대전 주최측인 제주예총에 전달해놓은 터였다.(본보 8월 25일자 8면 보도). 이날 회의에선 그같은 내용이 개정안에 어떻게 반영될지 내심 기대하고 있었을 것이다.

예상은 빗나갔다. 운영위원회의가 열리기 이틀전에 제주예총 임원과 10개 회원단체장을 대상으로 이사회가 소집됐는데 이때 별도의 개정안을 만든 것이다. 당시 이사회는 수상했다. 공교롭게도 도미술대전 당연직 운영위원인 미술, 건축, 사진 등 전시부문 단체장 3명은 모두 빠졌다. 이사회 안건을 이사들에게 알리면서 '도미술대전 운영규정 개정안'을 안건으로 다룬다는 내용을 전달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운영위원회에 참석한 미술·건축협회 단체장들이 그렇게 말했다.

이사회 개정안은 그동안 수없이 제기되어온 문제를 보란듯이 비켜갔다. 부문별 위원중 1명을 제주예총에서 위촉하도록 했고, 1회 위촉후 3년 이내에 재위촉할 수 없도록 했다. 운영위원장은 제주예총 부회장중 전시 부문 당연직으로 되었던 것을 제주예총 부회장으로만 명시해놓아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부대회장은 제주예총 부회장이 맡되 1인에서 2인 이내로 조항을 바꿨다. 현재 제주예총 부회장은 2명이다. 운영위원장과 부대회장 조항은 지금의 임원 현황에선 앞뒤가 맞지 않는다.

운영규정 개정건이 논의되기 직전에 "일이 있다"며 자리를 뜬 제주예총 회장을 대신해 회의를 진행한 박종택 부회장은 몇차례 "죄송하다"고 말했다. 예총 이사회의 개정안을 두고 '개악'이라는 말이 나오는 등 주최측의 일방적 행보에 운영위원들이 거세게 항의했기 때문이다. 이날 회의는 이사회를 다시 열어 개정안을 손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제주예총 임원들이 운영위원들의 반발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일까. 그렇다면 회원단체간 소통의 문제를 심각하게 돌아보라고 말하고 싶다. 만일 어떤 반응이 나타날지 짐작하고도 개정안을 내놓았다면 이렇게 물어야 겠다. "제주예총은 도미술대전을 변화시킬 의지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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